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를 내려보는 언덕 위 그림같은 집들. ⓒ트립닷컴

오늘은 캘리포니아에서 부촌으로 손꼽히는 소살리토를 갈 것이다. 소살리토는 한때 마약왕의 소굴이었고 각종 범죄의 메카로 유명하였으나 근래에는 아주 어마어마한 부자들이 모여 사는 곳으로 유명하다.

바다를 바라보고 있는 언덕 위에 그림 같은 집을 지어놓고 개인 요트를 이용하며 살고 있는 부촌이다. 특히 최근에는 젊고 예술적 감각이 뛰어난 아티스트들이 이곳에 갤러리와 공방 등을 운영하고 있어 감각있는 예술적 스팟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

가볍게 산책만 하여도 잉크를 뿌려놓은 듯한 에메랄드 빛 태평양 바닷물 위에 눈부신 햇살을 받아 하얀 요트들이 반짝거리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다. 요트들이 얼마나 많은지 대형마트 주차장에 차를 세워놓은 듯하다. 한적하면서도 감각적이고 뭔가 현대적인 느낌이 물씬 풍기는 곳이다.

내가 초등학교를 다니던 시절인 80년대 초만 해도 집집마다 자동차를 갖고 있는 경우가 그리 많지 않았다. 그래서 그때는 ‘자가용, 오너드라이버’라는 말을 쓰곤 했다. 지금 생각해보면 매우 흥미로운 일이다.

요즘은 다 차를 가지고 있고 한 집에도 2, 3대를 갖고 있는 경우도 흔하다. 또 자신이 직접 운전하는 경우가 많이 있기 때문에 자가용과 오너드라이버라는 말은 아주 옛말이 되어버렸다.

요트들 앞에서 필자. ⓒ안성빈

소살리토를 걷다보면 수많은 요트들을 볼 수 있는데 이것이 개인 소유이다. 차를 가지고 있는 단계를 넘어 요트를 소유하고 있는 부자들(요트 오너드라이버)이 이곳에 아주 많다는 것이다.

마음 같아서는 하얀 요트 위에 올라 푸른 태평양 바다를 항해하고 싶었지만 그것은 내 상상만으로 가능한 일이었다. 잠깐이지만 요트를 바라보며 요트의 오너드라이버가 되어 바람을 맞으며 항해하는 상상으로도 기분이 많이 좋아졌다.

소살리토는 그냥 걷기만 해도 왠지 분위기가 있고 럭셔리해지는 기분이 든다. 부자 동네라 그런가... 여기서 하나 팁을 소개하자면 미국에는 도로변에 차를 세워놓고 주차요금을 정산해야하는데 우리처럼 전자식 기계가 있는 것이 아니라 길가에 소화전 같이 생긴 막대기 하나가 서있고 그 위에 동전을 넣을 수 있는 기계가 달려있는 것을 볼 수 있다.

그것이 주차요금을 내는 기계인 것이다. 나는 처음에는 못 알아봤다. 우리처럼 뭔가 그럴듯하고 은행ATM 같은 정산기를 상상했는데 완전 실망이다. 너무 초라하고 볼품이 없다. 하지만 이것이 주차요금 정산기이니 실수 없기를 바란다.

여유로운 멋 소살리토. ⓒ웬디투어

소살리토를 방문한다면 바다가 휜히 내려다 보이는 레스트랑과 갤러리 그리고 커피숍이 많이 있으니 꼭 한번 들러서 마치 소살리토의 현지인 코스프레를 하며 여유롭게 차 한잔하며 시간을 보내기를 권하고 싶다. 물론 누가 봐도 관광객 티가 나겠지만 우리 스스로 마음이라도 현지인처럼 여유를 갖는 것도 좋을 것이다.

나는 노을까지는 보지 못했지만 그곳의 노을은 매우 유명하니 시간적인 여유가 있다면 일몰시간까지 기다려 미국 서부 태평양으로 해가 지는 모습을 바라보며 식사를 하는 것도 매우 좋을 것이다. 나는 LA와 샌디에이고에서 석양을 많이 보았는데 하늘을 온통 붉게 물들이는 그 일몰을 지금도 잊지 못하고 있다.

클램 차우더. ⓒ웬디투어

점심때가 되어 휠체어가 들어갈 수 있는 식당을 찾다가 이태리 식당에 들어갔다. 피자와 클램 차우더를 시켜서 먹었는데 매우 환상적인 맛이었다. 클램 차우더는 대합이나 가리비를 넣은 수프로, 대표적으로 맨해튼 클램 차우더와 뉴잉글랜드 클램 차우더가 있다. 맨해튼 클램 차우더는 대합이나 가리비, 소금에 절인 돼지고기, 토마토, 여러 채소를 푹 끓인 수프의 일종이다.

내가 미국 서부 여행기를 쓰면서 빼먹은 것 같은데 샌프란시스코에 방문할 예정이라면 클램 차우더를 강력 추천한다. 부드러운 맛이 일품이고 누구나 좋아할만한 맛이다. 전에 소개했던 피어39에서도 아주 유명한 집이 많다.

금문교와 골든게이트 공원 또 뮤어우즈, 소살리토는 한 코스로 묶을 수 있는 지역에 있다. 샌프란시스코 일정을 잡는다면 이렇게 묶어보는 것도 좋을 것이다. 소살리토는 샌프란시스코에서 배를 타고 들어가거나 자동차나 자전거로 많이 다니고 있다.<다음 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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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성빈 칼럼니스트 사지마비 장애인(경수손상 5, 6번)으로 현재 (사)로이사랑나눔회 대표이며 미국, 호주, 유럽 등을 자유여행한 경험을 본지를 통해 연재할 것이다. 혼자서 대소변도 처리할 수 없는 최중증장애인이 전동휠체어로 현지 대중교통을 이용하며 다닌 경험이기 때문에 동료 장애인들에게 도움이 될 것이다. 모쪼록 부족한 칼럼이지만 이 글을 통하여 우리 중증장애인들이 스스로 항공권, 숙소, 여행코스 등을 계획하여 보다 넓은 세계로 나아가기를 소망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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