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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써부터 걱정되는 대선 전 장애혐오 발언

장애계, 대선주자 장애혐오 발언 금기 서약 받아내야

에이블뉴스, 기사작성일 : 2021-10-04 09:12:06
2007년 5월 이명박 당시 대선 예비후보의 장애인 낙태 옹호 발언에 항의해 선거 사무실 점거 농성을 벌인 장애인단체 회원들 ⓒ에이블뉴스DB 에이블포토로 보기 2007년 5월 이명박 당시 대선 예비후보의 장애인 낙태 옹호 발언에 항의해 선거 사무실 점거 농성을 벌인 장애인단체 회원들 ⓒ에이블뉴스DB
여야 양측의 대통령선거 경선이 본격화되었습니다. 더불어민주당은 이제 전국순회경선의 반환점을 돌기 시작했고, 국민의힘은 이제 본격적인 당내 대권 주자들의 대결이 시작되었습니다. 벌써부터 토론회로 각 당 주자의 전쟁이 시작되었지요.

문제는 몇몇 주자의 언행 문제입니다. 특히 국민의힘의 한 주자가 유난히 비하·차별 발언(이하 혐오 발언)을 연이어 하고 있어, 역설적으로 ‘다음에는 누구를 공격할까 알아맞히기 대결’을 해도 된다는 우스갯소리를 할 수 있을 정도입니다.

사실 대권 주자들의 장애 혐오 발언은 예전에도 있었고, 전설적인(?) 명 발언도 있었습니다. 대표적으로 2007년 이명박의 장애인 낙태 옹호 발언은 장애계의 맹렬한 항의를 받았던 ‘전설적인’ 사건이었습니다. 가장 아이러니한 것은 이명박이 당선된 것이었습니다. 역설적으로 말해서 장애인 혐오 발언한다고 대선에 악영향 미치는 것은 아닐 수 있다는 의외의 아이러니가 있습니다.

아직 대권 주자들의 장애인 혐오 발언은 들리지 않습니다. 몇몇 논란은 지지자들이나, 참모들의 문제였을 뿐, 아직 대권 주자 당사자가 직접 장애 혐오 발언을 한 적은 없습니다. 그러나 언젠가 터져 나올지 모르는 알 수 없는 시한폭탄 같은 느낌은 듭니다.

특히 들리지 말았으면 하는 장애 혐오 발언은 탈시설화를 반대하거나, ‘대중들 머릿속에서 지워야 하는’ 장애인 등급제의 잔재 같은 인식을 들고나오는 발언, 성인 발달장애인의 존재를 애써 부정하는 발언, 장애인 고용에 무지한 발언을 꼽고 싶습니다.

탈시설화 반대는 사실상 장애인을 사회적 존재가 아닌 시설에 가둬놓고 봉사활동 사진의 대상으로만 인식하겠다는 의미에서, 장애인 등급제의 잔재 같은 인식을 들고나오는 것은 장애인 관련 법령의 핵심조항 개정이 이뤄진 지 한참 되었다는 것을 모르는 ‘새로고침’이 안 된 장애 인식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성인 발달장애인의 존재를 부정하는 것은 제에게도 민감하지만, 장애인 사회의 결정적 변화를 애써 무시하는 것이라는 점에서, 장애인 고용에 무지한 발언은 장기적으로 장애인 정책의 핵심이 고용이어야 복지비용 지출 감소와 경제·사회적 이익을 증가할 수 있는 유일한 카드라는 점에서 더 들리지 말아야 할 장애 혐오 발언이라 하겠습니다.

이제 대선 선거전으로 가는 길이 머지않아 열릴 것입니다. 더불어민주당 이야기로는 빠르면 10일께에 최종 결과를 공개하겠다고 밝혔고(단, 과반 득표자가 없다면 상위 2명을 결선투표에 부쳐서 최종 결정을 한다 합니다.), 국민의힘도 차분히 잰걸음 속에서 2라운드로 넘어가고 있습니다. 국민의힘은 컷오프를 두 번 하겠다고 선언했으니 더 복잡한 셈법이 필요할 것으로 보입니다.

그럴수록 장애계의 경계는 더 강화되어야 할 것입니다. 장애인 혐오 발언이 어떠한 대권 주자 입에서 나오든 간에, 맹렬한 공격이 기다리고 있음을 보여줘야 할 것입니다. 극단적으로 말하면 사무실 점거 투쟁까지 기다리고 있음까지 경고할 필요가 있습니다. 장애계는 2007년 이미 그것을 행동으로 보여준 선례도 있으니 말입니다.

일단 경선 시절부터 경계를 철저히 해야 할 것입니다. 2007년의 그 발언도 경선 시절에 나왔던 발언인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즉, 유력 대권 주자 이런 시절부터 장애 혐오 발언이 나오지 않도록 해야 할 것입니다. 물론, 본선 기간에 장애인 혐오 발언이 나왔다간 그때는 그야말로 장애계가 총 단결해서 규탄할 수 있음도 보여줘야 할 것입니다.

사실 저는 그 당시 투표권이 없어서 망정이었지(제가 첫 투표를 한 것은 2010년 지방선거였고, 첫 대통령 선거 투표는 2012년이었습니다.), 2007년에 이명박에 완전히 등 돌린 계기가 바로 장애인 낙태 옹호 발언이었습니다.

오죽하면 주위 사람들에게 이명박을 이래서 찍으면 안 된다고 열심히 설득하러 다닐 정도였습니다. 물론, 지금 와서는 다른 부정부패 행각으로 이제는 교도소에 잘 계시니 어쨌든 죗값이라면 죗값을 치르니 우스갯소리를 섞으면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 정도입니다.

이번 대선은 사실상 양 진영의 총력전 구도로 나왔던 지난 2012년 대통령선거와 가장 비슷한 구도로 치러질 가능성이 대단히 큽니다. 즉, 자칫 혐오 발언 한마디 했다가 표 다 날아갈 수 있는 구조가 될 가능성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그 점을 자주 자극해서, 절대로 장애 혐오 발언이 입이나 SNS에서 나오지 않도록, 설사 나온다고 해도 재빨리 사과를 받아 낼 수 있는 경계를 강화해야 할 것 같습니다.

우리 장애계는 2007년의 뼈아픈 실패를 잊지 말아야 합니다. 장애 혐오 발언을 하고도 대통령에 당선된 비극을 되풀이해서는 안 됩니다. 실제로 장애인 정책도 상당히 후퇴했던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이러한 장애 혐오 발언이 대선에서 벌어지고, 당선되었다면 장애인 정책의 후퇴로 되돌아오는 현상이 있을 것이 짐작됩니다.

대통령에 도전하는 것은 한국 사회에 대한 최소한이라도 몇몇 분야의 현실을 이해한다는 의미이기도 합니다. 대권 주자들이 장애계의 현실을 조금이라도 아는 것이 다행일 정도인 판국에, 장애 혐오 발언이 나오는 것은 그야말로 벌집 건드리는 것이라는 것을 잘 알려줄 필요가 있습니다.

더불어민주당은 이제 경선이 반환점을 돌고 있으니 그런 서약을 받아내는 것은 글렀고, 국민의힘은 그 특유의 혐오 발언이 잦은 탓에 장애계가 ‘장애 혐오 발언 금기시 서약’을 받아내야 할 것 같습니다. 장기적으로, 본선 기간에 장애계가 본선 주자들에게 ‘장애 혐오 발언 금기시 서약’을 다 받아낼 수 있는 준비를 해야 할 것 같습니다. 최소한 장애인 혐오로 이미지 구기지 말라는 무언의 ‘이권’을 던져주면서라도 말이죠.

멀리 갈 것 없이 지난 총선 시절에도 장애 혐오 발언으로 곤욕을 치른 후보들이 듬성듬성 있었습니다. 동네 선거와 결합한 총선이니 이 정도로 끝난 것이지, 대통령선거는 전국이 하나의 선거구인 만큼 장애 혐오 발언이 수위에 따라 ‘핵폭탄’ 수준의 발언일 수 있을 것입니다.

이미 일부 주자들의 막말 논란으로 불만도가 높은 상황에서, 거기에 장애 혐오 발언으로 불난 데 기름 붓는 행동을 할 후보는 없을 것이라 믿고 싶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을 수 있고 이미 그런 적도 있었으니 기대를 안 하는 것이 역설적으로 더 나을 지경입니다. 오히려 선거 끝나고 나서 그런 말이 없이 끝나야 ‘그래도 조용하게 끝났네!’라고 회고해야 할 지경일 것 같습니다.

월드컵 축구와 대통령선거는 묘하게 닮은 것이 예선전부터 치열하다는 것입니다. 적어도 월드컵 축구는 ‘공은 둥글다’ 원칙에 따라 의외의 탈락이나 본선 진출을 볼 수 있으니 망정이지 대통령선거 예선전인 경선부터 막말 이런 것이 나오면 본선에까지 달라붙어서 계속 공격받는 것이니 그 부담은 클 것입니다.

대권 주자들에게 경고합니다. 장애 혐오 발언했다가는 그 날로 장애계의 기대는 절대 없을 것을 말입니다. 장애계를 달랠 정책이 나와도 혐오 발언 하나로 그 신뢰도는 대폭 깎일 것을 경고합니다. 설사 당선되면 새 대통령에 대한 기대는커녕 그 날로 장애계의 시위가 격화될 것임을 경고합니다. 그리고 그렇게 ‘5년간의 냉전’이 시작될 것도 경고합니다.

개인적으로 참 재미있게 여기는 프로야구 LG 트윈스 차명석 단장의 명 발언에 빗대서, 그리고 그 발언을 오마주 삼아 대사로 만든 SBS 드라마 스토브리그의 마무리 부분의 표현을 절묘하게 빗대서 이 이야기의 결론을 정리하겠습니다.

“추워졌다가 날이 다시 따뜻해지는 날(2022년 3월 9일 대통령선거)이 오지 않았으니 아직은 대권 후보들의 시간입니다. 후보들이 잘해야 날이 더워지는 날 이후(새 정부 임기 시작 이후)에는 지지율을 얻을 수 있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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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니스트 장지용 (alvi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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