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은 유명 아티스트 콘서트를 앞두고 ‘광클 전쟁(광속처럼 빠르게 클릭해 자리를 예매하는 것)’이 일상이다. 코로나 19가 길어지면서 콘서트 온라인 생중계를 진행하기도 하지만, 광클 전쟁은 여전히 어렵다.

이젠 K팝의 상징이 된 방탄소년단(BTS)이 부산에서 2030 부산세계박람회 유치 기원 콘서트를 개최한다는 소식에 교통 대책과 숙박 문제가 도마 위에 올랐다.

일부 숙박업소들이 잇속 챙기기로 숙박비를 과도하게 올리는 문제에 이어 콘서트 장소까지 옮기는 등 여러모로 어려운 일이 이어지고 있다. 그런데 여기서 짚어볼 문제가 있다.

‘광클 전쟁’은 콘서트에 참석하기 위해 모두가 밤낮으로 인터넷을 수시로 보며 무작정 대기해야만 예매에 성공할 수 있다. 그렇다면 장애인 당사자로서 무사히 콘서트 예매에 성공할 수 있을까? 말 그대로 ‘하늘에 별 따기’다.

휠체어를 사용하는 장애인의 경우는 원하는 아티스트 콘서트에는 휠체어석이 따로 있을 경우 전화 예매하거나 별도의 상담센터를 거쳐 예매를 진행할 수 있다. 그렇다면 전화 통화가 어려운 청각장애인 당사자는 어떻게 티켓을 예매할 수 있을까?

비장애인과 동일한 일반 예매를 하기 위해 밤낮으로 인터넷 앞에서 대기해야 한다. 설사 예매에 성공했다 해도, 그 후의 과정이 더 문제였다.

청각장애인 당사자가 콘서트를 비장애인과 동등하게 즐기기 위해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 바로 수어통역과 문자통역이 필요하다.

콘서트 예매 후 좌석 확인을 했을 때부터 티켓 구매처에 문의하려면 따로 107 손말이음센터를 통해 문의해야 한다. 청각장애인 당사자는 음성 전화 통화를 하기엔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필자는 BTS 콘서트 예매에 성공하지 못했지만 농아미(청각장애인 방탄소년단 팬클럽) 중 예매 성공 사례를 이야기하려 한다. 이 과정에서 휠체어석 예매가 따로 있듯이 청각장애인 전용 상담창구가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였다.

더 중요한 부분은 수어통역사를 요청하기가 너무 힘들었다는 이야기가 있었다. 예매에 성공한 청각장애인 중에서 스탠딩 좌석이라고 무대 앞 좌석을 예매했는데도 수어통역사 배치 문제로 휠체어석으로 가야 하는 문제가 발생한다.

이것은 곧 불공평하다 여겼다. 준비가 되지 않았는지 티켓 구매처와 아티스트 소속사, 그리고 고객센터까지 상의하는 과정이 길어지면서 어떤 답변이 오는가를 기다려야 하는 것도 일이었다. 다행히 농아미 팬클럽의 지속적인 의견 제시로 수어통역사 배치는 긍정적으로 검토 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 좀 더 기다려봐야 하지만 농아미 모두가 콘서트를 동등하게 즐길 수 있기를 바란다.

한국과 다르게 외국은 유명 음악 축제 무대에 수어통역사가 함께 하는 경우가 흔하다. 미국 래퍼 챈스 더 래퍼는 지난 2017년 개최한 투어 공연에 수어 통역사를 고용하는 등 사례가 있다.

이처럼 인터넷 콘서트 예매 과정에서 청각장애인 뿐만 아니라 다양한 장애 유형의 관람객들이 등등하게 참여하고 즐기기 위해 접근성 시스템을 바꿔 주었으면 좋겠다. 관람객의 편의 제공을 위한 정책적인 지원도 면밀하게 검토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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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샛별 칼럼리스트
경도농아인협회 미디어접근지원센터에서 농인(청각장애인)을 위한 보이는 뉴스를 제작하며, 틈날 때마다 글을 쓴다. 다수 매체 인터뷰 출연 등 농인에 대한 인식개선을 위해 활발히 활동하고 있다. 농인 엄마가 소리를 알아가는 아이를 키우면서 겪는 일상의 이야기를 풀어내면서 수어와 음성 언어 사이에서 어떤 차별과 어려움이 있는지, 그리고 그 어려움을 일상 속에서 잘 풀어내는 과정을 이야기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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