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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당사자 엔지니어가 전하는 재활보조기술

'Rego 재활연구소'를 시작하며

에이블뉴스, 기사작성일 : 2021-01-08 13:54:49
재활로봇을 탄다고 잔뜩 신난 필자의 모습. ⓒ김한얼 에이블포토로 보기 재활로봇을 탄다고 잔뜩 신난 필자의 모습. ⓒ김한얼
2017년 7월 18일, 나는 여느 직장인들처럼 출근 준비를 하고 있었다. 샤워를 시작한지 얼마 되지 않았을 때 갑자기 등에서 엄청난 통증이 느껴졌다. ‘잠시 누워서 쉬면 괜찮아지겠지’라는 생각에 곧장 침대로 향했지만 내 몸에는 이내 더 큰 고통이 다가왔다. 그렇게 나는 갑작스럽게 가슴 아래로 아무 느낌을 느낄 수 없고 움직일 수도 없는 하반신 마비상태가 되었다.

급히 응급실에 가서 MRI를 촬영하니 의사는 척추에 있던 혈관종이 터져 척추신경을 누르고 있으니 빨리 수술을 하자고 했다. 수술 말고는 다른 선택권이 없었기 때문에 나는 바로 수술을 시작했다.

긴 수술이 끝나고 주치의는 매일 아침마다 내 병실로 찾아와 발가락을 움직여보라고 했다. 하지만 하루 이틀 그리고 일주일이 지나도 내 발가락은 꿈쩍도 하지 않았다. 점점 의사의 얼굴은 굳어졌고, 나도 그 얼굴을 보며 뭔가 잘못되고 있다는 것을 직감했다.

며칠 뒤 주치의는 나에게 상태가 더 나아지지 않을 것 같으니 휠체어 타는 연습을 하라고 했고, 나는 현실을 부정하며 눈 떠있는 동안은 오로지 재활운동에만 전념했다.

그 기간 동안 나는 많은 재활보조기술들과 함께 했다. 로봇을 착용하고 트레드 밀을 걷는 재활로봇 워크봇(WalkBot)을 타며 보행연습을 했고, 기능적 전기자극치료기 (FES)를 통해 움직이지 않는 다리 근육에 매일 전기신호를 주었다. 그리고 걸을 수 있게 되었을 때는 오른쪽 발목의 족하수 (Foot drop)를 방지하는 AFO(Ankle-foot orthosis) 보조기를 착용하여 긴 시간동안 보행연습을 할 수 있었다.

그렇게 침대에서 시작된 나의 재활은 휠체어, 워커, 지팡이를 거쳐 결국 다시 걸을 수 있었고, 다친 지 1년이 되던 날 회사로 걸어서 복귀할 수 있었다. 재활보조기술이 나를 걷게 해주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내 재활기간에 이러한 기술들은 빠른 회복에 아주 큰 도움을 주었다.

삶의 질을 높여주는 첨단 과학기술

첨단 과학기술의 빠른 속도만큼 나의 재활은 놀라울 만큼 기적같이 진화했고, 엔지니어로서 나 스스로의 재활을 동기로 삼아 개발에 몰두하게 되는 반전을 맞게 된 것은 어쩌면 다행스러운 일일지도 모르겠다. 적당히 비현실적인 희망을 이제는 실현가능한 희망으로 바꿔가는 시대가 왔기 때문이다.

도로에는 자율주행 기능이 탑재된 차들이 누비고 있고, 의사들은 인간의 심장을 3D 프린터로 출력하는데 성공하기도 했다. 이러한 과학과 의료기술의 발전은 질병을 낫게 해줄 뿐만 아니라 삶의 질도 낫게 해주는 역할을 한다.

내 경험에서도 볼 수 있듯이, 장애인도 본인에게 맞는 재활보조기술이 있다면 삶의 질을 높일 수 있다.

파킨슨병으로 인한 수전증으로 식사를 제대로 하지 못하는 사람들에게는 손 떨림 보정 기술이 접목된 수저(LiftWare)는 안정적으로 식사를 할 수 있도록 도와주고, 하체 근력이 약한 사람들은 바지처럼 착용하는 젬스로봇(GEMS Hip)을 통해 보행하는 힘의 24%를 보조 받아 더 길고 빠르게 걸을 수 있게 되었다.

대소변을 참지 못하는 사람은 초음파 센서(DFree)를 배꼽에 붙이면, 대소변이 나오기 수십 분 전에 미리 휴대폰으로 알람을 주기도 한다. 뿐만 아니라, 미국의 앨런 머스크는 뇌에 동전만한 칩을 심어 몸의 신경 신호를 제어하는 뉴럴링크(Neural Link)라는 회사를 설립하여 치매, 파킨슨병, 척수손상 등을 치료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하고 수년 안에 상용화를 목표로 하고 있다.

이렇게 최신 과학기술의 발달로 우리가 알고 있는 장애는 더 이상 장애가 아닌 시대가 오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재활보조기술은 기술이 필요한 사람이 상대적으로 많지 않다 보니, 제품이 잘 알려지지 않아 정작 필요한 사람이 이를 모르고 지나치는 경우가 많다.

장애인을 위한 재활보조기술에 대해 알아보자

필자는 10년 넘게 공학과 의료기기 분야에서 엔지니어로 일했다. 그렇다 보니 장애인이 되고 나서 나에게 맞는 최신 보조기술은 무엇이 있는지 수시로 기술동향을 찾아보며 '임상실험이 얼마나 진행됐는지', '한국에는 언제쯤 출시하는지' 등을 알아보곤 한다. 나는 나에게 적합한 재활보조기술들이 내가 가진 장애의 불편함을 줄여줄 수 있다고 확신하기 때문이다.

앞으로 나는 칼럼을 통해서 장애인들에게 필요한 다양한 재활보조기술들에 대해 소개하고자 한다. 누군가에게는 불필요한 기술이 누군가에게는 사람을 살리는 기술이 될 수 있다. ‘Rego 재활연구소’와 함께 장애인의 삶의 질을 개선하는데 도움될 수 있는 재활보조기술에 대해서 알아보도록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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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니스트 김한얼 (rego.research@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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