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도 어김없이 4월 2일, 그러니까 세계 자폐인의 날은 어김없이 돌아왔고 언론들은 이때다 싶어서 자폐성장애에 대한 반짝이나마의 관심을 베풀었습니다. 그래서 제가 직접 신문들을 검색해보면서, 자폐인의 날을 맞이한 신문들의 자폐성 장애에 대한 보도 태도를 집중적으로 들여다봤습니다.

일단 조사한 언론은 10대 일간지(한겨레신문, 경향신문, 조선일보, 동아일보, 중앙일보, 한국일보, 서울신문, 국민일보, 세계일보, 문화일보), 3대 지상파, 종합편성채널 4사, 케이블 보도전문채널 2사(YTN, 연합뉴스TV), 4대 경제지(한국경제, 매일경제, 서울경제, 헤럴드경제), 3대 통신사(연합뉴스, 뉴시스, 뉴스1)로 한정했습니다.

네이버로 ‘자폐’를 검색어로 하여 4월 2일을 중심점으로 하여 직전 1주일부터 이후 3일(즉 4월 5일)까지의 보도 태도를 검색하여 분석한 결과, 주요 언론들의 자폐성장애 관련 보도 횟수는 95건이라지만, 사실 ‘자폐적인’ 식의 표현을 사용하거나 관련성이 없는 기사를 빼면 실제로 자폐성장애에 대해 보도한 것은 그보다 더 적다는 의미이기도 합니다.

또한 자폐인의 날 행사 관련 보도가 압도적으로 많았고, 자폐인의 날에 맞춰서 진행된 발달장애 당사자 부모들의 집회 관련 보도도 섞였기 때문에 실질적 의미의 자폐성장애인의 현실이나, 인식문제 등에 대한 보도는 당연히 더 적었습니다.

그나마 제대로 보도한 기사를 꼽아보면 헤럴드경제가 4월 2일 당일에 보도한 “자폐아 출입금지?”…따가운 시선·차별 ‘힘겨운 부모들’과 “우리도 이제 세상 밖으로…일하는 게 행복합니다” 기사를 그나마 제대로 보도한 기사라고 평가할 수 있을 것입니다.

먼저 앞에서 거론한 기사는 한국 사회의 자폐성장애인의 현실에 대해 ‘수박 겉핥기’라는 약점이 존재하기는 하지만 그래도 일부 중요한 사실을 거론하였다는 점이고, 뒤에서 거론한 기사는 자폐성장애인들의 실제 고용사례를 소개하면서 실제로도 자폐성장애인들이 노동을 할 수 있으며, 당사자들이 노동을 통하여 기뻐한다는 사실을 강조하였기 때문에 그나마 제대로 보도한 기사라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다만 앞에서 거론한 기사의 ‘옥에 티’를 거론하자면, 제목에서 느끼셨겠지만 ‘자폐아’라는, 성인 자폐성장애를 부정하는 뉘앙스의 제목을 썼다는 사실입니다. 실제로 기사를 읽어본 결과, 이 상황에서는 성인 당사자의 삶이 거론되었기 때문에 ‘자폐인’으로 호칭하는 것이 올바르다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물론, 최악의 보도도 없었다는 것은 아닙니다. 국민일보의 “자폐증 아동의 증상개선에 도움 되는 두뇌훈련”이라는 보도가 최악의 보도라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이른바 뉴로피드백 기법으로 자폐인을 ‘치료’ 한다는 주장이었는데요. 이것은 문제가 있습니다.

먼저 자폐성장애에 대한 장애 상태를 개선할 수 있을지는 모르겠으나, 결과적으로는 의학적 모델에 갇혀서 의학적 모델로 해결이 가능하다는 주장을 하였고, 결과적으로 최악의 보도라고 할 수 있었던 이유는 바로 기사 말미에 사실상 보도를 후원한 병원 측의 소개 언급이 있었다는 사실입니다.

즉, 병원 측이 신문사에 돈을 주고 기사를 산 셈이라고도 할 수 있는 일종의 광고성 기사이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사회부나 생활부 소속이 아닌, 광고성 기사를 담당하는 부서 소속의 기자 명의의 바이라인이 작성된 것도 그러한 추측을 짐작케 하는 것입니다.

사실 4월 20일을 전후에서 장애인 관련 보도가 많다고 하지만 우리들의 눈에는 ‘틀에 박힌’ 보도 태도로 장애인을 조망하는 기사가 많다는 것은 우리들이 익히 알고 있으며, 불만을 느끼는 당사자들도 존재한다는 것은 여러분도 공감하실 것입니다.

올해 자폐인의 날에조차 자폐인들은 언론에서 제대로 주목하지 않았습니다. 반짝 관심이라도 역설적으로 고마울 지경의 우리들에게 이러한 태도는 인상 찌푸리는 일이라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다른 유형의 장애인들도 4월 20일 장애인의 날 관련 보도 태도에 이제는 실망감을 금치 못한다고 말하는 에이블뉴스의 다른 기사도 있는 것을 감안하면, 곧이어 4월 20일의 장애인 관련 보도도 어떠할지 짐작이 갈 것 같습니다.

그래도 사실 좋았던 것도 있었습니다. 작년에는 그 ‘수박 겉핥기’식 보도조차도 없었기 때문입니다. 네, 단 하나도 제대로 보도한 것이 없었다는 것입니다. 그랬기 때문에 올해는 그나마 진전을 보였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렇지만 자폐성장애인들에게 관심이 집중되는 이 시점에 자폐성장애인들의 현실에 주목하는 기사를 제대로 쓰지 못하였다는 점, 가끔가다 용기 있는 기자들이 자폐성장애인의 확대된 개념인 발달장애인의 현실이나 권리 옹호 등의 기사를 내는 경향이 좀 있기는 하지만, 어쨌든 이번 ‘집중적인 시즌’에 집중되어 기사를 낸다는 것은 조금 아쉽다고 할 수 있습니다.

앞으로는 자폐인의 날 전후에만 자폐성장애인 등 발달장애인, 더 넘어가서 장애인 전체 사회를 조망하는 기사를 4월에만 집중적으로 보도하고 ‘틀에 박힌’ 문법으로 전달하지 말고, 조금은 ‘창의적’으로 보도하는 태도와 결과물을 보고 싶습니다.

장애인 문제는 4월에만 다루기에는 이슈가 차고 넘치기 때문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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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계약 만료로 한국장애인개발원을 떠난 것은 시작일 뿐이었다. 그 이후 장지용 앞에 파란만장한 삶과 세상이 벌어졌다. 그 사이 대통령도 바뀔 정도였다. 직장 방랑은 기본이고, 업종마저 뛰어넘고, 그가 겪는 삶도 엄청나게 복잡하고 '파란만장'했다. 그 이전에도, 그 이후에도 파란만장했던 삶을 살았던 장지용의 지금의 삶과 세상도 과연 파란만장할까? 영화 'Everything Everywhere All At Once'는 픽션이지만, 장지용의 삶은 논픽션 리얼 에피소드라는 것이 차이일 뿐! 이제 그 장지용 앞에 벌어진 파란만장한 이야기를 읽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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