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통합어린이집 실습 중. ⓒ최재석

내 강의를 들은 학생(S대 유아교육과 3년 최재석)이 코로나19로 어려운 상황에서 6주간 보육실습을 다녀왔다. 특수유아교육이나 재활치료 전공 학생 외에 유아교육학과에서 장애전담어린이집이나 장애통합어린이집으로 실습을 나가는 경우는 거의 없다.

그런데 최 군은 장애전담어린이집에 보육실습을 나갔다. 왜 장애전담어린이집을 택했는지 이유를 들어봤다.

“저는 어린 시절에 지역아동센터에 다녔습니다. 제가 다녔던 지역아동센터는 90%가 발달장애를 가지고 있었습니다. 초등학교 5학년부터 고3까지 방과 후에는 거의 매일 이들과 지냈습니다. 어린 시절 경험으로 장애를 가진 아이들에게 관심이 많습니다. 그 관심을 현장에 나가서 직접 부딪쳐 보고 진로를 생각해 보 싶어 장애전문어린이집을 택했습니다.”

아이들과 상호작용 중. ⓒ최재석

실습에서 만난 아이들은 5~9세로 뇌병변 장애, 자폐 스펙트럼, 발달장애를 가진 아이었는데, 발달장애아가 많았다. 영역별 발달 지연 정도는 경증부터 중증까지 다양했다.

교사들은 매일 반복적으로 인사하는 법, 신발 벗는 법, 정리하는 법, 용변을 보는 법 등을 자세하게 차근 차근 하나씩 알려준다. 비장애 아이들보다 시간이 더 많이 걸린다. 그런데도 교사들은 정성껏 아이들을 기다려주며, 사랑으로 아이들과 함께 한다.

“하루는 다른 유아들은 집에 돌아가고 한 아이가 남았습니다. 대체로 당직 선생님 한 분이 아이와 지냅니다. 그런데 제가 실습 갔던 장애전담어린이집에서는 달랐습니다. 교사 세 분이 아이 한 명을 위해 정말 즐겁게 놀았습니다.”

“바닷가 놀이로 바닥에 방수포를 깔고, 각종 물고기 장난감을 풀어 놓고, 책상으로 미끄럼틀을 만들어 유아를 튜브를 태워 놀이해주는 것이었습니다. 그 장면이 저에겐 충격적이었고, 가장 큰 배움이었습니다. 그 장면을 보고 저 또한 함께 즐겁게 놀았습니다.”

아이들과 함께 하고 싶은 꿈을 꾸고 있다. ⓒ최재석

실습을 마치면서는 선생님 한 분 한 분께 감사의 인사와 다짐을 했다.

“정말 귀한 일을 꿋꿋하게 견디시며 걸어가시는 선생님들께 깊은 존경을 보냅니다. 아이들이 있는 곳에서 다시 뵙겠습니다.”

최 군은 대학 졸업 후 특수교육 대학원도 고려 중이다. 최 군의 사례를 통해 어린 시절의 환경이 한 사람 발달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를 잘 알 수 있다. 만일 최 군이 장애가 있는 아이들과 같이 보낸 경험이 없었다면, 이들을 이해하고 관심을 두기 쉽지 않았을 터이다.

아이들에게 편견이 없는 시기부터 다양한 사람들과 함께 하는 경험을 하도록 해야 한다. 그 경험은 폭넓은 지견을 가질 수 있는 사람으로 성장ˑ발달하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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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순자 칼럼니스트 국제아동발달교육연구원을 운영하며 대학에서 아동심리, 발달심리, 부모교육 등을 강의하고 있다. 상담심리사(1급)로 마음이 아픈 아이와 어른을 만나기도 한다. 또 한 사람이 건강하게 성장하기 위해서는 부모와의 애착형성이 중요하다고 보고 부모교육 강사로 이를 전하기도 한다. 건강한 사회를 위해 누구나 존중받아야 한다는 생각으로 장애인, 다문화가정 등에 관심이 있다. 세계에서 장애통합교육을 잘하고 있다는 덴마크, 싱가포르 학자 외 일본, 헝가리, 인도 학자들과 국제연구를 한 적이 있다. 아이 발달은 아이들이 가장 사랑받고 싶은 대상인 부모 역할이 중요성을 인식, 박사논문은 아이발달과 부모 양육태도와의 관계에 대해 한국과 일본(유학 7년)을 비교했다. 저서로는 ‘아이가 보내는 신호들’ 역서로는 ‘발달심리학자 입장에서 본 조기교육론’ 등이 있다. 언제가 자연 속에 ‘제3의 공간’을 만들어, 읽고 싶은 책을 맘껏 읽으며 글 쓰면서, 자신을 찾고 쉼을 갖고 싶은 사람들을 만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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