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사려니 숲에서. ⓒ문경희

봄기운이 느껴지는 3월입니다. 겨울 동안 움츠렸던 분들 기지개를 켜고 여행 계획을 세우고 계신 분들이 많지 않을까 싶습니다.

물론 국외에도 멋진 곳들이 많지만 국내 역시 아름다운 비경을 뽐내는 곳이 많지요. 그중에서도 제주도는 으뜸이라 할 수 있을 것입니다.

특히 최근 효리네 민박2가 전파를 타면서 제주여행을 생각하시는 분들이 많지 않을까 싶은데요.

제주여행 계획하는 분들이 참조했으면, 하는 바람으로 내가 보고 느낀 제주의 관광지에 대해 짧게나마 글을 쓰고자 합니다.

먼저 처음으로 소개할 곳은 수월봉이라는 관광지입니다.

제주 어르신들은 고산봉이라고 부르고 젊은 친구들은 수월봉이라고 부른다는 이름도 다양한 제주시 한경면 고산리에 위치한 제주 오름 중 하나인 고산수월봉을 볼 수 있습니다.

마치 선사유적지에 온 것과 같은 화산제 지층이 나뭇잎을 겹겹이 쌓아놓은 것처럼 신비롭고 아름다운 곳으로 녹고물 제주 서쪽 옛 선사시인들의 흔적으로 역사가 시작되는 곳, 효녀 효자 남매 수월이와 녹고의 애절하고 슬픈 전설이 맴돌아 지금도 녹고의 눈물이 흐른다는 녹고물 오름에 이야기를 들으며 저 절벽 아래에서 하염없이 눈물지었을 녹고에 슬픔이 전해져 가슴 한곳이 아려움을 느끼게 하는 신비스런 곳입니다.

두 번째로 소개할 곳은 서귀포시에 위치한 천지연 폭포입니다.

제주의 유명한 관광지 중 하나인 천지연폭포는 높이 22m, 너비 12m, 수심 20m에 달합니다. 기암절벽이 절경을 이루며, 상록수가 우거져 울창한 숲을 이루고 있습니다. 천지연 호수에는 사시사철 오리가족들이 평화롭게 자리잡고 있는 보금자리이기도 한 곳입니다.

여기에는 휠체어 사용 장애인의 접근 가능한 화장실과 간식들을 사서 먹을 수 있는 상점들이 곳곳에 위차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전동으로 1km쯤 달리다 보면 야경이 아름다운 세연교를 볼 수 있습니다.

새연교에 올라 서귀포시 야경을 둘러보면 ‘아~ 제주가 이리도 아름다웠구나’라는 탄성이 절로 나옵니다. 반짝반짝 빛나는 다리이고 다리에 오르는 길은 경사로로 유모차나 휠체어나 어르신들의 실버카 등 누구라도 편히 오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아쉽게도 새연교와 연결되어 새섬으로 내려가는 곳에는 경사로가 아닌 나무계단만 있기에 휠체어를 탄 사람들은 접근이 불가능합니다.

세 번째로 소개할 곳은 제주에 옛 문화를 보고 듣고 느낄 수 있는 제주 제주민속촌입니다.

제주의 문화유산을 원형 그대로 보존하기 위해 19세기를 기준 연대로 산촌, 중산간촌, 어촌, 토속신앙을 비롯하여 제주영문과 유배소 등을 전문가의 고증을 통해 구성한 박물관이라는 이야기를 민속촌 해설가를 초빙하여 들을 수도 있으며 19세기에 제주 사람들과 그 사람들의 삶에 대하여 조금이나마 알 수 있는 곳입니다.

운이 좋다면 소리공연을 관람할 수도 있습니다. ‘너영 나영’이라는 유쾌하면서도 서정성이 담긴 제주가락을 전승, 이어오고 계시는 분들에게 들을 수 있고 민요를 배우는 시간도 가질 수 있습니다.

제주민속촌은 옛 제주의 모습을 간직한 '제주에서 가장 제주다운 곳'으로서 앞으로도 유무형의 문화유산을 지속적으로 발굴, 보존, 계승하여 새로운 문화 창조의 터전으로 남아있을 것이라는 생각을 가지게 하는 곳입니다.

네 번째 소개할 곳은 한번 가보면 쉽게 잊지 못할 만큼 묘한 느낌을 들게 하는 제주에 허파와도 같은 사려니 숲길입니다.

두 눈에는 다 담지 못할 만큼 울창한 숲이 우거져 공기가 달고 머리는 상쾌. 통쾌 유쾌해지는 곳이라는 숲이라고 말해주듯이 길가에는 졸참나무, 서어나무, 때죽나무, 산딸나무, 편백나무, 삼나무 등 다양한 수종의 나무들로 울창한 숲길을 이루고 있습니다.

샤려니 숲길은 총 길이가 약 15km에 달하여 전동으로 숲길을 다 보고 싶다면 전동 배터리 용량이 커야 한다는 아쉬움은 있다. 늦은 가을에 보는 고즈넉한 숲길은 우리 여행자들에게 너무나도 다양한 색채와 오묘한 아름다움을 선사해 주는 곳이라고 말하고 싶은 곳이다.

사려니 숲길은 2009년 7월 제주시가 기존의 관광 명소 이외에 제주시 일대의 대표적인 장소 31곳을 선정해 발표한 제주시 숨은 비경 31곳 중 하나입니다.

다섯 번째 여행지는 제주에 아름다움과 제주의 옛 문화를 보고 체험했다면 제주도의 아픈 역사도 제대로 알아야 되기에 제주43평화공원입니다.

광주민주화항쟁은 많은 이름이 바뀌어 현재는 광주 시민들의 아픈 역사를 제대로 인정해 주는 이름인 항쟁으로 불리어지고 있지만 60여년이 지난 현재까지도 제주4.3은 항쟁인지 사건인지 조차도 조사가 끝나지 않고 있는, 이념이 뭔지 정치가 뭔지 모르던 너무나 많은 제주의 평범한 사람들에 피와 눈물을 흘리게 했던 끔찍한 그날의 역사를 말해주는 곳입니다.

현재진행형인 이름 없는 비석의 이름 찾기가 마음을 아리게 하는 곳이지만 잊어서는 역사이기에 추천하고 싶습니다.

우리에게 여행은 일상으로 돌아와 다시금 에너지컬하게 살아가게 하는 내 몸에 비타민 같다는 생각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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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경희 칼럼리스트 30년을 집에서 보낸 나는 지금 마흔아홉에 아줌마가 됐다. 여행지는 티비로만 보고 어쩌다가 시간이 되는 가족들이 여행을 시켜주면 그것이 전부인 것처럼 살았다. 그러다가 생애 첫 전동휠체어를 타게 되면서 사회로 나오게 되었고 결혼도 해서 자립도 하게 되었다. 하지만 나에게 여행은 늘상 그랬던 것처럼 내겐 누가 데리고 가야하고 혼자서는 못가는 꿈같은 것이었다. 그런데 어느날 문득 이리살다 죽을 수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난 내 생애 처음으로 유서까지 써놓고 여행을 갔다. 물어물어? 가슴은 쿵쿵 뛰었고 혹시 길에서 내가 어찌될까바 두려웠다?. 하지만 아무런 일도 일어나지 않았으며 나는 두려움속에서도 혼자 여행을 하고 있다라는 기쁨과 쾌감을 느낄 수 있었다. 아직도 나는 여행을 가려고 하면 두려움이 있다. 돈만 있으면 훌쩍 떠날 수 있는 비장애인들의 여행 그것과는 너무나 다른 경로로 여행을 계획하고 가야하기때문에? 하지만 난 이미 주도적인 여행에 맛을 알아버렸다. 힘이 있는 날까지는 여행을 하고싶다. 그리고 아직도 여행에 대한 두려움을 가지고 있는 분들에게 여행경로와 여행에서 만나는 인적 물적인 이야기들을 나누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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