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2020년 예산이 규정상 의결이 끝나야 하는 시점보다 1주일 넘은 뒤에야 국회의 승인, 즉 통과되었습니다. 사실 이것도 정기국회가 끝나기 직전 자유한국당을 빼고 다 같이 처리를 겨우 끝낼 수 있던 것이었습니다. 자유한국당이 억지를 부리면서 제동을 걸었기 때문이죠.

예산안 규모를 보면 떡 하니 벌리고 좋은 것 같아 보입니다. 역대 최초로 500조원을 넘긴 예산이기 때문이죠. 그러나 속을 보면 사실 우리는 얻은 것이 없습니다. 복지/고용 등에 대한 예산이 무려 ‘1조원’이나 삭감당했기 때문입니다. 그 자리에는 사회간접자본 예산, 즉 SOC 예산이 들어가 있었습니다.

사실 내년은 총선 시즌이고 예산 조정 과정에서 재선을 위해 지역구에 ‘예산폭탄’을 안기겠다는 국회의원들의 열망이 너무 컸습니다. 특히 ‘당 중진’이나 ‘실세’들은 더 그랬습니다.

절대로 자유한국당(당시에는 새누리당)이 당선될 리가 없다고 평가받는 전라남도 순천에서 그 당의 이정현 의원이 당선되었던 비결도 “내가 소위 ‘친박’이니 ‘예산폭탄’ 가져오겠다!”라는 논리 때문이었습니다. 물론 박근혜의 ‘단물’이 이미 다 빠졌고 자신도 자유한국당에서 ‘축출’되다시피 한 운명이 되었기에 이정현이 다시 당선될 일은 없을 것입니다.

지역구 국회의원들의 ‘예산폭탄’의 대부분은 지역개발 이슈이고, 그래서 가시성이 센 SOC 예산이 대폭 증액된 것입니다. 그러나 우리는 여기에서 의문을 제기할 시점이 되었습니다. ‘장애인을 위한 예산폭탄’은 정녕 없는 것인지 말입니다.

지역구에서 장애인 표가 영향을 끼칠 것이라는 생각을 하는 정치인은 거의 없습니다. 지역구에 장애인 인구가 몇 명인지도 모를게 뻔합니다. 결국 장애인 표가 결집되려면 ‘정당투표’에서 결집되어 심판되어야 할 것입니다.

그런데도 국회에서는 정치인들이 ‘장애인 예산 증액하면 장애인 관련 표를 더 얻겠지’라는 ‘정치공학’적 발상을 하는 정치인도 못 봤습니다. 차라리 ‘정치공학’이라도 좋으니 얻을 것은 얻고 싶다는 발상입니다. 내년 선거 시즌이니 결국 ‘지역구 표’를 위해서 장애계가 희생당한 것이나 다름없습니다. 장애인들의 표는 표가 아니란 말인가요?

냉정히 말해서 우리가 ‘권리’, ‘필요’ 이런 단어를 외쳐도 쟤네들은 그런 단어가 사전에 없어서 ‘장애인을 위한 예산폭탄’이 나올 리가 없습니다. 쟤네들을 설득시키려면 우리도 솔직히 ‘이렇게 하면 표가 되고 돈이 된다’는 논리를 연구해서 ‘잘 써먹어야’합니다. 정치인들은 절대로 ‘권리’ ‘필요’ 때문에 예산을 늘리지 않기 때문입니다. 만일 ‘필요’ 때문에 증액된다면, 그것은 대부분 군부의 압력이 센 국방예산이나 지역구 예산만 그럴 것입니다.

주사위는 던져졌고, 2020년 총선에서 우리가 장애인 관련 예산 증액을 요구하기 위해서는 2가지 조건이 있어야 합니다. 장애계 비례대표 진출, 그리고 ‘정당투표를 통한 장애계 표 결집’ 이 2가지가 있어야 할 것입니다. 더 좋은 시나리오는 그 장애계 비례대표 의원이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즉 예결위에 진입하는 것입니다. ‘예결위’에 있으면 증액이 더 편리하거든요.

우리가 21대 국회에서 장애인 예산의 장애계 요구 수준 증액을 위해서는 결국 장애계의 표 결집을 통해 ‘장애인들이 뭉치면 당신들 운명이 달라진다’라는 메시지를 전달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지역구 투표로는 어렵고, ‘정당투표’에서 집중적으로 보여주는 것이 필요합니다. 비례대표 선출은 ‘정당투표’ 결과에 따르기 때문에, 대단히 중요한 전략적 포인트라고 할 수 있습니다. 우리가 ‘정당투표’에 집중해야 하는 이유입니다.

정치권에도 조언을 드린다면, 표를 얻기 위해선 ‘장애인을 위한 예산폭탄’을 안길 각오를 해야 합니다. 장애인에게도 예산 폭탄이 안겨져야 ‘표’를 얻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장애계에서 다들 요구하고 있으니 얼마큼인지는 쉽게 계산하실 수 있을 것입니다.

2020년 총선의 장애인들의 선택은 이제 단 하나의 질문에 답하면 됩니다. “우리에게 ‘예산폭탄’을 안길 힘 있는 주요 정당은 어디인가?”에 달려있습니다. 다만 개인적 평가는 자유한국당은 이미 탈락이라는 것입니다.

그들의 과거 행보를 보면 장애인을 위한 예산폭탄은 대부분 스페셜올림픽코리아 같은 자기네들 잇속 차리는 증액이 될 것이 뻔합니다. 그리고 그 당의 정치인들은 장애인 비하발언 전력이 대단히 ‘화려하기’ 때문에 더욱더 안 되는 것입니다.

2022년 예산안 이후부터는 장애계의 예산 증액 요구 시위를 보고 싶지 않습니다. 그러한 일에 ‘마침표’가 필요한 시점입니다. 언제 가서야 장애인 관련 예산 삭감 공포를 느끼지 않아도 좋은 날이 올까요?

2020년 4월 15일에 달려있기는 합니다. ‘장애인을 위한 예산폭탄’을 안길 정당에 정당투표를 하는 행동으로 확실히 ‘심판’합시다. 우리는 민주국가이고 우리는 ‘한 표’를 통해 그 압력을 행사할 수 있습니다. ‘장애인을 위한 예산폭탄’을 안길 정당에 정당투표를 하는 투쟁으로 장애계 예산 증액 투쟁에 마침표를 찍읍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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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계약 만료로 한국장애인개발원을 떠난 것은 시작일 뿐이었다. 그 이후 장지용 앞에 파란만장한 삶과 세상이 벌어졌다. 그 사이 대통령도 바뀔 정도였다. 직장 방랑은 기본이고, 업종마저 뛰어넘고, 그가 겪는 삶도 엄청나게 복잡하고 '파란만장'했다. 그 이전에도, 그 이후에도 파란만장했던 삶을 살았던 장지용의 지금의 삶과 세상도 과연 파란만장할까? 영화 'Everything Everywhere All At Once'는 픽션이지만, 장지용의 삶은 논픽션 리얼 에피소드라는 것이 차이일 뿐! 이제 그 장지용 앞에 벌어진 파란만장한 이야기를 읽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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