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창가에서 햇빛에 비치는 내린 눈을 바라보며, 꼭 원래 생활로 돌아가리라. 마음먹었다. 그렇게 어느 정도 재활이 이루어질 만큼 병원 생활이 안정되자, 역시 지난번 병원과 마찬가지로 퇴원을 해야 한다는 통보가 날아들었다.

이번에도 아쉬운 마음을 막을 수가 없었다. 이제 재활이 자리 잡혀, 뭔가 성과가 나타나기 시작하는데, 퇴원이라니!! 마음속에서 끊임없이 괴로운 고민이 아우성쳤다.

하지만 별다른 도리가 없었다. 병원에서 나가라는데 무슨 수로 버티겠는가, 결국 만들어둔 안정적이고 보람 있는 생활 루틴을 다 버리고 새로운 도전을 할 수 밖에 없었다. 바로 재활전문 병원에 입원하는 것이었다. 하지만 가기 전 또 한번의 기적과도 같은 일이 벌어졌다.

퇴원이 다가와 급하게 혼자 일어서는 연습을 하고 있던 차였다. 그냥 일어서는 것도 아니고 흔들리는 불안정한 지면에서 혼자 일어서는 연습이었다. 매번 실패하였었는데, 가기 전 마지막 재활 날 성공해버린 것이다. 말로 할 수 없는 기쁨이었다. 점점 더 비장애인으로 돌아갈 것 같은 기분이었다. 다시 내 생활을 되찾으리라.

그렇게 한껏 고취된 상태로 재활병원에 입원하게 되었다. 난생 처음 가본 재활병원이란 곳은 대규모 훈련소 느낌이었다. 대학병원에서 몇 명 없었던 물리치료사들이 수십명! 각각 환자 한명 씩과 짝을 이루어 재활에 전념하고 있었다. 덕분에 그런대로 첫인상이 좋았다.

게다가 나와 짝을 이루게 된 물리치료사 선생님들도 굉장히 좋은 분들이셨다. 오전 시간, 오후 시간이 달랐는데, 두 분 다 책임감이 강하신 분들로 보여 불안한 마음을 조금은 안심할 수 있었다. 무엇보다 희귀병에 걸린 나를 보며 진심으로 대해주었고 그 점에 지금까지도 감사하고 있다.

완전히 새로워진 환경을 보며, 그래도 나는 원래 생활로 돌아가겠노라 계속 스스로를 조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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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민섭 칼럼니스트 2010년 희귀난치성 질환 류마티스성 피부근염에 걸려 후천적 장애를 얻게 되었습니다. 그로부터 10년을 오직 장애를 극복하겠다는 일념으로 살다. 2020년 삶의 귀인을 만나 장애를 받아들일 수 있게 되었고 나아가 장애인 인식 개선 강사로써의 삶을 시작하였습니다. 장애인 당사자로써, 근육병 환자로써 세상을 바라보며 느끼는 바를 전달하는 삶을 살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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