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상식장에서.

지난 7월 31일에서 8월 3일까지 4일간 독일에서 국제 의사소통보조기기 학회(ISAAC, International Society for Augmentative and Alternative Communication Conference)가 열렸다

이 학회에 참가했던 미국 조지 메이슨대 대학원 교육학과 연구교수로 재직하고 있는 뇌성마비인 정유선(36) 박사로부터 기쁜 소식이 날아왔다.

2년에 한번씩 각국을 순회하며 열리는 이 학회가 주최하는 'Word+/ISAAC Outstanding Consumer Lecture Award'에 수상자로 뽑혀, 에세이 발표와 함께 시상식에 참가하였던 것이다.

이 상은 의사소통보조기기(AAC) 사용자들이 쓴 에세이와 추천서 등을 심사해 상을 주고 있으며 정 박사가 쓴 에세이 주제는, '가족간의 사랑에 대한 모든 것-부모님이 나에게 베풀어준 끝없는 사랑, 또 그 사랑에 대한 나의 관점, 또 남편과 나와의 사랑, 하빈이 예빈이와 나와의 조건 없는 사랑'에 대한 것이었다.

정 박사는 남편과 아들인 하빈와 예빈, 그리고 친정머머니와 함께 시상식에 참석하였다.

정 박사는 8월 1일 오후에 45분 동안 에세이를 발표해야 되었기에, 많은 부분을 고치고, 글을 더 보완하는 과정에서 하빈이와의 '생선과 엄마의 머리' 대화를 더 보완하여 발표를 하였는데, 학회에 참가한 세계 각국의 모든 사람들이 이 부분에서 같이 울고, 웃고 하는 감동의 자리가 되어 기립박수를 받았다는 것이다.

1989년 서울 명성여고를 졸업한 뒤 미국으로 건너간 정 박사는 조지 메이슨대와 코널대에서 컴퓨터과학을 공부하였고, 박사과정에서 자신과 같은 장애를 가진 사람들을 돕고 싶은 마음에 특수보조기공학으로 전공을 바꿨다.

1995년 재미교포와 결혼해 두 아이를 낳아 키우면서 공부에 몰두하는 동안에도 국내의 뇌성마비 장애인들에 대해 마음을 쓰던 정유선 박사는 한국뇌성마비복지회 홈페이지를 만들어 2003년 말까지 웹마스터로 활동하였다.

또한 2004년 5월 미국 조지메이슨 대학에서 특수보조기공학 박사학위를 받았으며 '장애인의 언어소통을 위한 보조기구에 대한 사용자들의 시각(Perspectives ofUsers of Hightech Agumentative and Alternative Communication Systems)'을 주제로 논문을 써서 조지메이슨대 교수들로부터 올해의 대학원생으로 뽑히는 영예를 안았었으며, 현재 모교인 죠지 메이슨 대학에 재직하고 있다.

이번 정유선 박사의 수상 소식은 여론에 널리 보도되지 않았지만 이제 점차로 활동영역을 넓혀가고 있는 우리나라 뇌성마비인에게도 기쁜 소식이 아닐 수 없다. 그리고 한국의 뇌성마비인이 세계 무대로 뻗어가는 발판이 되어 줄 것이다.

최명숙씨는 한국방송통신대를 졸업하고 1991년부터 한국뇌성마비복지회 홍보담당으로 근무하고 있다. 또한 시인으로 한국장애인문인협회회원으로 활동하고 있기도 하다. 1995년에 곰두리문학상 소설 부문 입상, 2000년 솟대문학 본상을 수상했으며 2002년 장애인의 날에 대통령 표창을 받기도 했다. 주요 저서로는 시집 '버리지 않아도 소유한 것은 절로 떠난다' 등 4권이 있다. 일상 가운데 만나는 뇌성마비친구들, 언론사 기자들, 우연히 스치는 사람 등 무수한 사람들, 이들과 엮어 가는 삶은 지나가면 기쁜 것이든 슬픈 것이든 모두가 아름다운 추억이 되어 남으니 만나는 사람마다 아름다운 사람으로 기억되길 바라고, 스스로도 아름답게 기억되는 사람이 되길 바라는 마음속에 기쁜 희망의 햇살을 담고 사는 게 그녀의 꿈이다. ■한국뇌성마비복지회 홈페이지 http://www.kscp.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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