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전북 장애인 생활체육 볼링 동호인 리그전’ 현장. ⓒ김최환

언제부터인가 우리 사회는 장애를 가졌다는 이유로 일상생활에서뿐만 아니라 여러 분야에서 장애인을 분리하고 배제하고 차별하는 사회적 분위기가 내재 되어 왔다. 뿐만 아니라 장애를 질병의 하나로, 재활의 당사자로, 특수교육의 대상자로 취급하는 부정적이고 차별적인 인식이 자리잡고 있다.

선천적이던 후천적이던 오늘의 장애인은 출생 시부터 한 인간으로서, 한 국민으로, 한 가족으로 어느누구와도 똑같이 자유와 평등, 권리와 의무를 지니며 태어나고 존재한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장애를 가졌다는 이유만으로 분리, 배제, 차별, 무시하는 사회생활 인식이 이제는 반드시 현저하게 개선되어야 한다.

장애인의 인권 신장에 따라 국가적으로는 장애인복지법, 장애인차별금지법(장애인체육활동차별금지법 포함)을 제정하여 시행하고, 장애인인식개선 교육과 운동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아직도 여전히 장애인에 대한 사회적, 문화적 인식이 부정적으로 자리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사회적 현실에서 장애인의 생활환경에서부터 가장 밀접한 건축(주택과 건물 등)에서부터 시작하여 문화, 예술, 사회 분야에서도 ‘배리어프리’ 사회, 문화, 생활이 자리 잡아 가고 있다.

‘배리어프리’는 제도적, 물리적 장벽을 허물고 장애인과 비장애인 모두가 살기 좋은 세상을 만드는 운동을 뜻한다. ‘장벽’을 뜻하는 말인 ‘Barrier’와 ‘자유’를 뜻하는 말인 ‘Free’가 합쳐져 만들어진 용어로, 본래 건축에서 사용되던 용어인데 현재는 문화생활에도 적용되어 공연예술, 전시, 방송에 존재하는 문화적 장벽을 조금씩 허물어 가고 있다.

뿐만 아니라 이제는 스포츠분야에서도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 운동하는 ‘배리어프리 스포츠’의 사회가 열려가고 있지만 배리어프리 스포츠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여전히 낮은 편이다.

장애가 있거나 없거나 모든 사람들은 같은 권리를 갖는다. 비장애인 못지 않게 장애인 역시 스포츠를 즐길 권리가 있고 엘리트 선수가 되기 위해 도전할 권리가 있다. 운동하고 싶어하는 장애인은 비장애인과 함께 교육받을 수 있는 기회도 주어져야 한다. 물론 장애의 종류와 정도에 따라 가능 여부가 달라지겠지만 할 수 있다면 모두가 함께 스포츠를 즐기는 것이 당연하다. 이를 '스포츠 기본권' 또는 '스포츠권'이라 한다.

실제 외국에서는 장애인이면서도 비장애인들과 경쟁하는 선수들이 적지 않다. 장애인과 비장애인들이 함께 스포츠를 즐기는 모습을 자주 볼 수 있다. 세계의 유명 마라톤 대회만 보더라도 장애에 상관없이 출전 신청을 할 수 있고 함께 달리는 모습을 연출하기도 한다. 우리나라에도 충주성심학교 야구부가 각종 대회에 나서 정정당당한 경쟁을 펼치고 있으나 아직까지 장애인 스포츠는 비장애인과 동떨어져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장애인 스포츠와 비장애인 스포츠로 구분하여 그들만의 리그로 경쟁한다. 장애인들은 장애인대로 비장애인들은 비장애인대로 함께 어울려 스포츠를 즐기는 경우는 별로 없다. 간혹 ‘어울림’이라는 이름으로 스포츠 교실 운영 혹은 대회를 여는 경우가 있지만 실상은 장애인 스포츠에 비장애인을 한두 사람 참가시키고 어울림대회라고 말한다. 장애인이면서도 비장애인들과 함께 경쟁하는 ‘함께하는 리그’는 사실상 드물다.

필자는 며칠 전 ‘2021 전북 장애인 생활체육 볼링 동호인 리그전’에 선수로 참가했었다, 리그에 참가 신청한 동호인들이 장애 유형에 따라 3인 1조로 팀을 편성하여 3게임 합산 점수(장애 유형과 등급에 따라 핸디 적용)로 최종순위를 결정하는 경기방식인데 대체로 참가 장애 유형은 시각, 지체, 청각, 휄체어 사용 장애인 30여명이 참가한 그들만의 리그전이었다. 그런데 같은 장소에서 날짜는 다르지만 비장애인들의 ‘2021 전북 생활체육 볼링 동호인 리그전’이 그들만의 리그로 진행되고 있었다.

참고로 전라북도에서는 매년 ‘생활체육 동호인 리그전’이 12개 종목(게이트볼, 축구, 베드멘턴, 테니스, 배구, 탁구, 볼링, 야구, 그라운드골프, 당구, 바둑)으로, 장애인 스포츠로 6개 종목(게이트볼, 탁구, 볼링, 론볼, 좌식배구, 보치아)으로 각각 분리하여 운영되고 있는데 그들만의 리그로 경쟁하며 스포츠에 참가하고 있다.

참으로 아쉬운 것은 같은 종목일 경우(예: 게이트볼, 볼링, 바둑, 탁구)에는 장애인과 비장인이 ‘함께 하는 리그’로 운영되고 있지 않다는 것이다. 이제부터라도 경기규칙과 경기방식에 별 차이가 없는 종목에서부터 ‘함께하는 리그’로 운영되었으면 하는 바램이다.

배리어프리 스포츠는 장애인들의 장애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인다. 배리어프리 스포츠에선 선수가 동등하고 공평하게 경기에 참여할 수 있도록 룰을 만든다. 장애 유무에 따라, 참가선수의 연령에 따라, 그리고 서로 다른 장애를 가진 선수들은 스포츠 등급과 그에 걸맞는 ‘핸디’(스포츠 등급에 따라 기록을 가감하는 시스템)를 적용받고 경기에 나선다. 서로 다름을 인정하는 게 배리어프리 스포츠의 기본이며, 사회통합의 시작점으로 나아갈 수 있다.

장애인 스포츠에서든, 비장애인 스포츠에서든 앞으로는 ‘그들만의 리그’가 되지 않고, 배리어프리 스포츠로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하는 리그’로 사회적인 관심과 대중들의 관심을 얻는 그러한 분야로 발전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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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최환 칼럼니스트 38년 간의 목회생활에서 은퇴하고 인생 제2막으로 국가 체육지도자 자격증(제7520)과 경기단체종목별 심판자격증을 취득했다. 현재 스포츠지도사로 체육교실과 동호인클럽을 지도, 감독하고 있으며, 전국, 지방 각종 유형별 대회 등에 심판 혹은 주장선수로 활동하고 있다. 또한 대한장애인슐런협회 등 경기종목단체 위원회에 참여하면서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 운동하는 배리어프리(무장애)스포츠 활성화에 앞장서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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