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의 삶에 영향을 끼치게 되는 이상적인 생활 구조는 어떠해야 할까? 어떤 이는 월급 중심으로, 어떤 이는 기초생활수급비, 장애인연금 등 지원금 (이하 복지 연금) 중심 구조 등을 주장한다.

그렇지만 필자는 철저한 월급 중심, 즉 삶에 있어서 직업 생활이 뒷받침되지 않는 장애인의 생활 구조는 결국 실패하기 마련이라는 의견을 제시한다. 결론부터 요약하면, ”장애인의 생활은 ’월급 중심‘이어야“라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한 이유는 바로 이렇다.

직장생활은 보장하지만, 복지 연금은 챙겨주지 않는 것이 있다. 바로 ‘시간을 어떻게 활용하는가?’라는 답에는 직장생활과 월급은 답을 해 주지만 복지 연금은 절대로 답을 해주지 않는다.

장애인이 월급을 받아 생활한다는 것은 고정적인 수입 구조가 있다는 것과 일상을 지탱할 수 있는 기반이 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달마다 나오는 월급도 고정된 수입이라는 의미에서도 중요하지만, 일상을 지탱할 수 있는 기반으로서도 중요한 것은 있다. 장애인이 월급을 받아 정기적인 소득을 올리기 위해선 해야 할 일이 많기 때문이다.

매일 일정한 시간에 일어나는 것, 매일 같은 길로 출퇴근하는 것, 매일 같은 시간에 이렇게 저렇게 행동하는 것, 퇴근 후 자기계발을 할 수 있는 시간을 가지는 것 등이 있기 때문이다. 월급을 위해선 이러한 행동들을 ‘규칙적’으로 해야 한다.

지하철을 이용하여 바쁘게 이동하는 런던 시민들. ⓒWikimedia Commons

이러한 것을 ‘시간의 구조화 이론’이라고 하는데, 시간을 구조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역량이 있어야 자신의 상태를 잘 관리할 수 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간단히 생각해보라. 우리가 탈시설을 주장하는 이유가 반복된 일상, 변화가 없는 삶을 거부하는 것에도 그러했다는 것을. 직장생활은 반복되기는 해도 최소한 변화는 있는 삶인 것은 맞다. 매일 직장생활은 똑같이 벌어지는 날은 100% 없기에 그렇다. 매일 같이 다른 업무가 벌어지기 때문이다.

변화라고 해서 엄청나게 큰 변화만 있다고 생각해서도 안 된다. 같은 지하철을 타도 그 날 탄 열차의 차량 번호는 다르고, 같은 시간에 출근해도 상사의 기분은 매일 다르고, 매일 하는 업무는 제각기 다른 모습을 하고, 하다못해 매일 같이 먹는 점심 메뉴도 메일 조금씩 다르다. 이러한 것이 작지만 어쨌든 직장생활이 주는 ‘변화’인 것이다.

그렇지만 복지 연금은 다르다. 복지 연금은 ‘돈’에 대한 보장은 확실하다. 그렇지만 그에 걸맞은 ‘삶’에 대한 보장은 없다. 쉽게 말해 무엇을 할지 정해지지 않은 삶이라는 것이다.

경제적 기반이 있는 상황에서는 이것이 자유로운 삶이라는 의미이지만, 복지 연금에서는 그러하지 않다. 복지 연금을 지급할 정도라면 그의 삶은 최소한의 삶 이외에는 살만한 것이 없기 때문이다. 매일 같이 무위도식하면서 사는 것은 장애인의 삶에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 삶이 지루할 것이 뻔하기 때문이다.

특히 발달장애인이라면 월급을 중심을 한 수입 구조를 잘 갖출 수 있게 해야 할 것이다. 발달장애의 특성상 월급 기반의 삶은 최소한의 안전장치이기도 하다.

발달장애는 계속해서 무언가를 하면서 삶을 유지하지 않으면 퇴행에 이르게 되는 장애 특성을 보인다. 이러한 것을 거꾸로 생각하면, 무언가 계속하는 것이 있다면 장애 상태를 좀 더 좋게 할 수 있고, 더 나아가 자신의 발전에도 도움이 되는 것이다.

발달장애인이 계속 일을 하면서 생활하느라 ‘시간의 구조화’가 이뤄진다면 그의 삶은 좀 더 나아질 것이다. 월급이라는 고정된 수입 이외에도 장애 상태는 퇴행을 방지할 수 있고, 자신을 계속해서 관리할 수 있게 된다. 장애인이 구조적으로 매일 같지만 다른 삶을 사는 것은 그야말로 좋은 것이다.

복지 연금을 받는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발달장애인의 경우 주간활동 등이 있으므로 사정은 다르지만, 이러한 것엔 약간의 비용 문제나 대기 인원수 등 형평성 문제 때문에 쉽게 살기는 어렵다.

직장생활에서는 최소한 ‘계약 기간’ 안에는 특별한 문제를 저지르지 않거나 자신이 그만두지 않는 이상 계속 유지되므로 지속성은 있는데, 주간활동 등은 일정한 이용 기한이 지나면 계속 이용할 수 없다. 형평성 문제 때문이다. 즉, 지속적인 활동이 불가하다.

그 외에 복지 연금과 무위도식하는 삶과 결합하면, 발달장애인은 반복된 삶에 지루함을 느끼고, 결국 퇴행적인 삶을 살게 된다. 이러한 것이 결정적인 비극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하다못해 최근 코로나19 위기로 인하여 발달장애학생들의 교육 결손 현상이 발달장애학생의 퇴행등의 증상으로 또 다른 위기를 맞이하고 있다는 것을 직장생활에 대입하면 쉽게 생각할 수 있다. 고정된 직장생활은 삶의 결손을 방지하는 효과가 있다는 것이다.

발달장애 자녀의 부모에게도 발달장애인의 월급기반 생활은 좋은 것이다. 최소한 부모는 자녀가 노동하러 노동 현장에 간 동안 자신도 생계를 위하여 다른 노동을 하거나, 아니면 자신만의 시간을 보낼 수 있는 장점이 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그 시간에 돌봄을 굳이 할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필자의 부모도 필자와 같은 시각에 출근할 수는 있어도, 필자의 직장이 먼 거리에 있고 부모의 직장은 가까운 거리에 있어서 결국 같은 시간에 일이 끝나도 부모가 먼저 필자를 반겨준다.

필자는 하루 8시간 노동하므로, 적어도 부모는 8시간의 자신의 노동시간 또는 자신만의 시간을 보장받은 것이다. 게다가 필자는 인천에 거주하고 서울까지 통근하기 때문에 통근시간까지 계산하면 하루 12시간의 개인 시간을 필자가 부모에게 제공한 셈이다.

고정된 수입은 기본이고, 시간을 구조 있게 사용할 수 있으며, 부모 등 주위에도 돌봄 부담을 줄여주며, 발달장애의 퇴행을 방지하는 효과까지! 이래서 발달장애인의 수입은 월급 중심이어야 하는 이유는 무려 ‘4단 효과’를 가져다주는 것이다.

발달장애인의 성공적인 삶을 위해서는 결국 ‘월급 중심’의 삶을 사는 것이 중요하다. 그것이 발달장애인의 좋은 삶을 위하여 필요한 것이고, 월급 중심의 삶은 ‘4단 효과’를 불러일으켜 발달장애인의 이익을 불러온다. 복지 연금은 이러한 것을 불러일으킬 수 없다.

그래서 발달장애인에게도 월급 중심, 즉 고용은 중요한 것이다. 장애인고용공단의 조사 결과에 따르면 발달장애인 비경제활동인구가 10만 명을 넘는다고 한다. 이것을 5만여 명 수준으로, 즉 50% 더 경제활동에 참여하게 되면 그만한 발달장애인 삶의 질 진전이 있게 될 것이다. 그렇게 국가와 사회에도 이익이 될 것은 더욱더 그렇고.

발달장애인의 성공을 부르는 것은 결국 월급이 이끄는 ‘4단 효과’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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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계약 만료로 한국장애인개발원을 떠난 것은 시작일 뿐이었다. 그 이후 장지용 앞에 파란만장한 삶과 세상이 벌어졌다. 그 사이 대통령도 바뀔 정도였다. 직장 방랑은 기본이고, 업종마저 뛰어넘고, 그가 겪는 삶도 엄청나게 복잡하고 '파란만장'했다. 그 이전에도, 그 이후에도 파란만장했던 삶을 살았던 장지용의 지금의 삶과 세상도 과연 파란만장할까? 영화 'Everything Everywhere All At Once'는 픽션이지만, 장지용의 삶은 논픽션 리얼 에피소드라는 것이 차이일 뿐! 이제 그 장지용 앞에 벌어진 파란만장한 이야기를 읽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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