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도 청각장애인체육대회에 참가한 우리 팀. ⓒ김최환

요즈음 코로나19 사태로 인하여 많은 스포츠 교실의 프로그램이 운영되지 못하고 매년 정기적으로 열리던 대회가 취소되는 것을 경험하면서 그동안 스포츠와 관련되어 활동하던 많은 이들이 건강과 심리상태가 불안정하고 우울증에 시달리는 경향이 많다고 하소연하고 있다.

이들은 대부분 스포츠와의 만남을 통해 인생의 새로운 길을 걷게 되었거나 스포츠와 관계된 활동이 자신의 삶의 일부분이 되었던 사람인 경우가 많이 있다.

필자와 함께 스포츠와 관련된 활동을 하던 지체장애인 친구가 있는데 대회가 있을 때는 선수로, 때로는 체육 교실 지도 강사로, 어떤 때는 심판원으로 활동을 하면서 경제적인 소득을 통해 생활해 가는데 늘 말하기를 스포츠와의 만남이 없었더라면 지금도 그냥 그렇게 남은 인생을 살았을 것이라고 하면서 지금은 살맛 나는 제2의 인생을 열어가고 있다고 말한다.

그녀는 그동안 지체장애인으로 살면서 스포츠와는 전혀 관계없이 일상적으로 운동이라면 집 근처에서 걷기운동이나 하고 간혹 재활 운동으로 센터를 종종 이용했을 뿐이라는 것이다.

그랬던 그녀가 50대 중반에 찾아온 네덜란드 전통 스포츠로 소개되는 “슐런”이라는 스포츠를 만나게 되었고 지체장애인도 부담 없이 또한 어렵지 않게 잘 할 수 있는 운동으로 경험하면서 이 스포츠 종목을 통해 일자리를 얻게 되고 폐쇄적이고 은둔적인 일상의 공간에서 나와 스포츠로 만난 사람들과 함께 우호적인 관계를 형성하면서 체육 교실 강사로, 대회 심판원으로 활동할 수 있는 것이 삶의 활력이 되고 인생의 참 의미를 부여해 주는 밑거름이라고 말한다.

그녀와는 또 다른 친구 역시 어릴 적부터 소아마비 장애인으로 살았던 어느 날 주변의 소개로 만난 스포츠와의 만남이 희망과 기대를 갖고 살아가는 인생을 부여해 주었다고 고백하면서 경제적인 소득을 얻기 위해서도 언제나 심판원으로 불러 달라고 부탁하기도 한다.

건강을 위한 운동으로 시작했다가 이제는 자신의 삶의 일부분이 되고 생활의 토대가 되는 스포 종목을 만나는 것은 자신의 인생에 큰 의미가 있다는 것은 분명한 사실일 것이다.

현직에서 은퇴를 하게 되면 무엇을 하며 어떻게 살아가야 할 것인가를 고민하던 중에 어느 날 찾아온 “게이트볼”이라는 스포츠 종목을 만나게 되었고 이어서 “슐런”이라는 스포츠 종목도 만나게 되었다. 그러면서 생각하기를 인생 2막은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를 고민하다가 ‘스포츠 활동’에서 찾아보게 되었다.

필자는 수어(수화언어) 통역을 배우기 위해 수어 교실을 찾았고 이때 장애인체육회에서 운영하는 프로그램으로 “장애인 게이트교실”에 청각장애인 여럿이 참가하고 있었는데 ‘통역 봉사’를 부탁해 왔다.

장애인 게이트볼 교실에는 청각장애인(농아인) 뿐만 아니라 시각장애인도 지체장애인도 함께 운동하고 있었는데 수어 통역사가 필요했던 것이다. 수어 통역뿐만 아니라 이들을 위해 차량 운행도 해야되고 해서 필자에게 부탁이 들어 온 것이다.

그런데 막상 현장에 가보니 수어 통역만으로는 운동하는 일에 한계가 있고 규칙과 기술 등 다른 부분에서도 실력 있는 사람이 지도 해야 할 필요성을 절감하게 되었다. 그래서 배우고 익히기 시작하는 것이 ‘게이트볼’이라는 생활 스포츠 종목이었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서 만나게 된 게이트볼이 필자의 인생 제2막을 열어가는 단초가 된 스프츠와의 만남이었던 것이다.

필자는 게이트볼을 더 알고 배우고 자격증을 따기 위해 “전국생활체육지도자 게이트볼강습회”에 참가 신청하여 2박 3일간의 강습을 통해 2급 심판 자격증을 취득하고 지역 게이트볼협회에 회원으로 가입하면서 본격적으로 스포츠 활동을 시작하게 되었다.

뿐만아니라 수어통역센터 사무실에 전달된 “장애인 슐런대회”의 대회안내에 따라 청각장애인들을 데리고 대회에 참석하고서는 슐런 종목에 흥미를 갖게 되어 곧 바로 슐런심판 강습회에 참가 신청하여 슐런 심판자격증을 취득하게 되었고 더 나아가 문화체육관광부에서 운영하고 ‘체육지도자연수원’에서 실시하는 국가체육지도자 자격고시에 응시하여 스포츠지도사(게이트볼종목) 자격증을 취득하게 되었다.

필자는 스포츠 활동을 시작하면서부터 종목별 지도사 및 심판 자격증을 취득하고 지금은 프리랜서 스포츠지도자, 시 체육회 생활 체육교실 지도자, 도 게이트볼협회 이사, 장애인볼링 심판, 종목협회 주심심판 등으로 활동하고 있다. 최근에는 시 게이트볼협회 사무국장으로 임명되어 시 협회 사무실에 출근하고 있다.

필자는 이와 같은 일련의 스포츠와의 만남이 “인생 제2막을 열어가고 있다”고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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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최환 칼럼니스트 38년 간의 목회생활에서 은퇴하고 인생 제2막으로 국가 체육지도자 자격증(제7520)과 경기단체종목별 심판자격증을 취득했다. 현재 스포츠지도사로 체육교실과 동호인클럽을 지도, 감독하고 있으며, 전국, 지방 각종 유형별 대회 등에 심판 혹은 주장선수로 활동하고 있다. 또한 대한장애인슐런협회 등 경기종목단체 위원회에 참여하면서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 운동하는 배리어프리(무장애)스포츠 활성화에 앞장서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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