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복지부 단체사업의 일환으로 척수장애인을 위한 올바른 휠체어스킬을 공부하고 보급하기 위하여 6명의 단원이 지난 6월 25일부터 7월 1일까지 6박 7일간 캐나다 벤쿠버 척수장애와 관련된 관계기관을 방문하였다. 이와 관련하여 8회에 나눠 연재하고자 한다. 두 번째는 '릭한센재단'이다.

캐나다 명문 대학 BCIT(British Columbia Institute of Technology). 브리티시 컬럼비아 주 안에서 캐나다 경제를 이끄는 고용주들과 함께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있어 다른 학교들보다 더 높은 취업률을 보이고 있어 BCIT는 다른 대학 졸업생들도 취업을 위해 다시 입학할 정도라고 한다.

이 대학의 캠퍼스에 위치한 릭한센재단(Rick Hansen Foundation, 이하 RHF)은 캐나다인의 검소함과 효율성, 네트워크를 중요시하고 있다고 생각 했다. 척수장애인 운동선수 릭한센이 설립한 이 재단은 장애인에 대한 인식 제고, 태도 변화 및 장벽 제거, 척수 손상 연구, 치료 기금 마련 노력을 지속하고 있다.

릭한센재단 사무실 입구에서 캐나다원정단과 기념촬영. ⓒ이찬우

후원자 명단이 빼곡한 전시물 앞에서 기념촬영. 척수센터를 기원했다. ⓒ이찬우

1985년에 시작되어 2년2개월2일 동안 전 세계를 투어하면서 모은 기금(약220억원)으로 1988년에 설립이 되었고 RHF의 설립이념인 척수손상 치료법 개발과 장애인식개선을 위한 사업을 꾸준히 지속하고 있다.

전회에서 일부 소개한 것과 같이 브루손 척수센터(Blusson Spinal Cord Center), 릭한센 연구소(Rick Hansen Institute), 척수연구소(iCORD)의 설립과 운영에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재단은 위와 같은 사업을 위해 기부자 및 파트너의 지원을 3억 8천 9백만 달러 이상(한화 3천3백억원) 모금했다고 하니 캐나다의 기부문화에 감동 할 뿐이다.

최근에도 점프스타트 재단(Jumpstart Foundation)을 지원하는 케네디언타이어(Canadian Tire Corporation, CTC)는 최근 캐나다 장애 아동들에게 스포츠와 놀이에 대한 접근성을 제공하기 위해 5년간 5천만 달러(한화 약 430억원)의 기금을 제공한다고 했다. CTC 대표는 이 운동에 영감을 불어 넣은 릭 한센의 역할에 대해 인정했다고 하니 그가 사회에 미치는 선한 영향력에 찬사를 보낸다.

RHF는 척수장애인뿐만 아니라 시각, 청각, 지체장애 등 신체적인 장애를 위한 사업에도 매진하고 있다고 했다. RHF의 사업이 한국에서 시행중인 장애인식개선사업과 장애물 없는 인증(BF)과도 관계가 있어 유심히 설명을 듣게 되었다.

교사와 학생들에게 무료로 배포되는 교사용 교재(사진 위)와 저학년용 동화책(사진 아래). ⓒ이찬우

RHF는 장애에 대한 인식을 높이기 위해서는 학교프로그램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특히 학교교사를 대상으로 교재(Tool-Kit)를 개발하여 보급 및 교육을 하고 있다. 이 모든 것이 무료로 보급된다고 한다.

평등과 인권에 기반 한 이 교재는 교사들이 올바른 인식을 갖도록 교육하고 있다고 생각했다. 교사들을 통하여 지속되는 인식개선의 효과는 1년에 1회에 그치는 한국과는 사뭇 결과가 다를 것이다. 모든 학교 선생님들의 ‘장애인식개선 강사 화’ 가 파급력이 지속적이고 강하지 않을까 생각해 보았다.

25년 전 작은 수업으로 시작되었지만 현재 릭한센재단 스쿨프로그램(RHFSP) 교육 자료는 약 4,000 명의 교육자가 사용하며 캐나다 전역 약 150,000 명의 학생에게 전달된다고 한다. 또한 장애인식 개선 관련 동화책을 만들어 무료로 배포하는 사업도 하고 있다.

한국과 같이 장애인당사자가 교육하는 프로그램은 장애인을 장애대사(Ambassador)로 임명하여 학생대상 강연으로 진행한다고 한다.

릭한센재단의 접근성 인증 제도를 설명하는 PPT. ⓒ이찬우

RHF는 물리적 접근성의 개선에도 발 벗고 나서고 있다. 우리 방문단이 보기에는 한국보다 월등히 접근성이 좋아 보였다. 접근성이 특권이 아니라 인권이라는 2016 앵거스 리드 연구소 (Angus Reid Institute) 연구에서 보듯이 바라보는 시각차가 남다름을 알 수가 있다.

릭한센재단 접근성 인증(RHFAC)은 LEED(환경성능평가제도) 스타일의 등급 시스템으로 소유자와 세입자가 건물과 현장의 접근성을 측정하고 유니버설 디자인 원칙을 채택하여 접근성을 향상시키는 데 도움을 주고 있다. RHFAC는 상업용, 기관용 및 복합 건물 주거용 건물 및 사이트의 접근성을 평가하는 LEED 스타일 등급 시스템이다

빌딩 코드 외의 의미 있는 액세스 수준을 측정하고 다양한 장애를 가진 사람들의 이동성, 시각 및 청각에 영향을 미치는 전체적인 사용자 경험을 기반으로 한다. 장애를 가진 사람들을 포함하여 등급을 평가하고 CSA 그룹을 통해 시행되는 공식 시험을 통해 공인을 받은 전문가를 양성한다.

2017년 2월 RHF는 BC(브리티시 컬럼비아)주 정부로부터 자금을 지원 받아 등급을 평가하고 건물을 인증하고 BC 접근성 보조금 프로그램을 통해 접근성 향상을 위해 사용하고 있다. 2019년 3월까지 BC의 상업, 시설 및 다 가족 주거용 건물에 약 1,100 개의 무료 RHFAC 등급을 제공하고 공개할 예정이라고 한다.

재단은 물리적 장벽은 물론 인식의 장벽을 깨기 위하여 Access4All 프로젝트를 시행중이라고 한다. Access4All은 장애가 있는 캐나다인에게 지역 사회의 장벽을 허물고 접근성 개선을 위한 영감을 물어넣고 있다. 특히 미디어나 마케팅 분야에서 도와주는 단체들과 협업해서 다양한 광고들을 만들어 배포하고 있다.

인식개선을 위한 홍보용 동영상, 많은 후원자들과 함께 한다. ⓒ이찬우

다양한 장애유형을 위한 인식개선용 홍보물(청각, 시각, 지체장애(사진 좌로부터). ⓒ이찬우

장애인에 대한 인식이 선진국이라고 생각하는 캐나다도 다양한 시도를 끊임없이 지속적으로 시행하고 있다. 그 원동력을 RHF가 주도하고 있다. ‘An accessible Canada by 2030‘을 통해 모든 사람들이 접근 가능한 사회를 만드는 일에 앞장서고 있다. 그 누구도 배제하지 않는다는 국제사회의 약속을 솔선수범하고 있다.

30년의 역사를 가진 이 재단에 근무하는 직원들의 사명감과 자긍심은 설명을 듣는 시간 내내 느낄 수가 있었다. 캐나다 사회가 변화되는 모습을 실시간으로 볼 수 있다는 것은 행운일 것이다. 우리 척수협회가 꿈꾸는 모든 것의 롤모델이 되는 재단의 방문은 여러모로 지쳐있는 내 자신에게 새로운 에너지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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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척수장애인협회 정책위원장이며, 35년 전에 회사에서 작업 도중 중량물에 깔려서 하지마비의 척수장애인 됐으나, 산재 등 그 어떤 연금 혜택이 없이 그야말로 맨땅의 헤딩(MH)이지만 당당히 ‘세금내는 장애인’으로 살고 있다. 대한민국 척수장애인과 주변인들의 다양한 모습을 솔직하게 보여줄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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