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낙 복잡했던 이슈가 한두 개가 아니라서 이제 제 삶을 어느 정도 정리해서 전해드리는 것을 까먹었네요. 지난 5월로 접어들면서 엄청난 일이 계속 터졌거든요. 이제야 숨을 고르면서 정리를 해드릴까 합니다.

안 좋은 소식이 먼저 있어서 전달해드립니다. 사실 계속 직장 구하기가 안 되었습니다. 한국산업인력공단은 탈락을 했었고요, 다른 곳에 계속 지원서를 쓰고 한국장애인고용공단과 계속 협상을 이었지만 결론은 단 한 가지, ‘서류 광속 탈락’이었습니다.

아마 발달장애라서 떨어뜨린 듯합니다. 공공기관은 적어도 장애인 제한 채용도 있고 면접에서 떨어뜨리니까 이해라도 하는데, 민간 기업에 도전하려니 맨날 서류에서 떨어졌습니다.

제가 분명히 업무능력을 암시하는 사실을 여러 번 써 놨음에도 떨어지니 울분이 밀려옵니다. 제가 차라리 지체장애였다면 어땠을까 하는 심정이 있기도 합니다. 적어도 지체장애라고 장애인 채용에서 떨어뜨리는 일은 극히 드문 일이니까요. 어쨌든 발달장애인에 대한 인식 부족이 진짜 여기서 느껴집니다.

물론 한국장애인고용공단 담당자들이 ‘발달장애인을 오히려 찾는 일자리’를 알려줬기는 하지만, 사실 저는 그런 일자리를 하기 어려웠습니다. 먼저 주말에도 출근하라는 경우가 있어서 하나, 그 다음으로는 대부분 제가 하기에는 부적합한 일자리 위주였다는 사실이 하나였거든요.

실제로 발달장애인에게 맞는 일자리라고 주면 일을 오히려 못 하고 이상하게 비발달장애인들처럼 일하는 일자리에서는 일을 좀 하는 괴상한 현상이 제게 벌어지는 것이 현실입니다. 저도 참 미스터리입니다.

첫 번째 좋은 소식은 저는 당분간 ‘간사’입니다. 무슨 말이냐고요? 소위말해서 ‘스카우트’ 되었습니다. 여러분들도 조금씩 알만한 발달장애인을 위한 쉬운 문서를 만드는 예비 사회적 기업인 ‘소소한 소통’에서 당분간 일하기로 합의를 봐서 현재 출근 중에 있습니다. 지난 5월 말부터 일하기 시작하였고, 공식적으로는 10월 말까지 일하기로 합의를 봤습니다.

사실 제게는 임무가 부여되어있습니다. 발달장애인을 위한 쉬운 책 만들기 프로젝트를 맡게 되었습니다. 지난주부터 벌써 사전 준비에 한창입니다. 자세한 프로젝트 내용은 겨우 시작한터라 아직 자세히 공개하기는 어렵지만, 공식적으로 말하면 ‘발달장애인의 직장생활 유지하기’에 대한 프로젝트를 맡은 것 정도로 보고를 드리겠습니다. 자세한 프로젝트 진행 내용은 아직 공개해드리기는 좀 그렇고, 결과물이 나오는 대로 차분히 공개토록 하겠습니다.

그렇지만 더 큰 좋은 소식도 이야기를 해야겠네요. 지난번에 전해드린 “자폐성장애인들이 영국으로 가려는 까닭은” 이야기로 전해드린 것의 뒷이야기입니다.

지난 4월 말에 유치 원서를 제출했고, 5월 3일 면접심사를 거쳐서 지난 5월 8일에 정식으로 에스타스(estas) 팀은 장애청년6대륙드림팀 14기 참여 팀으로 선정이 확정되었습니다.

제14기 장애청년드림팀 오리엔테이션 당시 필자의 이름표와 전달사항 메모를 위한 노트북을 두고 ⓒ장지용

지난 5월 15일 오리엔테이션부터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했는데요. 벌써 세 번의 회의 겸 세미나도 열었습니다. 최근 회의에서는 최종적으로 영국으로 들어갈 때 런던 히드로 공항을 통해 영국으로 들어가고 한국으로 돌아가기 위해 떠나는 것으로 결정되었습니다.

그렇긴 하지만 주제가 조금 바뀌었습니다. 영국에서의 성인 자폐인의 삶을 찾아보려고 했지만, 조금 범위가 크다는 지적이 있어서 estas의 특징인 자조집단 운동에 대해서만 집중적으로 알아보기로 했습니다.

현재 진행 상황은 항공권과 숙소에 대한 최종 확정이 눈앞에 있고 본격적인 섭외 작업도 점점 마무리 되고 있습니다. 지난 6월 2일 회의를 끝으로 새로운 곳을 섭외하자는 계획은 끝났습니다. 그 의미는 이제 섭외가 정리가 안 된 기관들을 섭외하기 위한 막바지 작업만이 남았다는 뜻입니다.

앞으로 가끔씩 estas 원정대의 소식도 전해드리도록 하겠고, estas 원정대는 8월 9일에 한국을 출발해 영국으로 떠납니다. 그러면서 스코틀랜드에 3일간 머무르는 등 영국에서의 시간을 보내다가 8월 17일에 영국 런던 히드로공항을 이륙해서 그 다음날에 인천국제공항으로 돌아오는 것으로 영국 방문 일정이 확정되었습니다.

참, 제14기 장애청년6대륙드림팀의 다른 팀들인 ‘칠룡이나르샤’/‘Flower Children’(미국), ‘BWT’(덴마크), ‘3.H.D’(영국), A+Leaders (태국) 팀의 소식도 곧 에이블뉴스를 통해서 전달된다고 하니까 앞으로 그들의 소식에도 귀 기울여주세요!

어쨌든 그동안 있었던 일상에서의 중대한 사건들에 대한 브리핑은 여기까지입니다. 10월까지 ‘소소한 소통’에서 여러 프로젝트에 나서 열심히 할 것이고, 닥쳐온 장애청년6대륙드림팀 사업에서도 적극적인 활동을 약속드립니다.

앞으로도 더 많은 이야기가 기다리고 있으니 그것도 기대 더 많이 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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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계약 만료로 한국장애인개발원을 떠난 것은 시작일 뿐이었다. 그 이후 장지용 앞에 파란만장한 삶과 세상이 벌어졌다. 그 사이 대통령도 바뀔 정도였다. 직장 방랑은 기본이고, 업종마저 뛰어넘고, 그가 겪는 삶도 엄청나게 복잡하고 '파란만장'했다. 그 이전에도, 그 이후에도 파란만장했던 삶을 살았던 장지용의 지금의 삶과 세상도 과연 파란만장할까? 영화 'Everything Everywhere All At Once'는 픽션이지만, 장지용의 삶은 논픽션 리얼 에피소드라는 것이 차이일 뿐! 이제 그 장지용 앞에 벌어진 파란만장한 이야기를 읽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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