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인 사유리씨가 자신의 자녀 '젠'의 자폐성 장애 여부에 묻던 실제 방송 장면 ⓒKBS 2TV 실제 화면 갈무리

일본 출신 방송인 사유리 씨를 보면 참 재미있다는 생각을 많이 합니다. 그녀가 방송에 처음 등장했을 때부터 한참 ‘사유리는 매우 재미있는 이미지이다’라는 평가를 했다는 것은 지금도 유효한 사실입니다. 처음부터 황당한 사진, 이른바 ‘엽기사진’을 찍은 것을 보여주며 대중들을 웃겨주는, 천상 행동 자체가 코미디 같은, 하나의 부조리극이라면 부조리극인 재미난 상황으로 방송에 나왔습니다.

첫 출연작이었던 ‘미녀들의 수다’(KBS2)에서 봤을 때 이른바 ‘엽기녀’ 캐릭터로 방송분에서 재미 부분을 담당했던 것이 인상 깊었는데, 그 이후에도 재미있고 황당한 캐릭터로 ‘사는 것 자체가 코미디’라는, 실제 생활과의 차이마저 부조리극이 되는 그런 재미있는 삶을 사는 사람으로 평가하고 있습니다.

그녀의 최근 이야기도 전통적인 한국사회의 인식을 깨는 사건이기도 했습니다. 바로 비혼 출산 사건이었는데, 한국사회의 전통적 인식을 깨는 사건이었지만 다행히 최근 들어서 부는 가족 제도의 변화라는 추세를 새롭게 보여주는 사건이라 김태년 당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마저 자신들의 새로운 가족 정책에 대해 언급하는 와중에 사유리의 비혼 출산에 대한 축하 메시지까지 전달했을 정도입니다.

이번에 정작 제가 잠시 걱정한 것은 사유리가 자신의 자녀 ‘젠’의 행동을 보고 너무 무리한 생각을 해서 긴장했는데, 다행히 방송을 통해 전문가의 조언이 소개되면서 이 문제에 너무 신경 쓰지 말아 달라는 의외의 답안이 나왔기 때문입니다. 바로 자녀가 반응이 없다고 무작정 자폐성 장애가 있는 것으로 오해했었기 때문입니다.

지난 3월 13일 KBS 2TV '슈퍼맨이 돌아왔다' 422회 방송분에서 사유리는 전문가를 초청하여 젠의 행동에 대해 질문을 했었습니다. 그 와중에 부를 때 “반응이 없었다”라는 문제에 대한 질문에 대해 대중들은 그 전에 ‘혹시 자폐성 장애가 아닌가요?’라고 했습니다만 다행히 그 전문가가 이 문제는 자폐성 장애 문제가 아닌 당시의 환경 문제 때문이라는 평가를 남겼습니다. 즉, 환경을 바꿔주면 문제는 해결될 것이라는 진단이었습니다.

사실 사유리는 일전에 이러한 이야기가 방송되었을 때 대중들이 ‘혹시 자폐성 장애가 아닌가요?’라는 의심 때문에 매우 긴장했었다고 합니다. 실제로 자폐성 장애를 가진 당사자로서 조언을 드리면, 너무 사유리 씨는 긴장하지 않으셔도 괜찮다는 것입니다. 자폐성 장애가 쉽게 판단되는 문제가 아니기 때문입니다.

자폐성 장애는 작은 낌새만으로 파악할 수 없는 복합 문제입니다. 단순히 자폐성 장애라고 파악하기에는 매우 복잡한 문제가 있습니다. 그래서 판정 도구가 대단히 정교하기도 하지만, 복잡하기도 합니다. 즉, 자폐성 장애는 쉽게 판정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고, 자가 진단도 쉽지 않다는 점입니다.

젠이 아직 어린 나이기 때문에 쉽게 진단하기는 어렵습니다. 아동의 발달은 차이가 가끔 있기도 해서 그렇습니다. 최근 들어서 서구권에서는 어른이 되고 나서야 자폐성 장애를 발견하는 사례가 꽤 많아졌습니다. 이것을 거꾸로 말하면 자폐성 장애는 늦게 발견될 수 있으니 그리 걱정 안 하셔도 됩니다.

저도 자폐성 장애가 심각했었던 시점이 고등학교 때까지 있었는데, 빠른 속도로 현재 상태까지 완화된 것이 놀랍게도 2008년 이후, 즉 대학교 입학 직후에 매우 빠른 속도로 완화되어 최종 진단까지 받아올 정도로 많이 완화된 것입니다. 즉, 만약에라도 젠이 진짜 자폐성 장애를 가지고 있다고 셈 쳐도, 좋아지는 시점이 언제인지는 제가 답변해드릴 수 없고, 자연히 환경에 노출되는 속도나 변화의 과정은 젠의 인생치고는 앞으로 갈 길이 많으니 그리 걱정할 필요가 없는 것입니다.

일단 사유리 씨를 위해서 일단 해야 할 일을 조언하면, 아동발달검사를 받을 때 한 번 더 확인해 보시는 것을 추천해 드립니다. 그때에도 완벽히 자폐성 장애와 상관없다는 판정을 받으셨다면, 사유리 씨가 꿈꾸는 육아 방법대로 젠을 양육하면 될 일입니다. 다만 젠이 잘 클지는 신만이 아는 문제이지만요.

이 와중에서 자폐성 장애를 가진 당사자로서 고마운 것도 있고, 아쉬운 것도 있습니다. 먼저 고마운 것을 이야기하면, 방송 도중에 ‘자폐증’이라는 ‘낡은 단어’가 아닌 ‘자폐 스펙트럼’이라는 표현을 사용했는데, 이는 ‘자폐성 장애’와 같은 말을 사용했다는 점입니다. 단지 이 둘의 차이는 한문 투로 쓰냐 영어 투로 쓰냐 이 문제일 뿐입니다.

앞으로 자폐 관련 논의에서 ‘자폐증’이라는 ‘낡은 단어’는 추방해야 하는 단어입니다. 그래서 올바른 자폐 용어인 ‘자폐성 장애’ 또는 ‘자폐 스펙트럼’이라는 단어를 앞으로 공식 석상과 언론에서 많이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바른 표현 보급 운동’이 필요할 것입니다. 이미 estas는 내부 강령에 ‘의학적 모델 폐기’를 명시하면서 이 산물인 ‘자폐증’이라는 단어를 폐기했을 정도로, 당사자 집단에서도 ‘자폐’까지는 추방 못 해도 ‘자폐증’이라는 단어는 추방되었으니 말입니다.

또한, 대중들이 자폐성 장애를 먼저 의심한 것도 고맙습니다. 다행히 사실무근으로 밝혀진 이야기로 끝났지만, 적어도 대중들이 자폐성 장애의 주요 특징 등에 대한 인식이 많이 진전되었음을 보여주는 사례가 되지 않았나 싶습니다. 최근 들어서 젊은 부모를 중심으로 자녀의 자폐성 장애 의심과 확인이 더 빨라지는 것을 많이 발견했었는데, 이 또한 그와 비슷한 사례로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어쨌든, 자폐성 장애에 대해 예전보다 더 많이 알려진 셈이라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다만 아쉬운 점은 자폐성 장애를 쉽게 의심하는 것이었습니다. 자폐성 장애 당사자로서 평가하면, 너무 쉽게 평가하려 드는 것은 안타깝습니다. 앞에서도 이야기한 대로, 자폐성 장애는 쉽게 판단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닌, 대단히 복잡한 판단이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즉, 자세히 봐야 알 수 있는 문제이기 때문입니다. 단지 한두 번 반응이 없다거나 눈 맞춤을 못 한다고 자폐라고 무턱대고 낙인찍는 것은 무례한 행동입니다.

물론 실제로 그러한 특성이 있으니 그러한 오해가 생긴 것이라고는 하지만, 환경을 변화해보고 나서 다시 시도해보는 등의 검토를 다시 해보고 그때 판단해도 늦지 않습니다. 더 심각하게 말하면 자폐성 장애는 결국 ‘티가 나는 장애’ 중 하나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니 너무 무리하게 자폐성 장애를 의심하는 것도 좋지는 않습니다.

자폐성 장애에 대해 인식을 했던 점에는 고마운 생각이 들지만, 그래도 과도하게 자폐성 장애를 의심하는 것은 조금은 아니다는 점은 분명히 이야기합니다. 그래도 자폐성 장애가 무엇인지에 대해서 방송을 통해 대중들이 다시 한번 생각해 볼 수 있는 계기는 되었지는 않나 싶습니다.

그렇지만 사유리 씨를 과거에도 재미있었던 캐릭터로 기억하고 첫 출연작인 ‘미녀들의 수다’ 시절부터 우리를 빵 웃겨줬던 것처럼 앞으로도 ‘사는 것 자체가 웃긴 이야기이자 부조리극’이라는 모습만은 계속 이어졌으면 합니다.

사유리 씨, 너무 그렇게 걱정할 필요 없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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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계약 만료로 한국장애인개발원을 떠난 것은 시작일 뿐이었다. 그 이후 장지용 앞에 파란만장한 삶과 세상이 벌어졌다. 그 사이 대통령도 바뀔 정도였다. 직장 방랑은 기본이고, 업종마저 뛰어넘고, 그가 겪는 삶도 엄청나게 복잡하고 '파란만장'했다. 그 이전에도, 그 이후에도 파란만장했던 삶을 살았던 장지용의 지금의 삶과 세상도 과연 파란만장할까? 영화 'Everything Everywhere All At Once'는 픽션이지만, 장지용의 삶은 논픽션 리얼 에피소드라는 것이 차이일 뿐! 이제 그 장지용 앞에 벌어진 파란만장한 이야기를 읽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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