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달장애인 일자리 논쟁 중 하나는 “탕수육을 먹을 때, 소스를 부어서 먹어야 하는가, 소스를 찍어서 먹어야 하는가?”하는, 이른바 ‘부먹찍먹’급 논쟁이 있다. 바로 발달장애인 일자리 정책 주도권이 어디에 있느냐에 대한 문제이다. 앞에서 서술한 어법대로 풀어쓰면 “정부가 주도권을 쥐어야 하는가? 민간이 주도권을 쥐어야 하는가?”이다.

사실 이 문제는 그 ‘부먹찍먹’급 논쟁처럼 답이 없는 것이다. 필자의 ‘부먹찍먹’의 입장은 “일단 하나 더 먹고 생각한다”는, 더 황당한 결론이기는 하지만 그렇다.

발달장애인 일자리 논쟁에 있어서 정부와 민간의 주도권 다툼은 어쩔 수 없는 운명이다. 민간은 실행을 할 수 있고 정부는 그 밑바탕을 제공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공교롭게도 정부나 민간 모두 발달장애인 고용에서는 서툰 모습을 보여주는 일이 더 많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정부는 발달장애인 노동자 육성과 유지에 있어서 정책적 오류를 저지르고 있고, 민간은 발달장애인 일자리 확대에 ‘그나마 적극적’인 것이 아직도 ‘뉴스거리’일 정도인 상황이기 때문이다. 즉, 누구도 이 주도권을 확실하게 쥘 열쇠를 장악하지 못한 것이 현재의 문제점이라고 할 것이다.

장애계의 입장도 상당히 논쟁적이다. 장애인 운동 진영에서는 공공일자리 확대를 요구하지만, 공공일자리 이외의 일자리 정책 대안이나 민간의 고용활성화 촉진에 대한 입장을 가지지 않고 있는 문제가 있는 것이 대표적이다.

사실 필자는 장애인 운동 진영의 공공일자리 확대 주장에 대해 대단히 비판적인 입장임을 밝힌다. 사실 공공일자리 확대는 당장은 쉬운 방법 같아 보이지만, 사실 이것을 실천하려면 정부의 예산 편성 전쟁을 치르고 나서야 얻어낼 수 있다는 단점이 있고, “세금으로 일자리를 만든다”, “이런 식으로 일자리를 만들면 정부의 일자리 정책은 실패라고 인정하라”고 주장할 일부 정치권의 반발을 뚫어야 하는 것이 바로 그것이다.

그리고 그 반발을 할 정치권 세력의 핵심 인사가 장애인 부모임에도 그 정치권 세력의 최근 행보를 보면 반발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 우려스러운 것이다. 이러한 사회적 요구에도 불구하고 현 정부에서 추진하면 “현 정부를 심판한다”라는 명목으로 거부 투쟁을 할 것이 최근 행보에서 드러나기 때문이다.

그리고 장애계에서 주장하는 공공일자리 정책도 사실은 공공일자리가 아니라는 단점도 있다. 상당수 일자리가 국가기관, 공공기관, 공기업등 정부 관할 기관에 소속되는 것이 아닌, 소속 기관이 장애인자립생활센터 등 장애계에 있다는 것이 문제라고 할 것이다.

사실상 유급 활동가를 정부 예산으로 고용하겠다는 심산이어서, 사실상 장애계가 정부의 지원금을 받으면서 정부 정책에 비판적인 행보를 보일 가능성이 존재하기 쉬운 이상, 정부도 이러한 방식은 난색을 표할 가능성이 높다.

물론 발달장애인 공공일자리는 필요한 방법은 맞다. 이러한 우려를 극복하기 위해선 장애계도 한발 양보할 필요도 있다. 또한 세금으로 일자리를 만든다는 사실을 잊지 말고, 무작정 확대를 요구하는 것도 좋은 전략은 아니다.

가장 이상적인 발달장애인 공공일자리 정책은 ‘징검다리 일자리’형태여야 한다. 정부는 취업 능력이 있는 발달장애인을 선발하고 직업 역량을 키울 수 있는 기회를 부여하여 ‘최고의 직업 알선자’ 역할을 수행하는 것이 가장 올바른 방법이다. 그 와중에 정부가 고용주가 되어 민간 기업으로 치면 ‘인턴’ 방식으로 진행하는 것이 옳다고 필자는 주장한다.

그렇게 진행하여 선발되고 검증된 발달장애인을 국가가 민간 기업이나 공공기관, 공기업 등에 장애인 일자리가 필요할 경우 이직하여 정착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이 가장 올바르고 문제가 없는 것이다.

민간도 이러한 방식으로 선발된 발달장애인을 적합한 직무에 적극 고용하여 민간과 정부의 선순환 방식의 일자리 정책 구조를 형성하여야 할 것이다.

결국 필자가 주장하는 발달장애인 일자리 정책의 주도권 논쟁의 결말은 ‘부먹찍먹’ 논쟁처럼 답이 없이 끝났다는 이야기가 될 것이다. 사실 그래야 맞는 문제다. 정부와 민간 모두 오류를 저지른 사례가 있고, 양측이 서로 ‘패권주의’를 부릴 가능성을 상호 견제할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그래도 굳이 편을 들라고 하면 민간의 손을 들어주고 싶다. 정부가 고용을 확대한다 해도 수적으로 수용할 인원은 부족하고, 다양성을 보증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발달장애인 일자리 현장은 대부분 민간에 있어야 할 것이기 때문이다. 정부에 있어야 한다면, 공공기관이나 공기업 등에서 고용하는 방법이 옳다. 관청이라고 불리는 기관에 고용할 경우에는 ‘공무직 노동자’ 형태로 고용한다고 생각해도 된다.

특히 이러한 선순환 구조를 통해 장애인 고용률 향상과 장애인 고용 저조기업/기관 수 감소가 최고의 목표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발달장애인 공공일자리 제안은 이제 ‘발달장애인 징검다리 일자리’로 정리될 수 있게 하고, 최종적으로 가야하는 직장은 민간 기업이나 공공기관, 공기업이 될 수 있게 해야 한다. 장애계의 입장을 이해하지만 이번에는 정책 설정은 실패했다고 본다.

여담: 지난번에 발달장애인 직업 훈련에 대해 VR(가상현실) 기술을 도입하자는 의견을 필자가 제시한 적이 있었다. 사실 뒷이야기를 공개하자면, 그 글이 알려지고 나서 얼마 뒤에 실제로 한국전자통신연구원에서 연구를 시작한다는 보도가 있었다. 필자는 한국전자통신연구원 책임자들이 필자의 그 글을 읽고 영감을 얻었다고 믿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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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계약 만료로 한국장애인개발원을 떠난 것은 시작일 뿐이었다. 그 이후 장지용 앞에 파란만장한 삶과 세상이 벌어졌다. 그 사이 대통령도 바뀔 정도였다. 직장 방랑은 기본이고, 업종마저 뛰어넘고, 그가 겪는 삶도 엄청나게 복잡하고 '파란만장'했다. 그 이전에도, 그 이후에도 파란만장했던 삶을 살았던 장지용의 지금의 삶과 세상도 과연 파란만장할까? 영화 'Everything Everywhere All At Once'는 픽션이지만, 장지용의 삶은 논픽션 리얼 에피소드라는 것이 차이일 뿐! 이제 그 장지용 앞에 벌어진 파란만장한 이야기를 읽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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