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얗게 작은 꽃들이 냉이꽃이고, 노란 꽃들이 꽃다지꽃입니다. ⓒ김남숙

이리 작은 꽃이고 싶다.

눈에 띄지 않는 꽃이었으면 좋겠다.

누가 쳐다보지 않아도 서럽지 않고

누가 맘 주지 않아도 슬프지 않게

눈에 띄지 않는 작은 꽃이면 좋겠다.

눈에 띄지 않으면

슬픔도 눈에 띄지 않으며

깊은 서러움도 눈에 띄지 않을까?

그래도 이리 모이면

낱낱이 가진 드러나지 않은 빛깔이 보이고

키 작아 밟히던 꽃들이 고개를 쳐드나니

혼자 웅크린 작은 내가 그대를 만나면

서럽고 깊은 그리움도 제 빛깔을 찾을 수 있을까?

- 김남숙 -

냉이꽃. ⓒ김남숙

냉이. ⓒ김남숙

꽃다지꽃. ⓒ김남숙

냉이꽃. ⓒ김남숙

김남숙은 환경교육연구지원센터와 동아문화센터에서 생태전문 강사로 활동하며 서울시청 숲속여행 홈페이지에 숲 강좌를 연재하고 있다. 기자(記者)로 활동하며 인터뷰하던 경험을 바탕으로 숲에 있는 나무와 풀과 새 그리고 곤충들과 인터뷰 한다. 그리고 그들 자연의 삶의 모습을 보다 많은 사람들에게 전해주고 싶어 한다. 숲의 일상을 통해 인간의 삶의 모습과 추구해야 할 방향을 찾는 김남숙은 숲해설가이며 시인(詩人)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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