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학병원 장애인의 날 장벽없는 병원행사에서 연주하는 배범준. ⓒ김태영

“ 햇볕은 쨍쨍 모래알은 반짝

모래알로 떡 해 놓고 조약돌로 소반 지어

언니 누나 모셔다가 맛있게도 냠냠 “

며칠 여름날처럼 날씨가 덥다.

문득 오늘처럼 더운 날 어린 추억 하나가 생각난다.

덥디 더운 날은 물 한바가지 마당에 휙 뿌리고 한쪽에 돗자리 깔아

조그마한 장난감들을 늘어놓았다.

화단에 있는 꽃잎이랑 초록 잎을 따서 아주 작은 장난감 소쿠리에 가득 담아 놓고, 빨간 벽돌 조각을 곱디곱게 빻아 넣어 조물조물 무친 풀들이 제법 그럴 듯 했다.

모래 밥에 꽃잎 얹어 냠냠 먹는 어린 동생들을 보며 나도 끼고 싶어서 비집고 들어가 같이 깔깔 거렸었다.

예쁜 꿈이다.

어미의 늦은 퇴근으로 집에 둘만 있었던 어린 남매는 서로의 손을 꼬옥 잡고 온 동네를 다녔다고 한다.

집 근처 가게에 가서 과자를 사먹고 시장을 지나 먼 곳에 있는 분식점에서 떡볶기와 오뎅도 사먹고 문방구에 들려서 알록달록 스티커를 사기도 했단다.

그런데 이 아이들에게는 돈이 없었다.

남매의 호주머니에는 반짝반짝 빛나는 색색 돌만 가득했다.

아이들이 그 돌을 비싼 보석으로 알았던 거다.

그림동화 책 속에서 본 보석 상자에 가득 들어 있는 보석이라 생각했었던 것 같다.

그것으로 과자를 사고 사탕을 덤으로 주신 가게 할머니.

매콤한 떡볶기에 오뎅을 맛있게 잘 먹는다고 튀김만두를 두 개 더 주신 분식점 아저씨

3살 터울의 5살 오빠와 2돌이 갓 지난 여동생은 집에 있는 예쁜 보석(돌)들로 신나게 꿈을 모았다.

예쁜 꿈이다.

소중한 꿈이다.

참 눈부시게 아름답다.

10여년이 훨씬 지나서야 말해준 딸아이와 동네를 찾아갔다.

그 때 살았던 집은 그대로 인데 가게 주인은 바뀌었고 그 분식점은 사라졌다.

(꿈꾸게 하는 사람들)

돌멩이를 보석으로 받아주신 할머님과 아저씨는 어린 남매에게 꿈을 선물 해 주셨습니다.

그 꿈은 우리가 상상하는 참으로 아름다운 세상입니다.

꿈을 꿀 수 없어 좌절 할 때

꿈을 심어준 따뜻한 친절이

다시 꿈 꿔도 된다는 용기로 피어났습니다.

어려운 이들의 사연에 어떻게든 도와 줄 방법을 찾는 사람들을 만날 때마다 그래서 아름다운 세상이란 것을 새삼 느낍니다.

예쁜 꿈,

희망의 꿈,

소중한 꿈,

모두가 행복한 꿈을 꿉니다.

따뜻한 친절 덕분입니다.

이것이 또 누군가에게 희망의 꿈이 되어 민들레 홀씨처럼 널리 널리 번지기를 바랍니다.

평화를 연주하는 지적장애 첼리스트 배범준도 예쁜 꿈들을 꼭 함께 나누겠습니다.

사랑하는 첼로와 평화를 연주하는 미소천사 배범준의 母 김태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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