컵 홀더 위, 시각장애인 바리스타 커피전문점 '카페모아'에 대한 소개가 상세하게 쓰여져 있다. ⓒ이옥제

지난해 말, 2018년 5월 28일부로 법정 의무교육이 된 덕에 여타의 교육만큼이나 출강 의뢰가 잦아진 직장 내 장애인식개선교육의 출강이 있던 날이었다. 장소는 서울시 마포구에 위치한 청소년 진로직업체험지원센터.

처음 가는 지역이 주는 낯섦, 대중교통을 이용할 때의 변수, 보행이 늦은 짝꿍 강사와의 동행 등. 어딘가로 이동을 할 때면 이동 상 발생할 수 있는 여러 가지 상황들을 염두 해 두지 않을 수 없기에 업무적인 외출 시에는 늘 평균적인 도착 시간보다 더 일찍 길을 나서는 것이 습관 아닌 습관이 되어 버렸지만 막상 도착을 하고 보면 빨라도 너무 빠른 터에 뜻밖의 여유가 주어지는 때도 빈번하다. 이날이 바로 그런 날.

결국 짝꿍 강사와 나는 따끈한 차 한 잔으로 출강 길의 언 몸을 녹이며 주어진 여유를 누리기로 하며 출강장소가 위치한 건물인 마포중앙도서관 로비의 한 카페인 ‘카페모아(Cafe more)’에 들어갔다.

"오~"

사실 ‘아메리카노 1,500원.’ 어떠한 전제조건 없이 내세운 착한 가격에 이끌려 들어간 곳이었건만, 아기자기한 소품과 음악이 더해진 연말 분위기는 물론, 과하지도 모자르지도 않은 음료의 맛이 한껏 기분 좋은 즐거움을 더해주었다.

그렇게 뜻밖에 주어진 여유에 뜻밖에 주어진 포근함을 더해 시간을 보내던 중,

“어?”

컵 홀더 위에 쓰여진 뜻밖의 문구 하나가 내 눈을 사로잡았다.

컵 홀더 외, 메뉴판을 포함한 카페 곳곳에는 카페모아만의 특색을 내세운 문구가 쓰여져 있다. ⓒ이옥제

‘카페모아는 시각장애인이 운영하는 세계최초의 커피전문점입니다.’

그제야 조금 더 자세히 둘러보게 된 카페 내부 곳곳에는 정말 ‘시각장애인 바리스타가 운영하는 커피전문점’이라는 글귀들로 카페의 특색을 내세우고 있었다.

후에 더 자세한 정보 검색을 통해 알게 된 사실이지만 이곳 카페모아는 사회복지법인 실로암시각장애인복지회에서 운영하는 커피 전문점으로, 본래 안마업에만 한정되어 있던 시각장애인들의 직업군 확장과 일자리 창출을 위해 지난 2009년, 서울시와 사회복지공동모금회의 지원을 받아 개소한 세계최초의 시각장애인 바리스타 커피전문점이라고 한다.

현재는 서울 전역에 총 일곱 개의 점포가 개소·운영 중에 있으며, 그 중 7호점으로 운영되고 있다는 ‘카페모아 마포중앙도서관점’

이러한 정보들을 미처 숙지하지 못했던 갑작스러운 방문이었던 탓에 함께 설치되어 있던 유아열람실에 놓인 촉각도서나 촉각 명화 같은 전시작들은 자세히 살펴보지 못한 아쉬움이 남지만, 그 덕에 다시금 재방문의 계기가 되어주는 카페모아.

앞으로 더욱 많은 점포가 개소되어 나를 포함한 더욱 많은 사람들에게 따스함과 포근함을 채워가는 기억의 명소가 되어주기를 바래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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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옥제 칼럼리스트
현재 장애인권강사 및 한국장애인고용공단 인증 직장 내 장애인식개선 교육강사로서 초/중/고등학교를 비롯한 종사자 교육, 장애인 당사자교육 등. 다양한 교육현장을 찾아 활발한 교육 활동을 펼치고 있다. 칼럼을 통해서는 평범한 주부의 삶에서 장애인권강사라는 직함을 갖게 된 입문기는 물론, 그저 평범한 삶을 위해 ‘치열함’을 나타내야 하는 우리네 현실 속 그들의 이야기를 함께 나누며 장애의 유무를 떠나 누구나 함께 공감할 수 있는 진솔한 삶의 이야기들을 연재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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