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가 유행하기 바로 직전이었던 지난 2월 초에 어린이집 원장을 만났다. 그는 정부 부처 산하 공공기관에서 운영하는 장애통합어린이집을 운영했다.
오랜만의 만남이었기에 일상의 소소한 얘기부터 시작해서 장애통합어린이집을 운영했던 원장으로서의 소감 등에 대해 대화를 나누었다. 장애통합어린이집을 운영하면 원장으로서 가장 힘들었던 점을 물었다.
“장애통합어린이집에서는 교육진로위원회를 운영합니다. 이때 원의 입장이나 전문가 견해보다 부모의 의견을 가장 우선시한다는 것입니다. 부모는 아이가 어린이집 수료 후, 초등학교 진학 시 특수학교를 선택하기보다 대부분 일반학교를 선택합니다.”
특수아 전문가 입장에서 아이의 증상을 봤을 때 특수학교를 보내는 것이 아이를 위해 더 바람직하다고 판단되는 경우도 부모는 일반학교에 보낸다는 것이다. 원장은 이 점이 힘들기도 했지만, 안타까웠다고 했다.
그렇다면 부모들은 왜 특수학교가 아닌 일반학교를 선택하는 것일까? 대부분 사회적 편견 때문이라는 것이다. 물론 다른 경우도 있다. 예를 들면 다음과 같다.
최근에 K시에 살고 있는 장애아를 둔 엄마 얘기를 들었다.
“K시는 다른 시에 비해 특수학교가 많은 편이지만, 그런데도 기다렸다 가야 할 상황입니다. 저의 경우는 초등학교는 특수학교를 보내고 있지만, 중학교 이상은 특수학교가 많지 않아 일반학교를 보내야 합니다.”
부모가 기다려서까지 아이가 특수학교에 다니는 것이 아이 발달에 도움이 되리라 보고 특수학교를 보낸 경우이다. 또 중학교 이상도 특수학교를 보내고 싶지만 시설 부족으로 일반학교를 보내야 한다고 했다.
이런 부모가 많지 않다는 것이 어린이집 원장의 얘기다. 아이가 특수학교에서 전문적인 교육을 받는 것이 아이 발달에 더 도움이 되리라 판단되는 경우조차도, 부모는 다른 사람의 시선을 의식해서 일반학교를 선택한다는 것이다.
물론 아이의 장애가 경증으로 특수학교보다 일반학교에 보내 비장애아들과 함께 생활하는 것이 아이 발달에 도움이 된다고 판단될 경우는 당연히 일반학교를 선택해야 할 것이다.
그러나 특수학교의 전문적인 지원이 필요하다고 판단되는 경우임에도 불구하고 사회적 편견을 의식해 아이를 일반학교에 보내는 것은 재고해 볼 필요가 있다.
사회적 편견이나 부모의 체면을 생각하기 이전에 ‘무엇이 정말 아이를 위한 것일까?’라는 고민이 가장 우선되어야 한다. 잘못된 선택은 오히려 이후에 더 큰 대가를 치를 수 있음을 명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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