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키스탄의 1호 시각장애인 판사인 유사프 살림씨. ⓒ아랍뉴스닷피케이

오늘 소개하는 세계속의 인물은 파키스탄 법원의 역사를 쓰고 있는 청년 판사이자 시각장애인인 유사프 살림씨입니다.

살림씨는 올해 26살로 2018년 파키스탄의 대법원을 뒤흔든 인물입니다. 현재 살림씨는 파키스탄에서 최초로 임명된 시각장애인 판사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살림씨가 활동하는 파키스탄은 인구 2억명의 대국으로 남아시아에 위치해 있습니다. 국가의 정식 명칭은 파키스탄 이슬람 공화국으로 회교권 문화를 가지고 있는 나라입니다.

살림씨는 파키스탄 대법원으로부터 판사로 일할 수 있는 임용장을 받기까지는 우여곡절이 있었습니다. 그는 2014년 펀잡 대학 법학과를 졸업했으며, 2017년 예비 법학도들 6500명과 함께 치른 시험에서 최고 점수를 받았습니다.

살림씨는 우수한 성적으로 판사 임용을 위한 최종 면접까지 갈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그 해 그는 면접에까지 올라갔지만 21명의 최종 후보자들 중에서 탈락하게 됩니다.

임용 탈락의 이유는 명백했는데 살림씨가 시각장애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파키스탄 법원은 시각장애인이 어떻게 재판을 할 수 있겠는가 하는데 의견을 모았고 그에게 기회를 주기를 주저했던 것입니다.

그때 당시 살림씨의 이야기는 세간의 화제가 되었습니다. 2018년 살림씨의 임용탈락에 대하여 파키스탄 대법원이 개입하게 됩니다.

대법원은 장애로 인해 재판을 할 수 없다는 것은 파키스탄의 헌법과 인권에 위배된다고 판결을 내립니다. 이에 따라 살림씨는 판사에 임명될 수 있는 길이 열리게 됩니다.

법원은 대법원의 결정에 따라 살림씨가 판사로 일할 수 있는 자격이 충분하다고 판단하고 판사 임용을 결정하게 됩니다. 그는 2018년 6월 26일 판사에 임용되고 선서를 함으로써 최초의 시각장애인 판사로 기록되었습니다.

몇 년간의 기다림 끝에 판사로 일할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된 살림씨는 대법원의 결정에 감사를 표했으며 일할 준비가 되었음을 사람들에게 알리기도 했습니다.

살림씨는 라헤로 출신으로 공인회계사인 아버지가 있습니다. 그는 또 5남매의 막내이며 위로 4명의 누나들이 있습니다.

살림씨의 누나들 중 두명이 시각장애인입니다. 사이마 살림씨는 <파키스탄의 헬렌켈러>라는 별칭이 있으며, 파키스탄의 최초의 시각장애인 공무원이라는 기록을 가지고 있습니다.

사이마씨는 외교부에 속해서 뉴욕과 제네바등에서 유엔대사로 근무했던 인물입니다. 또 다른 시각장애인 누나는 현재 대학에서 교수로 일하고 있습니다.

살림씨의 가정환경과 형제들의 활동을 살펴보면 이들은 파키스탄에서 시각장애를 넘은 명문가 집안으로 자리하게 된 것 같습니다.

특히 여성들의 사회적 활동이 매우 제한된 파키스탄에서 두 시각장애 여성들이 학자로, 유엔대사로 활동하는 것은 살림씨가 판사로 나가는데 큰 지원이 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을 필자는 해 봅니다.

살림씨를 비롯한 그의 누나들은 파키스탄 장애인들의 인권 신장과 장애인식 개선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는 활동을 할 뿐만 아니라, 파키스탄의 장애인 활동의 롤모델이 되고 있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필자는 살림씨와 형제들의 사회활동이 이들에게만 머무는 것이 아니라 더 많은 장애인들에게 교육의 기회제공과 사회참여의 폭이 확대되길 바라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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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해영 칼럼니스트
밀알복지재단 희망사업본부 본부장이자, 국제사회복지사로 1990년 이후 해외에서 활동하고 있다. 14년간의 보츠와나 봉사활동 후, 미국에서 사회복지학을 전공했다. 2021년 "케냐 무허가정착지 취약계층 선교 방안" 으로 박사 학위를 받았으며, 2022년 부터 케냐에 거주하면서 지역개발 사업을 주도하고 있다. 본 칼럼은 해외 장애인물과 관련된 사회적 복지적 이슈들을 소개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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