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류마티스성 피부근염으로 생긴 필자의 피부 상태. ⓒ신민섭

처음 장애 판정을 받을 때 일이다. 류마티스성 피부근염이라는 희귀난치성 질환을 가진 나는 내 장애를 증명하기 위해 좀 더 노력해야했었다. 왜냐하면 알려지지 않은 병증이기 때문에 병 자체에 대해서 설명해야했기 때문이다.

이미 나의 장애 정도에 대한 증명만으로는 부족했던 상황이었다. 그래서 진료를 받던 병원, 받았었던 병원, 재활을 시도했던 병원 등 여기저기를 다니며 진료기록을 받고 다시 재활 병원에서 운동 능력 및 작업 능력을 측정해야했다.

병원 측에서는 당연히 1급 소견으로 나왔다. 당시 혼자 침대에서 자세를 바꾸는 것도 마음대로 하기 힘든, 화장실을 가기위해 누군가의 도움을 받아야했던 상황이었기에 나는 당연한 결과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공무원의 입장에서 보는 '나'는 조금 달라 보였나 보다.

미래에 좋아질 수 있는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1급이 아니라 2급 지체장애를 받게 되었다. 납득하기 어려웠지만, 어쩌겠는가? 나는 내가 가진 질병과 장애를 완전히 설명하는데 실패했던 것이다.

근육병(나의 경우, 류마티스 피부근염)이라는 질병은 희귀한만큼 그 정도도 다르고 그 부위도 다양하다. 내가 근육병을 처음 얻었을 때, 연하장애(삼키지 못하는 장애)는 굉장히 희귀한 것으로 2010년도 당시 국내 최초 연하 장애 근육병이라는 이야기를 듣기도 하였다.

세월이 흘러 2021년이 된 지금 연하장애가 불과 10년 전보다 굉장히 증가하였다. 나의 경우, 꾸준한 재활 노력으로 어느정도 삼키는 기능을 회복하였지만 그럴 여지 조차 없는 경우도 많다.

또 그로인해 생기는 부수적인 어려움을 말로 다 설명하기 어려운 정도이다. 그래도 한가지 예를 들어보자면, 연하장애로 음식 섭취가 어려우면 당연히 신체 모든 기능이 떨어진다. 에너지가 부족하기 때문에 당연한 결과이다. 하지만 이것이 눈에 띄지는 않는다. 그저 본인만의 고통인 셈이다.

이런 식으로 근육병은 많이 알려지지 않아있다. 하지만 내가, 그리고 그들이 가진 장애는 '실제'이다. 우리들이 가진 어려움을 공감해주지는 않더라도 최소한 인정해주는 사회가 되었으면 좋겠다. 눈에 띄지 않는 장애도 있을 수 있다. 그들이 다 '가짜' 장애인인 것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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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민섭 칼럼니스트 2010년 희귀난치성 질환 류마티스성 피부근염에 걸려 후천적 장애를 얻게 되었습니다. 그로부터 10년을 오직 장애를 극복하겠다는 일념으로 살다. 2020년 삶의 귀인을 만나 장애를 받아들일 수 있게 되었고 나아가 장애인 인식 개선 강사로써의 삶을 시작하였습니다. 장애인 당사자로써, 근육병 환자로써 세상을 바라보며 느끼는 바를 전달하는 삶을 살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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