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월 23일 저녁 8시, 팬데믹 속에서 2020 도쿄올림픽 개막식이 열렸다. 206개국 선수들이 33개 종목에서 339개의 금메달을 가지고 기량을 겨루고 있다.

우리나라도 29개 종목에 선수 354명이 참가했다. 국내 지상파 3사는 개막식을 필두로 우리나라 선수들의 열띤 경기를 중계하고 있다. 청각장애인을 위한 개막식 수화방송은 있었지만 시각장애인을 위한 화면 해설, 그 밖의 시각장애인을 위한 서비스는 이루어지지 않았다.

개막식은 시각적인 면이 많이 부각된다. 오륜기 게양과 성화 점화 등이 그 나라만의 특색 있는 퍼포먼스를 통해 이뤄지기 때문이다. 하지만 볼 수 없는 시각장애인은 누군가의 설명이 없으면 개막식의 내용을 파악하기 힘들다. 올림픽의 상징인 오륜기가 어떻게 만들어지는지, 표현 방법을 전혀 알 수가 없는 것이다.

또 시각장애인은 보고 싶은 올림픽 경기를 시간에 맞춰 보는 것이 쉽지 않다. 우리나라 선수의 경기 일정은 매일 아침 또는 하루 전에 캐스터나 아나운서가 말해 준다. 그러나 오전과 오후라는 것만 간단히 말하고, 정확한 경기 시간은 자막으로만 띄우기 때문에 TV만으로는 경기 시간을 알 수 없다. 인터넷으로 따로 찾아보거나 지인에게 물어봐야 하는 번거로움을 감수해야 한다.

올림픽은 전 세계 축제고 중요한 행사다. 시각장애인들이 올림픽에서 소외되어서는 안 된다. 모든 이가 함께 누려야 할 행사고 잔치이기 때문이다.

올림픽이 열릴 때마다 반복되는 얘기지만, 시각장애인연합회가 앞장서서 이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매번 반복되니 시각장애인 한 사람으로서 너무 답답하다. 문제가 있음에도 시각장애인연합회는 왜 화면 해설을 적극적으로 요구하지 않는지 도무지 알 수가 없다.

방송사들은 오는 8월 24일부터 열릴 패럴림픽에서라도 화면 해설을 제공해야 한다. 다가오는 동계 올림픽, 월드컵, 아시안게임도 마찬가지다. 세계인의 축제에서 시각장애인이라는 이유 하나만으로 소외되는 일이 반복되지 않았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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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현대 칼럼니스트 ‘너희가 장애인을 알아’, ‘기억의 저편’, ‘안개 속의 꿈’, ‘보이지 않는 이야기’를 출간하고 우리 사회에서 시각장애인이 소외되고 있는 현실을 사실적으로 담았습니다. 시각장애인의 정보 접근의 어려움을 사실적으로 다루고 불편함이 불편함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해결방안을 제시하여 개선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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