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이 아닌 장애를 가진 사람의 문구. ⓒ최순자

“과연 누가 ‘정상’이고 누가 ‘비정상’인가. 성한 이들의 편견이 곧 ‘장애’ 아닐까? 그런 성한 이들이 ‘비정상’ 아닐까?(김녕, 인권 생각)” 어느 날 가족이 읽다 둔 책을 훑어보다 발견한 밑줄 그어진 문장이다.

장애인은 영어로 ‘능력이 없다’는 뜻의 ‘disabled’를 사용하지 않고, ‘다른 능력을 갖춘 사람’이라는 의미로 ‘people with different abilities’, ‘differently abled’라 쓴다.

또 ‘신체적으로 어려운 도전을 받고 있다’는 뜻의 ‘physically challenged’로도 표현한다. 이는 앞에서 인용한 책에서도 밝히고 있다.

그런데도 국내 검색 사이트나 관련 사전에서는 ‘불리하다’는 ‘handicap’이나 ‘능력이 없다’는 ‘disabled’, ‘disability’를 사용하고 있다.

베토벤. ⓒ네이버 어린이백과사전

독일의 루트비히 판 베토벤(1770~1827)은 전무후무한 대 음악가로 널리 알려져 있다. 그는 듣지 못했음에도 수많은 교향곡, 소나타 등을 작곡했다.

고정욱 엮음의 헬렌 컬러의 3일만 볼 수 있다면 표지 캡쳐. ⓒ최순자

미국의 헬렌 켈러(1880~1968)는 태어난 지 얼마 되지 않아, 듣지 못하고 보지 못하고 말하지 못하게 되었다. 헬렌은 대학 졸업 후 평생 자신과 같은 어려움을 가진 사람들을 위해 헌신했다.

강영우 저서의 내 눈에는 희망만 보였다 표지. ⓒ최순자

한국계 미국인 강영우(1944~2014) 교수는 중학교 때 불의의 사고로 시력을 잃었다. 그는 백악관 국가장애인권위원회 정책차관보와 유엔 세계장애위원회 부의장까지 지냈다.

세상에 알려진 능력이 아니더라도 신체적 어려움을 가진 사람이라 하더라도 각자 개인이 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고 있다.

이런 의미에서 ‘장애인’을 ‘특별한 능력을 가진 사람’이나 서강대학교 김녕 교수가 제안하는 ‘장애가 있는 사람’으로 부르면 어떨까. 김 교수는 “휠체어 장애인 OOO 씨” 보다 “휠체어를 이용하는 OOO 씨”라 부르는 게 낫다고 한다.

오스트리아 출신, 영국의 루트비히 비트겐슈타인(1889~1951)은 전설적인 철학자로 불린다. 그는 “내 언어의 한계는 내 세계의 한계이다.”라고 했다.

어른들은 이미 길들여져 있기 때문에 쉽게 고쳐 부르기 쉽지 않을 수 있다.

그러나 언어의 감수성을 갖추도록 노력하고 자기 세계의 지평을 넓혀보자. 편견이 덜한 어린이들에게는 교육을 통해 ‘장애인’이라는 말보다 ‘특별한 능력을 가진 사람’, ‘장애를 가진 사람’이라 부르도록 하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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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순자 칼럼니스트 국제아동발달교육연구원을 운영하며 대학에서 아동심리, 발달심리, 부모교육 등을 강의하고 있다. 상담심리사(1급)로 마음이 아픈 아이와 어른을 만나기도 한다. 또 한 사람이 건강하게 성장하기 위해서는 부모와의 애착형성이 중요하다고 보고 부모교육 강사로 이를 전하기도 한다. 건강한 사회를 위해 누구나 존중받아야 한다는 생각으로 장애인, 다문화가정 등에 관심이 있다. 세계에서 장애통합교육을 잘하고 있다는 덴마크, 싱가포르 학자 외 일본, 헝가리, 인도 학자들과 국제연구를 한 적이 있다. 아이 발달은 아이들이 가장 사랑받고 싶은 대상인 부모 역할이 중요성을 인식, 박사논문은 아이발달과 부모 양육태도와의 관계에 대해 한국과 일본(유학 7년)을 비교했다. 저서로는 ‘아이가 보내는 신호들’ 역서로는 ‘발달심리학자 입장에서 본 조기교육론’ 등이 있다. 언제가 자연 속에 ‘제3의 공간’을 만들어, 읽고 싶은 책을 맘껏 읽으며 글 쓰면서, 자신을 찾고 쉼을 갖고 싶은 사람들을 만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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