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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한 장애인 교류 물꼬 모색

에이블뉴스, 기사작성일 : 2020-12-22 15:47:38
12월 8일과 9일 양일간 독일 타보르대학교 베를린 분교에서 열린 남북장애인치료지원협의체 주최 '한반도 장애인 치료재활 교류협력  국제컴퍼런스' 장면. ⓒ서인환 에이블포토로 보기 12월 8일과 9일 양일간 독일 타보르대학교 베를린 분교에서 열린 남북장애인치료지원협의체 주최 '한반도 장애인 치료재활 교류협력 국제컴퍼런스' 장면. ⓒ서인환
대북 지원사업 또는 남북한 장애인 교류사업이 현재 고착상태다. 그 동안 국제 대북 지원 민간단체 중심으로 교류가 있었다. 중국으로 진출한 선교단체나 미국에 있는 한인 대북 민간단체에서 선교 활동으로 대북지원사업으로 출발하여 북한 장애인체육교류와 예술화동에서 먼저 교류가 이루어졌었다.

평양에서 세계 장애인 마라톤대회를 개최하기도 하였고, 독일 등에서 장애인 체육인 훈련 프로그램을 지원하기도 하였다. 북한은 인도적 차원의 지원이라 하더라도 지원이라는 단어에는 거부감을 보인다. 하지만 스스로 장애인 체육을 활성화하기에는 여력이 부족하다.

그래서 하계 장애인올림픽이나 동계 장애인올림픽에 북한 선수단을 파견할 경우, 경비를 지원하는 것을 허용하였다. 평창 올림픽에도 북한 선수단이 온 것을 우리는 기억하고 있다. 북한의 비핵화와 교류 활성화를 위해 한국의 노력으로 미국과 만남을 가지면서 남북 장애인 교류는 진전된 발전이 있을 것으로 기대되었다.

그러나 회담의 결렬은 오히려 교류의 악화라는 결과를 낳았다. 그나마 홍콩에서 청각장애인 농구단의 남북한 교류 친선 게임은 홍콩의 시위악화와 코로나로 취소되었고, 동경 올림픽마저 연기되면서 남북 교류는 교착상태에 이르렀다.

장애인 단체들은 남북 교류를 위해 서로 협력하기 위한 노력이 있었다. 국제 장애인 관련 단체활동에 북한을 참여시키는 것이었다. 네팔에서의 시각장애인 대회, 싱가포르에서의 국제장애인 컨퍼런스 등에서 조선 장애자 보호연맹과의 만남은 새로운 교류의 길을 여는 듯했다.

그러나 장애인단체는 북측이 기대하는 지원을 하기에는 역량이 부족하였고, 조선장애자 보호연맹의 수장이 실각하면서 연결고리마저 끊어지게 되었다. 심양의 심양원아사무소 리광선 원장이 조선장애자보호연맹의 수장이 될 것이라는 풍문은 있으나 아직 완전히 정리되지 못한 상태다.

북한도 유엔장애인권리협약을 비준하고 국가보고서를 유엔장애인권리위원회의 심의를 받아야 하는 과정에서 남측의 재활전문가와 김형식 전 CRPD 권리위원 등의 교류로 장애인 재활시설을 확충한다거나, 국가보고서를 작성하는 등의 교류가 있었다.

유엔장애인권리협약에는 국제교류에 대한 사항도 있고(32조), 북측에서도 인권 수준을 향상시켜 국격을 높이려는 노력이 있어 유엔장애인권리협약이 교류를 활성화하는 기폭제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는 것은 지금도 변함이 없다.

제네바에서 북한이 국가보고서 심의를 받을 때에 남측이 참관을 할 수도 있고, 유엔이라는 구조 속에서 북한의 장애인 실태와 정책을 파악하고 개선하는 데에 기여하는 길을 열 수 있기 때문이다.

북측은 다양한 남측 장애인단체를 아직 신뢰하지 않고 있다. 장애인단체이기에 협력을 하겠다는 것이 아니라 북측에 실제적으로 도움이 되는가가 기준이며 아직 검증이 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남북 교류에서 장애인 분야는 자연스럽게 그리고 정치적 영향에서 벗어나 인도적 차원에서 우선적으로 교류를 할 수 있는 분야이고, 북측에서 교류에 대한 허가를 받기에도 매우 유리한 분야이다.

남북한 장애인 교류를 위해 체육을 활성화할 것인가, 재활을 강조하여 학술적 지원을 할 것인가, 문화예술을 통해 교류를 강화할 것인가, 스웨덴처럼 복지사업을 지원하여 교류할 것인가 아직 방향은 없으나 종합적으로 상호 분야가 협력하여야 한다는 점에서 단체들 간 지원단을 구성하자는 의견이 있었으나, 주도하는 단체가 네트워크가 가능한가와 자기들의 고유사업 확장으로 사업 선점과 자신들이 장애인단체의 중심이라는 힘키우기로 이용되지는 않는가 하는 의구심에서 협력은 눈치보기에 그치고 있다.

이런 시점에서 남북장애인치료협의체가 통일부 법인을 허가 받으면서 장애인 당사자 단체협의가 아닌 전문가 단체가 치고 나온 것이 아닌가, 진정성이 아닌 사업을 통한 사회적 관심끌기는 아닌가 하는 경계심을 단체들로부터 받아왔다.

남북장애인치료협의체는 당장 북한과 네트워크를 가동할 수는 없으나, 국내에서 북한 장애인 관련 현황을 파악하고 협력방안을 모색하기 위한 세미나를 개최하였고, 지난 8일에는 행안부 지원으로 동독 타보르대학교 베를린 본교에서 국제 컨퍼런스를 개최하였다.

이번 컨퍼런스의 취지는 먼저 통일을 이룬 독일의 통일 30주년을 맞아 벤치마킹을 한다는 점과 국제협력 네트워크를 만든다는 의미가 있다. 북한에 장애인 체육 영웅이 있다는 점은 북한도 국제적으로 인정받는 것에는 큰 관심을 가지고 있다는 점과 체육 전문가 양성에는 재활체육이 필요하다는 점을 파고든 행사이다.

코로나 상황에서 독일에서 컨퍼런스를 개최하는 데에는 많은 노력이 있었다. 독일 주한대사관에서 인터뷰를 하고 심사를 바았으며, 독일 방역지침에 따라 참석인원은 13명으로 제한받아 온라인 세미나로 진행하였다.

8일 김경록 남북장애인치료지원협의체 이사의 독일의 협력으로 남북 교류의 문을 열고 싶다는 축사에 이어 Dr. Norbert Schmkdt 독일타보르대학교 총장은 영상축사를 통해 남북의 화합이 이루어지기를 소망한다고 하였다.

연규홍 한국 한신대학교 총장은 남북장애인 치료와 재활분야의 학술활동이 본격적으로 이루어지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극동대학교 총장, 박화서 독일중소기업연합회(BVMW) 한국대표 등도 축사를 통해 협력을 약속하였다.

김재균 남북장애인치료지원협의체 대표는 ‘남북장애인치료지원체의 대북 장애인 치료재활 교류협력 비전과 ICDK 개최 배경’이란 주제발표에서 독일의 역할이 중요함을 역설하였고, 독일 타보르대학교 Misun Han-Broich 교수는 '통독 이후 독일 의 복지 정책과 장애인 정책'이란 주제 발표에서 체계적인 재활치료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은 장애인의 장점을 개발하는 것으로 독일의 제도와 경험이 도움이 될 것이라고 했다.

통일의료연구세터 안경수 센터장은 ‘최근 북한 보건의료 체계 변화와 장애인 치료재활 분야에의 함의’라는 주제 발표에서 니즈를 파악하는 것이 중요한데, 북한 역시 장애인 치료재활에 관심과 역량을 본격적으로 준비하고 있어 협력분위기를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베를린 자유대학교 Werner Pfennig 정치학 명예교수는 ‘동·서독 및 통독 과정에서 사회·문화 분야 민간단체 교류협력 경험’이란 주제 발표에서 교착상태의 교류협력을 정부차원에서 풀어갈 수 있도록 하는 것은 민간단체의 역할이라고 했다. 민간의 노력과 의지가 국가정책에 반영될 것이기 때문이다.

라치프치히대학교 Jürgen Innenmoser 교수는 ‘동서독 간 장애인 재활체육 통합과 현재까지의 경과 고찰’ 주제 발표에서 재활 불모지 동독의 활성화에 기영한 당사자로서 삼자 다국적 협력이 남북교류에 큰 역할을 할 수 있다고 하였다.

네트워크를 연결하거나 협력의 장을 만들고, 남북교류로만 한정하지 않고 인도적 국제협력 차원에서 남북교류가 포함되도록 하는 것이 자연스러운 분위기 조성에 도움이 된다는 것이다.

그 외에도 한국재활치료기관협회 함현진 회장의 ‘한반도 장애인 언어치료 체계 정립을 위한 남북 간 언어치료 분야 교류협력 방안’ 주제 발표에서 당사자 중심 치료바우처제도가 도입되어야 한다고 하였다.

9일 한신대 특수체육학과 서연태 교수는 ‘심리운동치료와 남북 교류협력 방안’이란 주제 발표에서 심리운동치료도 협력의 주제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했고, 독일 장애인 올림픽 부회장이자 베를린자유대학 교수인 Gudrun Doll-Tepper 교수는 ‘동서독 간 장애인 재활과 체육 교류협력과 통합의 경험’이란 주제 발표에서 올림픽 대회에서 선수훈련에 재활체육이 필요함을 북한에 설명하고 지원한다면 자연스럽게 협력이 이루어질 수 있으며, 독일도 일익을 맡겠다고 하였다.

독일 베를린시티미션 통합지원부 Ismail Özcamur 부장은 장애인 복지격차를 통일 후 노력하여 같은 수준을 만드는 데에 많은 노력과 비용을 미리 준비한다면 줄일 수 있다고 하였고, 극동대 작업치료학과 김지현 교수는 ‘한국의 작업치료 이해 및 북한의 장애인 재활치료 발전 방안’이란 발제에서 북한 전문가 양성과 제도 정착, 국제협력이 과제라고 하였다.

마부르크 베덴코프(장애인단체) Regina Klawon 회장은 통독 장애인단체 현황을 소개하면서 북측 교류를 주선할 능력이 있다고 하였다.

대구대 직업치료학과 김환 교수는 ‘북한의 장애인 치료재활 분야 현황 및 남북 간 작업치료 교류협력 비전’ 발표에서 북한의 재활치료 시스템에 대해 소개하고, 북한의 장애와 재활사업의 콘트롤 타워인 조선장애자보호연맹은 해외 NGO 들과의 교류협력을 통하여 국제사회에 나오게 되었고 UN 장애인인권협약에 비준하고 보고서를 내게 되었다고 설명하고, 연맹의 이러한 노력에 대해 성원하고 지원을 보내야 한다고 강조하였다.

접촉 포인트는 조선장애자보호연맹이 분명한데, 공산당 산하라는 점에서 지지를 해야 하는지, 비판을 해야 하는지 의문은 있으나 지지적 자세가 교류의 물꼬를 열 것이라는 것이다. 지지를 하면서도 협력을 해서 북측 장애인의 인권이 향상되도록 역할을 하는 지혜가 필요하다.

이번 컨퍼런스를 준비한 김재균 대표는 참석한 독일 인사들이 남북 교류에 힘써 줄 인맥으로 역할을 해 줄 것을 요청하였고 협력에 대한 약속을 받아냈다. 북측 인사가 참석한 것은 아니지만, 다국적 협력 체계를 구축하였다는 점과 협력방안을 논의한 것은 매우 의미 있는 일이다.

조선장애자보호연맹은 정부 조직으로 NGO 협력은 예민하고 조심스러워한다. 그렇다면 전문가 단체들과 국제원조단체들의 지원으로 먼저 협력이 이루어지도록 장애인단체들이 역할을 하는 것이 우선되어야 한다. 북한도 당사자주의에 공감은 하고 있다.

이념적으로는 자립생활과 당사자주의를 인정하지만 당장 재활과 복지가 더 시급한 시대적 단계인 북한의 니드를 지원하는 것이 현재의 남북교류의 현실이 아닌가 한다.

어떤 형태이든 간에 북측과의 협력 네트워크가 만들어지고, 단계적으로 협력사업이 우선 시범사업으로라도 이루어졌으면 한다. 제3국에서 협력사업이 이루어져도 좋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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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니스트 서인환 (rtech@cho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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