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 가지 복 중에 제일은 부모님이 살아계시고 건강하신 것이라고 했다. 그래서 효는 만복 중에 제일인 것이다. 5월은 어린이 날로 시작하여 어버이 날, 스승의 날, 부부의 날까지 있어서 가정의 달이라고 한다.

홀로 계신 어머니께 효를 다하면서 20여년을 장애인들에게 손발이 되어주는 차량봉사와 좌식배드민턴 봉사를 하고 있는 도태환(1965)씨와 그 자녀들의 아름다운 이야기보따리를 풀어볼까 한다.

2006년, 대전광역시에 지하철이 생기고 전동휠체어가 보급되기 전까지 장애인들이 학교를 다니고, 병원을 다니고, 친구들을 만나는 등등… 일상생활을 하는데 자원봉사자들의 힘이 절대적으로 필요할 때였다.

필자는 당시 차량봉사대에서 사무 간사로 근무하고 있었고 도태환 씨는 2003년 차량봉사대 홈페이지를 보고 자원봉사자를 신청하고 봉사활동을 시작하였다.

지금도 그가 참 고마운 사람으로 기억되는 이유는, 갑자기 봉사자가 펑크가 난다든지 장애가 심해서 자원봉사자가 봉사를 힘들어할 때 그에게 부탁하면 언제나 흔쾌히 봉사를 해 주었던 일이다.

그런 적극적이고 또 장애인들을 아끼는 마음이 남다른 그를 좋아하는 장애인들이 참 많았다.

도태환씨는 2004년부터 장애인들과 함께 하는 좌식배드민턴 자원봉사를 하기 시작하여 현재까지 참 긴 시간을 변함없이 매주 장애인들과 시간을 보내고 있다.

장애인들과 매주 토요일 좌식배드민턴을 하고 있다 ⓒ안승서

그는 몇 년 전부터 치매를 앓고 계시는 팔순의 어머니와 거동이 불편하신 장모님을 함께 모시고 살고 있다.

어머니는 봄이면 쑥, 냉이, 달래 캐던 것과 꽃놀이 물놀이 다니던 기억만을 가지고 있어서 아들이 노는 휴일을 그냥 넘기지 못하고 들로 산으로 나들이 가시길 좋아하신단다.

하루 쯤 쉬어야 하고, 쉬고 싶으련만 매주 어머니와 장모님을 모시고 나들이를 나간다.

孝順 還生 孝順子(효순은 환생효순자) 즉, 효도하고 순한 사람은 효도하고 순한 자식을 낳는다.(명심보감 효도편)

몸으로 효를 실천하는 아버지를 보면서 자란 그의 두 자녀, 기원이와 기웅 형제도 할머니에 대한 효를 실천하고 있다.

얼마 전, 기원이 기웅 형제는 부모님을 대신해서 치매를 앓고 계시는 할머니를 모시고 베트남 여행을 다녀왔다.

베트남에서 바구니 배를 타고 즐거워하시는 할머니와 기원과 기웅 ⓒ안승서

아빠는 시간 내기 어려서 갈 수 없으니 할머니 모시고 너희들끼리 다녀오겠니? 했을 때, 형제는 선뜻 ‘알겠습니다’했다고 한다. 동네 한 바퀴나 국내 여행도 아니고 외국여행이라니 쉽지 않은 대답이었을 것이다.

더욱이 요즈음 젊은이들이 친구끼리 가려고 할 텐데 할머니를 모시고 간다니….

관광지에서 할머니를 잃어버릴까봐 양 쪽에서 할머니 손을 잡고 한시도 놓지 않고 다니는 건장한 젊은 청년들의 모습은 많은 사람들에게 귀감이 되는 대상이며 핵가족화 된 요즘 세상에서 쉽게 볼 수 없는 모습이기도 했다.

베트남 관광지에서 할머니와 함께 하는 기원과 기웅 ⓒ안승서

할머니는 관광객들에게 우리 손자들이라고 자랑을 하자, 관광객들이 이구동성으로 좋으시겠다고 하니 얼마나 신바람이 나셨을까? 상상이 된다.

얼마나 좋으셨으면 사람들이 나를 너무너무 부러워했다는 말씀을 집에 돌아오셔서도 순간순간 온전치 못하신 정신에도 하시는 것이 아닐까.

그리고 또 하시는 말씀이,‘우리 또 가자!’

치매를 앓고 있으면서도 늘 곁에서 바위처럼 든든하게 지켜주는 아들과 손자들이 있어서 늘 자랑스럽다고 하시니 할머니는 아주 많이 행복하고 부자이실 것이다.

세상의 모든 할머니 할아버지들이 기원이와 기웅이의 할머니처럼 행복한 삶을 살아갈 수 있기를 바라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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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승서 칼럼리스트
장애인당사자의 권익옹호와 정책발전을 위한 정책개발 수립과 실행, 선택에 있어서 장애인참여를 보장하며 지역사회 장애인정책 현안에 대한 제언 및 학술활동 전개를 위하여 다양한 전문가와 네트워크를 형성하여 대전지역 장애인복지 증진과 인권보장에 기여하는데 목적을 둔 대전장애인인권포럼 대표로서 장애인들의 삶의 가치를 위해서 최선을 다하여 살아가는 따뜻한 사람들이 이야기를 전해줄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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