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직인수위원회 관련 언급을 하려는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 ⓒSBS 뉴스 갈무리

필자마저 “왜 이렇게 끝났지?”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예측할 수 없었던 대통령선거는 그렇게 끝났다. 그야말로 ‘살 떨리는’ 수준에서 거의 총동원령이 내려진 선거나 다름없었던, 아마도 2012년 대통령선거로부터 10년 만에 ‘살 떨리는’ 대통령선거를 본 셈이었다. 사실 필자는 개표방송을 10일 새벽 4시까지 시청했는데, 시청을 마친 시점은 이재명 현 더불어민주당 상임고문의 선거결과 승복 발표를 듣자마자 ‘선거가 끝났다’라고 생각하여 그제야 잠자리에 들었을 정도였다.

어쨌든 새 정부는 윤석열 정부가 되었고 그들도 장애인 정책 공약이라면서 내놓은 것이 있었다. 그 중, 발달장애인 고용에 대한 지점이 있을지를 잠깐 짚어보고 가보겠다.

일단 가장 크게 공약한 것은 “빅데이터, 인공지능, IoT 등 4차 산업 핵심 인재 육성을 위한 직무 개발 및 직업훈련 강화”를 내걸면서 이를 위한 실천 과제로 “장애인 디지털훈련센터 17개 광역시도 확대, 사업체와의 협업을 통한 인재 육성”을 꼽았다.

과연 이것이 발달장애인에게 유익할까? 아쉽게도, 발달장애인 고용에서는 이것이 쉽게 먹혀들 가능성은 그렇게 크지 않다고 보인다. 발달장애인의 정보화 수준이 예상보다 낮기 때문이다. 2020년 한국장애인고용공단이 발표한 발달장애인 일과 삶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발달장애인 평균 컴퓨터 활용이 능숙하다고 한 비율이 겨우 15.1%, 스마트폰 활용이 가능하다는 비율이 31.9% 수준이라고 밝혀졌다.

이것을 거꾸로 말하면 발달장애인에게 IT 등 4차 산업혁명 관련 일자리는 겨우 전체 발달장애인 중 15%에서 20% 정도에만 제공될 수 있다는 점을 보여주고 있다. 이러한 직종이 컴퓨터나 스마트폰을 활용한 일자리임을 고려했다면 그러할 것이다.

이러한 정책을 발달장애인에게 적용한다면, 일단 발달장애인의 정보화 역량을 강화하는 것이 최선의 과제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4차 산업혁명에 어울리는 일자리 상당수는 정보화 기반 일자리가 많다는 점에서 발달장애인 정보화 역량 강화가 선행되지 않으면 이러한 공약이 발달장애인에게 먹혀들 가능성은 없어 보인다.

비발달장애인에게는 코딩이다 뭐다 해서 컴퓨터 관련 역량을 키우지만, 발달장애인에게는 일단 컴퓨터 사용 자체를 익숙하게 만드는 것 자체가 코딩보다 더 중요한 문제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컴퓨터 자체가 익숙하지 않은데 컴퓨터 시스템을 제작하거나 관리할 수 있다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 논리이기 때문이다.

일단 공약 사항을 봤을 때는 광역단위 디지털훈련센터가 이것을 수행할 가능성이 있는데, 발달장애인에게는 이것이 기초적인 정보화 역량 강화와 4차 산업혁명 실무 기술 교육 및 훈련뿐만 아니라 IT 기업 특유의 문화적 특성이나 직장생활 특성까지 교육할 수 있는 기관으로 발전하는 것이 앞으로의 그들이 해야 할 과제로 자리잡을 것이다.

또한, 공약에 따르면 각 기업과의 연계를 강조하였는데, 이러한 발달장애인 IT 역량이 있는 인력의 현업 배치와 안정적 정착까지 지원할 수 있는지도 앞으로의 과제라고 할 것이다. 인재는 육성만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발전을 통해서 역량 있는 인재로 발돋움하는 것이 최종 목표라고 할 수 있다. 그러한 것을 기업과 정부의 협업으로 발달장애인 4차 산업혁명 관련 인력을 안정된 자리에 배치하고 정착하고 발전시켜 소득 증대까지 이를 수 있는지는 이제 그들이 풀어야 하는 숙제로 주어진 것이다.

그다음으로 든 장애인 고용 관련 공약 사항은 “독특한 직업적 특성을 가진 장애인의 고용 기회 발굴 확대”라고 하는데, 발달장애인 관련 공약으로는 부족하지만 뭔가 집어낼 지점은 있다. 바로 대졸 발달장애인 문제에서 그러한 지점이 발견된다.

발달장애인 대졸자 비율은 2020년 한국장애인고용공단이 발표한 발달장애인 일과 삶 실태조사 결과 기준 5.1% 수준이다. 이러한 비율은 작은 비중이라고 해도 의미 있는 수준으로 존재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은근히 무시되는 발달장애인 집단 중 하나가 바로 대졸 발달장애인 집단이고, 이러한 학력 차이에서 비롯된 직업적 특성은 애써 무시되곤 한다.

대졸 발달장애인 집단은 발달장애인 일자리에 가자니 고학력에 걸맞지 않은 단순직 위주 채용이기 때문에 고용주가 거절하는 편이고, 대졸자 일자리에 가자니 발달장애를 이유로 고용주가 거절하는, 이유야 어쨌든 고용주가 거절하기 쉬운 유형의 집단이다. 특히 대졸 발달장애인은 상당수가 상대적으로 경증 발달장애인이라고 할 수 있는 집단에 가까운데, 장애인 고용의 통설인 ‘고학력 경증 장애인은 고용이 잘 된다’는 인식을 단박에 깨는 집단이기도 하다.

그러한 집단인 대졸 발달장애인 집단도 일종의 ‘독특한 직업적 특성을 가진 장애인’의 일종으로 간주하는 것이 정책 공약 사항에 맞는 조치다. 발달장애인 대졸자 집단은 직업적으로 이중 소외를 경험한 집단이 상당히 많다. 이러한 구조적 한계로 대졸 발달장애인이 단순직에 종사하는 사례 또는 극적으로 대졸자 일자리 시장에 진입하여 겨우 생존하는 둘 중 하나를 경험하는 사례가 있다. 전자는 고용 안정성이 높은 대신 임금 수준이 낮고, 후자는 임금 수준이 상대적으로 높은 대신 고용 안정성이 낮다는 문제가 있다.

특히 대졸 발달장애인을 포용할 수 있는 기업 유형인 대기업과 공공분야에서 장애인 채용을 하면 아직도 신체장애인 위주 채용을 진행하는 점에서 앞으로 이 지점을 개혁하지 않는 한 제대로 된 대졸 발달장애인 고용 정책 마련은 어렵다. 이에 맞춰서 대학 진학률 상승 등은 어려워질 것이다. 상당수 대기업이나 공공분야 장애인 채용에서 고졸자 채용을 하는 비율은 낮기 때문이다. 특히 일반직에서 고졸 장애인 채용은 극히 드문 사례이기도 하다.

직무를 최대한 대졸자에 걸맞게 하면서 발달장애의 특성까지 고려한 일자리를 앞으로 대기업과 공공분야가 창출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독특한 직업적 특성을 가진 장애인의 고용 기회 발굴 확대’에서의 발달장애인에게 적용할 수 있는 지점이라 할 것이다. 대졸 발달장애인 집단은 그러한 ‘독특한 직업적 특성을 가진 장애인’ 집단 중 하나이다!

그러나 결정적으로 윤석열 정부 정책을 일단 살펴봐도 뭔가 빠져있는 느낌은 장애 인구 구조 변화를 국민의힘 정책 관계자들은 실감하지 못했다는 점이다. 지금의 장애인 통계와 앞으로의 장애인 통계는 완전히 달라지는 것을 장애인 통계는 조금씩 경고하고 있기 때문이다.

윤석열 공약은 현재의 장애인 통계를 기준으로 정책을 구상한 흔적이 많이 보인다. 그렇지만 앞으로의 장애인 통계는 조금씩 정책 자체의 틀을 바꿔야 한다는 경고를 시작했다. 발달장애 비중이 향후 10년 안에 청년기에 진입하여 고용시장에 진입하는 장애인 중의 80%가량이라는 점을 이미 장애인 통계는 경고하기 시작했다. 즉, 발달장애인 고용 정책에 대한 선제적 대응이 전혀 없는 대책투성이다.

그러한 장애인 통계의 소리 없는 경고에 윤석열 정부는 긴장해야 할 것이다. 앞으로 몇 년 안에, 발달장애인 고용에 대한 획기적인 대책을 내놓지 않는다면 장애인 실업률이 대폭 상승할 우려가 제기될 수 있다. 신체장애인의 고령화와 발달장애 비중 확대는 이제 장애인 고용 정책의 새로운 전환점을 요구하면서 기존 모델의 한계를 보여주는 사건이다.

과연 윤석열 정부는 이 조짐을 눈치채고, 발달장애인 고용 대책에 대한 전반적인 대책과 발달장애인 노동자의 안정적 고소득 창출을 이뤄낼 수 있을까? 그렇지만 이미 벌어진 것을 봤을 때 윤석열 정부의 발달장애인 인식 수준은 처참하리라는 것이 예상되는 지점이다. 성인 발달장애인과 그들의 고용에 대한 인식 자체가 없는 집단이기 때문이다.

그들의 과거를 봤을 때 오히려 걱정되는 것은 정책 수행에서 벌어질 발달장애인에 대한 윤리 및 도덕성 문제라고 할 정도로 우려되는 지점은 한둘이 아니다. 과연 발달장애인 고용 문제가 점점 위기로 다가오는 이 상황에서 윤석열 정부는 과연 이 위기에 빨간 불이 들어오고 통계의 숫자가 붉은색을 띠기 전에 해결할 수 있을까? 앞으로 지켜봐야 하는 문제로, 앞으로 5년간의 정책이 어떠한 답과 미래상으로, 또 발달장애계의 앞으로 5년간의 시위 구호로 등장할 것인지, 그리고 2027년 대통령선거 공약으로 무엇이 나올지를 이제 그들 스스로 말해야 한다.

이제 화려한 선거 승리의 영광과 자기가 말했던 ‘정권 교체’의 환호성은 끝났다. 이제 그러한 환호성은 뒤로하고, 거대한 숙제 더미 앞에 서 있을 뿐이다. 그 숙제 더미를 해결할 수 있는지, 윤석열과 그 정부는 증명해야 한다. 이제 당신들의 시간이다.

-장애인 곁을 든든하게 지켜주는 대안언론 에이블뉴스(ablenews.co.kr)-

-에이블뉴스 기사 제보 및 보도자료 발송 ablenews@ablenews.co.kr-

2015년 계약 만료로 한국장애인개발원을 떠난 것은 시작일 뿐이었다. 그 이후 장지용 앞에 파란만장한 삶과 세상이 벌어졌다. 그 사이 대통령도 바뀔 정도였다. 직장 방랑은 기본이고, 업종마저 뛰어넘고, 그가 겪는 삶도 엄청나게 복잡하고 '파란만장'했다. 그 이전에도, 그 이후에도 파란만장했던 삶을 살았던 장지용의 지금의 삶과 세상도 과연 파란만장할까? 영화 'Everything Everywhere All At Once'는 픽션이지만, 장지용의 삶은 논픽션 리얼 에피소드라는 것이 차이일 뿐! 이제 그 장지용 앞에 벌어진 파란만장한 이야기를 읽어보자!
저작권자 © 에이블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