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무기개발 체계와 한국의 무기개발 체계를 보면 한 가지 결정적 차이가 있다. 미국은 무기 개발 도중 문제가 생기거나 개량 요구가 발생하면 그것을 보완한 기존 버전의 업그레이드 버전 형태로 발전시키는 과정이다.

반대로 한국은 문제가 생기면 그 계획 자체를 폐기하는 특성이 있다. 미국은 발전하는 모델을 채택한 것이고, 한국은 철저히 완성된 모델을 선호한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래서 무기 획득 과정에서 보면 미국은 ‘발전형’ 방식의 하나의 모델을 도입을 먼저 진행하고, 그 뒤 문제점이 드러나면 그것을 폐기하지 않고 보완 버전을 개발하여 개발된 무기를 획득하고 개량한다.

반대로 한국은 K-2 전차 동력장치(전문용어로 ‘파워 팩’이라고 한다.) 도입 결정 과정의 논쟁처럼 ‘완성형’ 방식으로 처음부터 완성된 결과를 추구하다보니 수정 보완 작업이 잘 되지 않는 것이다.

갑자기 무기 개발 이야기는 왜 했을까? 사실 발달장애인 일자리 문제도 이와 비슷한 논쟁을 치르고 있기 때문이다. 많은 발달장애계에서는 ‘처음부터 완성된 발달장애인 고용의 이상적 모델’을 추구하고 있는 편이다. 그러나 그러한 과정을 도입하는 것은 대단히 잘못된 모델 추구다.

실제로 필자가 경험해봤기에 더 잘 알지만, 장애인 고용 모범기업에서도 부적응이나 퇴출되는 장애인 노동자들이 있다는 사실은 중요하다. 장애인 고용을 처음부터 완성하려는 문제가 가끔 부작용을 낳고 있는 것이다.

발달장애인 고용 문제는 가끔 실패를 낳기도 한다. 야심차게 고용을 시도했지만 업무능력이나 부수 역량 부족 문제, 기존 직원들과의 화학적 결합의 실패, 매니지먼트의 실패, 행정시스템 상 문제로 인한 실패 등의 실패사례가 발생한다.

발달장애인 고용을 실패했다고 기존 모델을 고수한 가운데 재시도 할 경우, 다시 실패할 가능성이 더 높다. 이러한 실패가 연속될 경우 결국 ‘발달장애인은 고용해봤자 소용없다. 돈 낭비다!’ 같은 편견에 싸인 주장을 낳게 될 것이다.

이러한 일이 장기적으로 지속되면, 발달장애인 고용은 더 멀어지는 것이다. 이러한 문제는 장기적으로 극복되어야 하는 문제다. 발달장애인 고용 실패 사례를 부끄러워하지 않고, 오히려 발달장애인 고용의 또 다른 연구 사례로 삼는 등 발전적인 전략이 필요한 것이다.

한국 사회의 또 다른 문제는 실패를 인정하고, 실패를 극복하고 새로운 도전을 자극하는 문화가 아니라는 것이다. 즉, ‘패자부활전’의 개념을 잘 인정하지 않는 것이다. 그러나 발달장애인 고용도 실패한 사례도 있기 때문에, 실패 사례를 숨기는 것은 결국 발달장애인 고용에 마이너스가 된다.

발달장애인 고용 실패나 부적응 사례 등을 부정적으로 생각하고 발달장애인 고용의 포기는 절대 있으면 안 된다. 오히려 발달장애인 고용 실패나 부적응에서 드러난 특성이 개인적 특성일 경우에는 개인에 대한 지원을, 구조적 문제일 경우에는 구조의 수정이 더 필요한 것이다.

앞으로 발달장애인 고용은 ‘완성형’ 이 아닌 ‘발전형’의 과정으로 발전하는 것이 대단히 중요하다. 처음부터 완성된 모델은 있을 수 없기 때문이다.

발달장애인 고용의 모범 사례가 ‘완성형’인 사례는 앞으로도 주의해야하는 모델이다. 그쪽에서 실패사례가 발견될 경우, 실패라는 이미지 때문에 문제가 생긴다. 반대로 ‘발전형’ 모델일 경우에는 앞으로도 수정/보완을 통해 앞으로도 무언가 새로운 시도를 하면서 발전해나가는 과정에 놓여있기 때문에 문제가 생기지 않는다.

기업들도 발달장애인 고용의 실패사례를 숨기고 성공사례 위주로만 홍보하는 것은 당장에는 도움 될 수 있어도 장기적으로는 실패하는 과정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 오히려 실패 사례를 바탕으로 새로운 도전이나 개선 사항을 도출해내는 것이 더 좋은 역량이라고 할 수 있다.

창업을 시도하는 자들은 창업 성공모델을 금과옥조처럼 여기지만, 사실 창업 실패 사례도 귀담아 들어야하는 문제라고 할 수 있다. 실패하는 것에서 배우지 않으면 위기 상황이나 문제점을 극복할 수 없다.

“첫 술에 배부르랴?”는 말이 있다. 처음 시작하였을 때 곧바로 성공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시행착오도 거치고 발전하는 과정이 있어야 진짜로 성공적인 모델이 나오는 것이기 때문이다. 발달장애인 고용도 마찬가지다. 시행착오도 겪어보고, 문제점도 나오는 등의 개선 노력이 더 필요한 것이다.

발달장애인 고용은 현실적으로 성공보다는 실패가 더 많을 것이다. 처음 시도하자마자 곧바로 성공하는 케이스는 적다. 있다면, 나중에 실패하게 될 가능성을 감안해야 할 것이다. 고용 창출이 이제 고용 유지로 이어질 수 있도록 하는 전략적 문제가 이제 새로운 과제가 될 것이다. 물론, 지금은 발달장애인 일자리 창출이라는 ‘양적 성장’이 더 먼저 해결되어야 하는 이슈인 것은 사실이다.

발달장애인 고용, 첫 술에 배부를 수 없다.

-장애인 곁을 든든하게 지켜주는 대안언론 에이블뉴스(ablenews.co.kr)-

-에이블뉴스 기사 제보 및 보도자료 발송 ablenews@ablenews.co.kr-

2015년 계약 만료로 한국장애인개발원을 떠난 것은 시작일 뿐이었다. 그 이후 장지용 앞에 파란만장한 삶과 세상이 벌어졌다. 그 사이 대통령도 바뀔 정도였다. 직장 방랑은 기본이고, 업종마저 뛰어넘고, 그가 겪는 삶도 엄청나게 복잡하고 '파란만장'했다. 그 이전에도, 그 이후에도 파란만장했던 삶을 살았던 장지용의 지금의 삶과 세상도 과연 파란만장할까? 영화 'Everything Everywhere All At Once'는 픽션이지만, 장지용의 삶은 논픽션 리얼 에피소드라는 것이 차이일 뿐! 이제 그 장지용 앞에 벌어진 파란만장한 이야기를 읽어보자!
저작권자 © 에이블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