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초의료수급자와 차상위본인부담경감대상자는 병원에 갈 때 많은 혜택을 받고 있다. 가까운 동네 의원에서는 천원 또는 그 이하의 비용으로 간단한 진료를 받을 수 있다. 대학병원에 가도 건강보험이 된다면 저렴한 가격으로 진료를 받고 치료에 전념할 수 있다. 하지만, 대형 대학병원에서는 건강보험이 적용되지 않는 ‘비급여’ 항목이 꽤 많다.

치과와 정신건강의학과의 약물 및 검사는 대부분 건강보험이 되지 않아 본인부담금이 적게는 40~50만 원 많게는 몇백만 원씩 나오는 경우가 허다하다. 예를 들어 아밀로이드 PET 검사는 뇌에 아밀로이드라는 단백질을 보는 것인데, 병원 마다는 다르겠지만 거금 120만 원이 들어간다. 이렇다 보니 본인 건강이 나빠져도 제때 검사를 해, 진료를 받고 치료에 전념하기가 어렵다.

한 의료수급자의 지인이 내게 전화를 걸어왔다. 치과 진료를 받아야 하는데, 신촌에 있는 대형병원에서 이미 지원을 받아 추가적인 지원이 마땅치 않다는 얘기였다.

대형병원은 사회사업팀을 운영하고 있다. 또 경제적으로 어려운 사람과 후원자를 연계해 비급여 항목 금액을 지원하거나 그 밖의 각종 지원책을 알아봐 지원해주는 의료사회복지사가 있다. 하지만 이를 지원받는 일은 그리 간단치 않다. 40~50만 원은 적은 금액이라고 지원하지 않고, 수술이나 큰 비용이 들어갈 때는 운이 좋아 지원을 받는다 해도 절차가 까다롭다.

몸이 아프면 인간은 살아가기 힘들다. 누구나 질병으로 고통받을 때는 제때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 국가가 해야 할 책무이고 의무이다. 물론 많은 항목에 건강보험이 적용되곤 있으나 아직도 여전히 경제적으로 어려운 취약계층은 병원 방문이 만만치 않다.

장애인의 경우 민간 보험을 들기도 어렵고, 든다고 해도 20만 원이 넘어가는 비용을 매달 부담하기는 어려운 일이다. 국가는 기초의료수급자와 차상위본인부담경감대상자, 경제적으로 취약한 장애인을 위해 별도 의료비를 지원할 수 있는 대안을 조속히 마련해야 할 것이다.

가장 기본적인 건강 문제를 국가가 책임지는 것은 너무나 당연하다. 장애인단체와 유관기관, 보건복지부는 누구나 몸이 아플 때 돈 걱정하지 않고 병원을 방문할 수 있는 대안을 마련해주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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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현대 칼럼니스트 ‘너희가 장애인을 알아’, ‘기억의 저편’, ‘안개 속의 꿈’, ‘보이지 않는 이야기’를 출간하고 우리 사회에서 시각장애인이 소외되고 있는 현실을 사실적으로 담았습니다. 시각장애인의 정보 접근의 어려움을 사실적으로 다루고 불편함이 불편함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해결방안을 제시하여 개선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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