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과 새. ⓒ픽사베이

1994년에 노벨 문학상 수상자는 일본 작가 오에 겐자부로(大江健三郞)이다. 아들 오에 히카리(大江光)는 뇌의 선천적 결함으로 지적장애를 갖고 태어났다. 그는 아이 이름을 ‘히카리(빛’)라 지었다.

‘빛’이라는 이름은 짓게 된 연유는 프랑스 작가 시몬느 베이유가 쓴 ‘빛의 유래’를 다룬 책을 읽고서였다. 내용은 이렇다(양다오, 이야기하는 법). 천지 창조 때, 까마귀 한 마리가 땅에 떨어진 콩을 주워 먹으려 했다. 그러나 캄캄해서 찾아먹기가 힘들었다.

까마귀는 “세상에 빛이 있다면 콩이 잘 보이고, 쪼아 먹기 쉬울텐데.”라고 생각했다. 까마귀는 절실했다. 그랬더니 빛이 생겼다는 이야기이다. 유대인으로 세계대전을 겪으며 신념을 지킨 시몬느 베이유는 “진정한 희망, 기대, 소원은 간절히 바라고 기다린다면, 끝내 실현된다.”고 덧붙였다.

오에 겐자부로는 까마귀가 그랬듯이 아들의 앞날을 기대하고 희망을 갖고 지켜보았다. 그러던 중 아들 ‘히카리’가 유난히 새소리에 민감하게 반응한다는 것을 발견했다. 그 후 아들에게 음악적 환경을 만들어주고 경험하게 했다. 이러한 부모의 배려로 ‘히카리’는 작곡 뿐 아니라 오케스트라까지 지휘하는 음악가가 되었다.

악보. ⓒ최순자

아이가 무엇에 민감한지 발견하기 위해서는, 아이 행동과 마음을 살피는 부모의 관심이 필요하다. 관심을 한자로 쓰면 관계할 관(關)과 마음 심(心)이다. 한자 이야기를 꺼내는 것은 한 가지 일화가 떠오르기 때문이다.

동경 유학 시 전공과정 공부 전에 일본어 공부를 할 때이다. 단어와 어휘 시험문제에 마음 심이 들어간 단어가 있었다. 마음 심(心)자 마지막 획을 밖으로 썼더니 일본어 선생이 틀렸다고 했다. 왜 틀렸는지 물었더니, 마지막 획도 세 번째 글자와 같이 나란히 써야 한단다.

관심을 갖는다는 것은 마음에 관여한다는 것인데, 그 마음은 심장 두 개를 가슴에 품는 의미라 한다. 다시 말해 진심을 담아야 한다는 것이다.

지휘자. ⓒ픽사베이

정신분석가 이승욱 박사는 한 강연에서, 내담자가 상담받는 이유 대부분은 어린 시절 부모와의 관계가 그 원인이라 전한다. 그는 “자녀를 잘 키우기 위한 가장 현명한 방법은 자녀의 입장이 되어 보는 것이다.”라고 한다.

여기서 자녀의 입장이 되어 본다는 것은 공감한다는 의미이다. 공감을 잘하기 위해서는 아이가 보이는 행동뿐 아니라 이면의 마음을 읽어야 한다. 마음을 읽기 위해서는 진정성을 담은 관심이 필요하다.

오에 겐자부로는 지적장애로 태어난 아들 ‘히카리’를 관심으로 지켜보고, 재능을 발견하여 음악가로 키웠다. 그는 “기다리는 시간 속에 모든 것이 있다.”고 했다. 장애 정도에 따라 다르겠지만, 부모가 기다림과 관심을 갖고 아이의 행동과 마음을 읽어주길 바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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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순자 칼럼니스트 국제아동발달교육연구원을 운영하며 대학에서 아동심리, 발달심리, 부모교육 등을 강의하고 있다. 상담심리사(1급)로 마음이 아픈 아이와 어른을 만나기도 한다. 또 한 사람이 건강하게 성장하기 위해서는 부모와의 애착형성이 중요하다고 보고 부모교육 강사로 이를 전하기도 한다. 건강한 사회를 위해 누구나 존중받아야 한다는 생각으로 장애인, 다문화가정 등에 관심이 있다. 세계에서 장애통합교육을 잘하고 있다는 덴마크, 싱가포르 학자 외 일본, 헝가리, 인도 학자들과 국제연구를 한 적이 있다. 아이 발달은 아이들이 가장 사랑받고 싶은 대상인 부모 역할이 중요성을 인식, 박사논문은 아이발달과 부모 양육태도와의 관계에 대해 한국과 일본(유학 7년)을 비교했다. 저서로는 ‘아이가 보내는 신호들’ 역서로는 ‘발달심리학자 입장에서 본 조기교육론’ 등이 있다. 언제가 자연 속에 ‘제3의 공간’을 만들어, 읽고 싶은 책을 맘껏 읽으며 글 쓰면서, 자신을 찾고 쉼을 갖고 싶은 사람들을 만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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