천재 물리학자 스티븐 호킹이 시나리오를 썼다? 정말일까 갸우뚱해지지만 맞다. 2004년 영국 BBC 방송사에서 제작한 영화 '천재 물리학자 스티븐 호킹(Hawking)'의 시나리오 작업에 참여했던 것. 물론 아주 바쁘신 분이니 조언 정도만 했을 성 싶다.

호킹 박사가 만족해했던 그 영화를 우리도 볼 순 없을까. 케이블 채널 ‘앨리스티비’에서는 좀처럼 보기 힘든 감동의 영화 네 편을 연달아 방송한다. 네 편 모두 실화를 바탕으로 제작된 장애인 이야기. 모처럼 사람냄새 나는 좋은 영화를 만날 절호의 기회다.

천재 물리학자 스티븐 호킹 (Hawking) 4월 16일(월) 오전 11시

스티븐 호킹 영화속의 한 장면(왼쪽)과 실제 스티븐 호킹과 함께 한 배우. ⓒ앨리스티비

어릴 때부터 천체물리학에 관심이 많던 스티븐 호킹. 케임브리지 대학원에서 박사 과정을 밟던 중 몸에 이상을 느낀다. 운동신경장애(MND)라는 판정을 받고 호흡까지 멈출지 모른다는 주의를 듣지만 연구에 전념한다. 스티븐은 유명한 물리학자 프레드 호일의 ‘정상상태 이론’을 반박하고 새로운 이론을 완성한다. 점점 병은 깊어지고 스티븐은 제인에게 청혼한다.

베네딕트 컴버배치가 호킹 박사보다 더 호킹 박사 같은 연기를 선보여서 이후 다른 역에는 어울리지 않는다는 평을 들은 영화. 호킹 박사의 첫번째 부인 제인 와일드와의 사랑과 결혼 이야기도 두근두근 흥미롭다.

베스의 인생버스 (Riding The Bus With My Sister) 4월 17일(화) 오전 11시

언니 레이첼은 베스와 함께 지내며 그녀를 이해하게 된다. ⓒ앨리스티비

하루종일 버스만 타고 다니며 끊임없이 수다를 떠는 정신지체장애인 베스. 아버지가 돌아가시자 대학교수인 언니 레이첼이 돌보게 된다. 동생의 막무가내 같은 행동에 애인과도 헤어지게 된 레이첼. 하지만 동생과 함께 지내면서 강의실에서 배울 수 없었던 것들을 버스 안에서 배울 수 있다는 걸 깨닫는다. 그녀는 베스가 이상한 것이 아니라 다른 것뿐이라는 것을 인정하고 베스의 이야기에 귀기울이게 된다.

레이첼 시몬의 자전 소설이 원작. ‘네 번의 결혼식과 한 번의 장례식’의 앤디 맥도웰이 언니로, 코미디언이자 토크쇼 진행자 로지 오도웰이 주인공 베스 역으로 나온다. 2005년 방영 당시, ABC 방송사의 ‘위기의 주부들’과의 경쟁에도 불구, 시청률 2위를 기록할 정도로 인기를 끌었다.

버클리로 간 빛의 천사 토니 (Journey Of The Heart) 4월 18일(수) 오전 11시

실제 피아니스트 토니(왼쪽). 영화에서는 낯익은 시빌 세퍼드가 어머니로 나온다. ⓒ앨리스티비

눈이 보이지 않는데다 자폐 증상까지 보이는 토니. 어머니 제니스는 아들을 위해 세상과 맞서 싸우기로 결심한다. 토니를 교육시키기 위해 학교 당국과 충돌하게 되어도 물러서지 않는다. 다행히 음악교사는 토니의 재능을 발견하고 피아노를 가르쳐 준다. 마음의 소리로 세상을 헤쳐나가는 토니. 제니스는 아들을 통해 누구나 인생에서 성공할만한 가능성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증명한다.

버클리 대학에서 피아노를 전공한 토니 디브로이스의 실화를 영화로 각색한 것. 토니 역의 크리스토퍼 드미트리얼의 얼굴에선 영화 제목대로 빛이 난다. 마지막에 실제 주인공 토니가 나와 “이건 엄마를 위한 곡이에요”라며 들려주는 피아노 연주도 멋있다.

마스크 (Mask) 4월 19일(목) 오전 11시

록키는 어머니의 독특한 교육과 다이아나와의 사랑으로 성장한다. ⓒ앨리스티비

록키는 똑똑하고 착한 십대 청년. 얼굴 기형으로 특이한 외모를 하고 있어서 세상살이가 어렵다. 의사가 유전적 결함 때문에 오래 살지 못할 거라고 진단했음에도 미혼모인 러스티는 자유분방한 평상시 성격대로 아들을 키우기로 한다. 시각장애인을 위한 캠프에 봉사자로 참여한 록키는 다이아나를 만나 사랑에 빠진다. 눈이 보이지 않는 다이아나에게 록키의 외모는 아무 문제가 되지 않지만 그녀의 가족들은 그들을 갈라놓는다.

록키 데니스의 실화를 바탕으로 한 영화. 1985년 아카데미에서 분장상을, 그 해 칸느 영화제에서 어머니 역의 셰어가 여우주연상을 수상했다. 영화에 몰입하다 보면 남다른 슬픔에 가슴이 먹먹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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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에게 제일의 경력은 장애 그 자체”라고 말하는 예다나씨는 22세에 ‘척추혈관기형’이라는 희귀질병으로 장애인이 됐다. 병을 얻은 후 7년 동안은 병원과 대체의학을 쫓아다니는 외엔 집에 칩거하는 세월을 보냈다. 그리고 8년간은 장애인복지관에서 일했다. 그 동안 목발을 짚다가 휠체어를 사용하게 되는 신체 변화를 겪으며 장애 경중에 따른 시각차를 체득했다. 장애인과 관련된 기사와 정보를 챙겨보는 것이 취미라면 취미. 열 손가락으로 컴퓨터 자판을 빠르게 치다가 현재는 양손 검지만을 이용한다. 작업의 속도에서는 퇴보이지만 생각의 틀을 확장시킨 면에선 이득이라고. 잃은 것이 있으면 얻은 것도 있다고 믿는 까닭. ‘백발마녀전’을 연재한 장애인계의 유명한 필객 김효진씨와는 동명이인이라서 부득이하게 필명을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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