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스베이거스를 알리는 대표적 현판. ⓒ픽사베이

샌디에이고에서 2박 3일을 보낸 후 나는 라스베이거스로 가기 위하여 LA로 다시 돌아왔다. 거기서 1박을 한 후 다음 날 아침 호텔 프론트에 휠체어가 탑승할 수 있는 택시를 불러 달라 요청해서 그 택시를 타고 40분 정도 달려 LA공항에 도착했다.

‘버진 아메리카’라는 항공사를 이용했는데 조금 저렴한 가격(1인 편도 8만원 정도)이라 우리나라 저비용 항공사를 생각하여 휠체어 승객에 대한 서비스가 열악하면 어쩌나.. 의심이 살짝 들었다.

모든 수속을 마치고 게이트 앞에서 기다리고 있는데 나는 아무래도 걱정이 되어서 게이트 앞에 있는 항공사 직원에게 이런, 이런 도움이 필요하다고 말하였다. 그 직원은 백인 중년 여성이었는데 나한테 아주 쿨하게 “아무 걱정하지마라, 우리는 당신과 같은 승객을 위한 모든 도움이 준비가 되어있다.”라면서 내 어깨를 두 번 툭툭 쳤다. 그녀의 말과 행동이 매우 믿음이 갔고 더 이상 마음 졸이지 않고 비행기 시간을 느긋하게 기다리다 탑승했다.

LA에서 라스베이거스 까지는 차로는 한 5시간 걸리고 비행기로는 1시간이면 도착한다. 날아가는 내내 창문에서 보이는 미국 서부 네바다 사막지대의 모습이 매우 인상적이었다. 우리나라에서는 볼 수 없는 나무가 하나도 없는 벌거숭이 모레 언덕 같은 산과 사막 그리고 선인장들이 그곳을 채우고 있을 뿐이다. 보고만 있어도 내 피부가 다 건조해지는 듯하다.

네바다 사막. ⓒ픽사베이

금세 라스베이거스에 도착했다. 공항 직원의 에스코트를 받으며 택시 승강장까지 아주 편히 나왔다. 직원의 에스코트를 받는 휠체어 장애인 승객은 나 말고 세 명이나 더 있었다. 그중 내 또래의 백인 남성이 기억이 남는데 친절하게 자신의 직업과 라스베이거스를 간단하게 소개해주었다. 내가 유심히 보는 것은 바로 팁이다. 과연 에스코트 서비스를 받으면 얼마의 팁을 줘야하나?

Tip 1. 여기서 잠깐 미국 팁문화를 소개하고자 한다, 나도 거기 현지인이 아니고 관광객으로 있다 알게 된 정보와 현재 미국에서 오래 거주하고 있는 지인으로부터 들은 정보를 설명하는 것이라 다소 차이는 있을 수 있겠다.

팁은 봉사료이다. 어떤 직원의 손을 통해 내게 서비스되었다면 미국에서는 팁을 줘야한다. 예를 들면 내가 식당에서 음식을 주문하고 종업원이 그 음식을 들고 내 자리까지 갖다 주었다면 종업원의 손을 거쳐서 내게 온 것이기 때문에 팁을 줘야한다.

푸드코트와 같이 또 맥도날드와 같이 내가 직접 음식을 가져온다면 팁을 줄 필요가 없다. 팁을 줘야하는 식당에서는 종업원들이 계속 다니면서 비어진 내 물컵에 물을 따라주고 뭐가 필요한지 계속 물어본다.

물론 강제 사항은 아니다. 그러나 대부분의 미국인들이 팁을 준다. 현지에 사는 지인으로부터 들은 얘기가 인상적이다. 어디 가서 팁을 어떻게 줘야하나 눈치를 살피려면 중년 백인 손님들이 어떻게 팁을 주나 보면 된다고 했다.

우리와 같은 여행객이나 젊은 사람들은 팁문화를 몰라서 못주거나 아니면 알아도 안 주는 경우가 간혹 있다고 했다. 이 말을 듣고 미국 여행 내내 내가 식당에서 식사를 한 후 중년 백인들을 살펴보니 정말 100% 팁을 놓고 가는 모습을 보았다.

LA 시내에서 이용한 택시. ⓒ안성빈

공항에서 장애인 승객 에스코트를 받은 나는 팁을 줘야하나 말아야하나 망설이고 있는데 아니나 다를까 내 지인의 말이 적중했다. 아까 언급한 백인 남성 휠체어 장애인은 서비스를 다 받고 택시 승강장에 도착하자 주머니에서 미리 준비해놓았는지 2달러를 꺼내어 그 직원에게 주었다. 나도 들은 대로 본대로 2달러를 직원에게 주었다.

미국 여행을 하다보면 예산이 조금 더 초과된다. 왜냐면 가는 곳마다 팁을 줘야하기 때문이다. 특별히 우리와 같은 휠체어 장애인들은 어디를 가든 도움을 받는 경우가 많이 생긴다. 나 같은 경우 호텔 직원을 불러 휠체어에서 침대로 옮기는 도움을 아침저녁으로 매일 받았다.

그냥 상냥하게 ‘땡큐’ 한마디 하고 지나갈 수도 있으나 내 지인의 말처럼 내가 정말 고마운 도움을 받았다면 팁을 주는 것이 좋은 것 같다. 미국 여행 시에는 1달러짜리 지폐를 많이 준비해 놓기를 권하고 싶다.

라스베이거스 공항 택시 승강장에 도착하니 각종 호텔의 셔틀버스가 손님을 기다리기 위해 잔뜩 대기하고 있었다.

Tip 2. 여기서 중요한 팁 하나 드리자면 라스베이거스 공항에서 우리가 아는 카지노 호텔들이 잔뜩 있는 메인 스트리트까지 가는 방법은 아주 쉽다. 손님을 태우러 기다리고 있는 각종 호텔 셔틀버스 대기하고 있다.

여러 호텔 셔틀버스가 대기하고 있기에 자신의 호텔명을 찾아 버스를 타면 되고 자신의 호텔 셔틀버스가 없다 하여도 미리 검색하여서 근처 호텔 셔틀버스를 탄다면 그 호텔에 도착하여 자신의 호텔까지 걸어가면 된다. 호텔들이 정말 밀집해있기 때문에 조금만 걸어도 된다.

라스베이거스 공항에서 이용한 호텔 셔틀버스. ⓒ안성빈

물론 무료는 아니다. 지금은 정확히 기억은 안 나는데 10-15달러 정도인 거 같다. 그 호텔셔틀버스 중에는 휠체어 리프트가 달려있는 버스도 있다. 나는 그것을 이용하여 라스베이거스 메인 스트리트로 들어갔다. 내 짐을 들어서 버스에 실어준 기사에게도 기분 좋게 팁도 주면서.. 이렇게 다른 사람의 손을 거쳤다면 팁을 줘야 하는 문화이다.

호텔에 도착하니 벌써 어두워졌다. 여행 책자에서 또 블로그 여행 후기에서 본 것처럼 체크인하는 줄이 얼마나 긴지 말로다 설명할 수가 없을 정도다. 나는 그래도 평일이라 이정도이지 금요일에 도착했다면 1시간 반은 기다렸을 것이다. 체크인을 마치고 짐을 방에 푼 후 저녁을 먹으러 호텔 식당으로 내려갔다.

나는 스테이크를 주문해서 기다리고 있는데 그곳 식당 분위기가 매우 낯설었다. 일단 우리나라와는 달리 조명이 매우 어둡다. 천장에 밝은 조명이 달려있는 것이 아니라 테이블마다 작은 스탠드 하나씩을 켜놓고 있어 메뉴판의 글자가 어두워 잘 보이지 않을 정도였다. 내 테이블을 담당하는 웨이트리스한테 불이 너무 어둡다고 했더니 테이블 가운데에 있던 작은 스탠드를 내 앞으로 끌어다 주었다.

거의 백인들만 잔뜩 모여서 뭐가 그리 신나는지 이야기를 나누며 식사를 하고 느긋한 저녁시간을 보내고 있는 모습이 매우 여유로워 보였다. 식사를 한 후 나는 카지노로 향했다.<다음 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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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성빈 칼럼니스트 사지마비 장애인(경수손상 5, 6번)으로 현재 (사)로이사랑나눔회 대표이며 미국, 호주, 유럽 등을 자유여행한 경험을 본지를 통해 연재할 것이다. 혼자서 대소변도 처리할 수 없는 최중증장애인이 전동휠체어로 현지 대중교통을 이용하며 다닌 경험이기 때문에 동료 장애인들에게 도움이 될 것이다. 모쪼록 부족한 칼럼이지만 이 글을 통하여 우리 중증장애인들이 스스로 항공권, 숙소, 여행코스 등을 계획하여 보다 넓은 세계로 나아가기를 소망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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