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일로 불특정 다수인들에게 보낸 내용. ⓒ서인환

나는 30년 이상 천리안을 메일 계정으로 사용하고 있다. 별의별 광고를 다 받아보고, 해킹도 당해 보았지만 이렇게 당황스러운 일은 처음이었다.

장수인이란 알지 못하는 사람으로부터 온 메일이었다. 개인 명의의 메일이지만 보낸 사람은 사실은 개인이 아닐 것이다. 개인이 안심을 위해 경비업체를 대대적으로 홍보하지는 않을 것이다. 그렇다면 이 사람은 경비업체의 홍보를 위탁받았거나 소속 직원일 것으로 짐작된다.

내게 보내온 메일은 이제는 사용하지도 않는 오래된 것이었다. 이미 나는 메일을 변경하였지만 이 광고는 파워풀하게도 나에게 전달되었다.

“클럽 여러분!” 이런 인사로 메일은 시작하고 있다. 나는 어떠한 클럽에도 가입한 적이 단 한 번도 없다. 나는 카페도 가입하지 않은 사람이다.

분노조절 장애, 조현병 등으로 요즘 세상이 정말 위험하다고 했다. 그래서 자신과 가족을 지킬 수 있는 좋은 정보가 있어 공유하고자 한다고 하였다. 그러면서 대기업 경비업체 사이트를 링크하였다.

얼굴도 모르는 나에게 이런 걱정을 다해 주는 것은 고마운 일이다. 자신이 경험한 소중한 정보까지 공유해 주니 세상인심이 정말 좋다. 이런 세상이면 경비가 필요 없을 것 같다.

그런데 정말 이 분이 나를 걱정해서였을까? 친절한 사람을 경계하고 조심해야 한다는 말이 이런 사람 때문에 생긴 것 같다. 폭력이나 범죄보다 이런 감언이설로 위장된 상술들이 더욱 위험한 세상을 만들지도 모르겠다.

경비가 필요한 이유를 분노조절 장애와 조현병 등이라고 했다. 신문이나 방송 등 뉴스에서 지적 장애인이나 정신 장애인이 묻지 마 범죄를 저질렀다는 소식을 접할 때가 있다. 이런 뉴스를 접하면 정신적 장애인은 피해야 하는 존재처럼 여겨진다.

대한민국 구치소에 10만 명의 수감자들이 있다. 그 중에서 장애인은 거의 없다. 이것만으로도 장애인의 범죄가 아니라 비장애인의 범죄가 문제이다. 우리가 세금으로 먹여 살리고 있는 범죄자의 대부분은 비장애인이다.

장애인이 위험한 존재라 조치해야 하다면 역대 대통령이 대부분 퇴임 후 처벌을 받았으니 범죄 확률이 높다. 그렇다면 대통령 제도를 없애야 한다. 치정으로 살해나 상해 사건이 발생한다면 범죄 방지를 위해 연예 금지를 하고, 저작권 보호를 위해 원천적으로 싹을 자르기 위해 복사기 판매를 금지시켜야 한다.

그런데 장애인은 그 중 한 두 사람이 타인에게 피해를 주었다는 이유만으로 정신장애인 모두가 위험한 사람으로 취급당하고 예비 범죄자 취급을 받아야 하는가?

장애인이 구치소에 없는 것은 심신미약이나 심신상실로 처벌을 받지 않고 보호 치료를 받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할지도 모르겠다. 그렇다면 국립 장애인 보호감호소가 존재하는가? 정부는 지적장애인을 정신장애인으로 취급하면서 국립 정신병원에 보호하고 있으며, 그러한 사람도 몇 사람에 불과하다.

그럼에도 장애인 때문에 세상이 불안하고 안심하고 살지 못한다고 한다. 이 사람은 장애인 혐오 환자로 치료를 받아야 할 것 같다.

좋은 정보를 공유한다면서 링크하고 있는 웹 사이트는 대기업의 경비업체다. 이 사이트는 무슨 일을 하는지, 무엇을 도와 줄 수 있는지, 돈을 얼마 받을지를 따지기 전에 메인 화면에 일단 가입신청부터 하라고 안내하면서 개인 정보를 수집하고 있다.

광고에 의한 공공연한 장애인 비하와 차별은 개인의 문제가 아니다. 장애인을 차별한 이유가 경비업체 호객행위를 하기 위한 상술이었으므로 해당 경비업체는 장애인 앞에 사죄하고 재발 방지 대책을 강구하고 상처 받은 장애인들에게 보상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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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인환 칼럼니스트
현재 사단법인 장애인인권센터 회장, 한국장애인고용안정협회 고용안정지원본부장을 맡고 있다. 칼럼을 통해서는 아·태 장애인, 장애인운동 현장의 소식을 전하고 특히, 정부 복지정책 등 장애인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는 이슈에 대해 가감 없는 평가와 생각을 내비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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