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전담어린이집에 장애를 가진 아동이 다닐 수 있는 연령은 만 0~만 12세이다. 방과 후 대상이 아닌 경우 일반 어린이집은 취학 전 연령이다.

최근 장애전담어린이집을 운영하는 원장과 얘기를 나눴다. 운영상 가장 어려운 점이 무엇인지 물었다.

“장애전담어린이집에 다닐 수 있는 대상 아동 연령의 폭이 크다는 점입니다. 만 0세에서 만 12세까지 다니고 있어요. 그러다 보니 영아부터 중학교 1학년까지 다닐 수 있는 거예요.”

실제 이 장애전담어린이집에도 정원의 4분의 1 정도가 초등학생 이상의 유예 아동이다. 그러면 왜 이렇게 많은 유예 아동이 있는 것일까?

아이가 특수학교에 가게 되면 학교 끝나는 시간이 어린이집보다는 빠르다. 보호자 입장에서는 특수학교보다 더 오랜 시간 아이를 맡길 수 있는 교육기관에 보내고 싶은 것이다.

보호자는 경제활동이나 양육의 어려움으로 법적으로 만 12세까지 다닐 수 있는 곳이 있으니 장애전담어린이집에 아이를 맡기게 된다. 특히 주변에 운영과 교사들에 대한 좋은 입소문이 나 있는 경우에는 더욱더 그렇다.

자세 지지 의자. ⓒ사례제공 원장

대상 연령의 폭이 이렇게 크다 보니 크게 두 가지 애로사항이 있다. 첫 번째는 영유아하고는 신체적 발달 차이가 너무 크다는 점이다. 유예된 여학생 중에는 생리를 하는 경우도 있다.

둘째는 만 3에서 만 5세까지 누리과정 적용을 하다 보니 반 편성에 어려움이 있다는 점이다. 누리과정 적용 전에는 발달의 정도를 고려해서 반 편성을 했는데, 누리과정 적용으로 연령으로 반을 편성하다 보니, 손이 많이 가야 하는 중증의 아동을 한 교사가 맡아야 하는 경우도 있다.

장애전담어린이집에 다니는 대상 아동 연령의 폭이 크다 보니 유예된 아동의 경우는 어린이집에 머무는 보육 시간이 길다. 이는 아동에게도 바람직하지 않다. 부모의 애로사항도 이해는 하지만, 아동들은 가능하면 어린이집보다 더 많은 시간을 부모와 정서적 유대관계를 갖는 것이 발달에 가장 바람직하다.

또 유예된 아동에게 어린이집 환경과 갖춰진 교재·교구가 발달의 정도에 맞지 않을 수 있다. 물론 원에서는 환경 구성을 어떻게 할지 신경은 쓰겠지만, 유예 아동의 신체적 발달이나 그 외의 발달에 자극을 줄 수 있는 의미 있는 환경이 돼주지 못할 수도 있다.

위와 같은 문제점을 고려하여 보육사업지침에 장애전담어린이집 대상 연령을 일반 어린이집처럼 만 0세에서 만 5세로 변경할 필요가 있다. 이는 ‘아동 발달을 최우선으로 해야 한다’는 보육의 본질에 가장 충실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임에 틀림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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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순자 칼럼니스트 국제아동발달교육연구원을 운영하며 대학에서 아동심리, 발달심리, 부모교육 등을 강의하고 있다. 상담심리사(1급)로 마음이 아픈 아이와 어른을 만나기도 한다. 또 한 사람이 건강하게 성장하기 위해서는 부모와의 애착형성이 중요하다고 보고 부모교육 강사로 이를 전하기도 한다. 건강한 사회를 위해 누구나 존중받아야 한다는 생각으로 장애인, 다문화가정 등에 관심이 있다. 세계에서 장애통합교육을 잘하고 있다는 덴마크, 싱가포르 학자 외 일본, 헝가리, 인도 학자들과 국제연구를 한 적이 있다. 아이 발달은 아이들이 가장 사랑받고 싶은 대상인 부모 역할이 중요성을 인식, 박사논문은 아이발달과 부모 양육태도와의 관계에 대해 한국과 일본(유학 7년)을 비교했다. 저서로는 ‘아이가 보내는 신호들’ 역서로는 ‘발달심리학자 입장에서 본 조기교육론’ 등이 있다. 언제가 자연 속에 ‘제3의 공간’을 만들어, 읽고 싶은 책을 맘껏 읽으며 글 쓰면서, 자신을 찾고 쉼을 갖고 싶은 사람들을 만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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