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킹엄궁 근위대 교대식. ⓒ 안성빈

런던 여행하면 빼놓을 수 없는 것은 영국 여왕이 거주하고 있는 버킹엄궁 근위대 교대식이다.

이 교대식은 우리가 흔히 보는 검정 털모자에 빨간 제복을 입고 있는 근위병들이 하루에 1회 교대를 하기 위하여 세인트 제임스 궁에서 출발하여 버킹엄궁까지 군악대의 연주와 함께 행진하는 의식이다.

매일 오전 11시에 버킹엄궁 앞에서 교대식이 펼쳐지고 이것을 보기 위하여 전세계에서 온 관광객들이 한 시간 전부터 그 앞에 장사진을 치고 있다. 좋은 자리를 얻으려면 한 시간 정도는 빨리 가야 할 것이다.

교대식을 보기 위해 버킹엄궁 앞에 모인 인파. ⓒ 안성빈

팁! 근위병 교대식 시간은 연중 일정하지가 않다. 4월부터 7월까지는 매일 11시 30분에 하고 8월부터 3월까지는 격일로 11시에 하니 자신의 여행 일자에 맞춰 놓치지 않기 바란다.

재미있는 팁 하나를 더 소개하자면 버킹엄궁 위에 영국 국기가 게양되어 있으면 지금 여왕이 궁에 있다는 표시라고 한다.

나도 서둘러서 그곳에 도착했으나 45분전이었는데도 불구하고 이미 사람들이 꽉 차 있었다. 어디 빈자리가 없나 살피고 있는데 말을 탄 런던 경찰이 나에게 손짓을 했다. 그리고 그가 가리킨 곳은 버킹엄궁 대문 바로 앞 황금자리였다.

경찰은 멀리서 휠체어를 타고 있는 나를 알아보고 그 자리를 안내해준 것이다. 나 외에도 몇 명의 휠체어 사용 장애인들이 그곳에서 교대식을 기다리고 있었다. 유럽여행을 하다 보면 휠체어 사용 장애인을 배려하는 모습은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시간이 다가오고 있다. 멀리서 군악대의 힘찬 연주 소리가 들려온다. 이어 말을 탄 기마경찰이 들어오고 보병 군악대들이 긴 총을 어깨에 대고 행진에 오고 있다. 행렬 끝에는 군악대가 자리하고 있다.

해외 토픽에서나 보던 영국 근위병 교대식을 실제로 보니 매우 인상적이었다. 남자만 있는 줄 알았는데 여자 근위병도 있었다.

수많은 인파를 통제하는 런던 기마경찰. ⓒ 안성빈

이 교대식을 보기 위하여 정말 많은 사람들이 모이기 때문에 교대 시작 전까지 기다리고 있는 사람들에게 런던 경찰은 계속해서 소매치기를 주의하라고 경고하고 있었다. 사람들이 빽빽하게 서로의 몸이 닿을 정도로 밀집해 있기 때문에 정말 소지품을 주의해야 한다.

이 교대식은 계절별로 시간대가 다르기 때문에 미리 살펴보고 가야할 것이다.

10분 정도의 교대식이 끝나자 수많은 사람들은 썰물처럼 사라지고 나는 그곳에 남아있는 런던 경찰과 기념 사진을 찍었다. 그는 매우 익숙하다는 표정으로 나를 포함한 많은 관광객들과 사진을 찍어 주었다.

런던경찰과 필자. ⓒ 안성빈

근위대 교대식을 보면서 낯선 것은 경찰들이 말을 타고 다니는 모습이다. 말은 실제로 보니 매우 키가 컸다.

말 위에 타고 있는 경찰은 정말 높은 위치에서 시민들을 내려다 보고 있었다. 지금도 말을 탄 경찰이 매우 위엄이 있어 보이는데 옛날에는 얼마나 그 위엄이 컸을까?

런던 시내를 돌아다니다가 근위병 훈련 학교를 발견하고 그곳을 구경하는데 말이 생각보다 더럽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멀리서 볼 때는 멋진 말의 모습이 참 인상적이었는데 가까이에서 보니 말 주변에는 말똥이 널브러져 있고 악취가 심했다.

근위병 학교 앞. ⓒ 안성빈

예전에 마차가 다니던 시대에는 말들이 거리에 똥을 쌌을 텐데 이것을 일일이 누가 어떻게 치웠을까 하는 궁금증이 갑자기 들었다. <다음 편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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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성빈 칼럼니스트 사지마비 장애인(경수손상 5, 6번)으로 현재 (사)로이사랑나눔회 대표이며 미국, 호주, 유럽 등을 자유여행한 경험을 본지를 통해 연재할 것이다. 혼자서 대소변도 처리할 수 없는 최중증장애인이 전동휠체어로 현지 대중교통을 이용하며 다닌 경험이기 때문에 동료 장애인들에게 도움이 될 것이다. 모쪼록 부족한 칼럼이지만 이 글을 통하여 우리 중증장애인들이 스스로 항공권, 숙소, 여행코스 등을 계획하여 보다 넓은 세계로 나아가기를 소망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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