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품학교’ 1주차가 참가자들 간의 관계 형성과 본격적인 운동에 앞선 준비운동의 과정이었다면, 2주차는 ‘스포츠를 통한 공동체성 함양’을 목표로 모두가 함께 할 수 있는 운동을 중심으로 본격적으로 놀았던 시기였습니다.

사실, 지난해 11월 저와 직원들은 발달장애인들을 위한 다양한 스포츠 활동의 개발과 스포츠를 통한 고용창출을 목표로 ‘거제시발달장애인스포츠사업단’을 창단하였습니다.(이후 칼럼에서 이에 대해 자세히 논하도록 하겠습니다.)

축구, 태권도, 배드민턴, 탁구, 플라잉디스크, 캐치볼, e-sports, 승마, 요가, 생활체육 등 각 종목별 협회와 (장애인)체육회, 민간단체 등의 지원으로 관내 모든 초·중·고등학교가 개학하는 3월부터 본격적인 운영에 들어가는데, 금번 늘품학교 2주차가 그 ‘리허설’이었던 것입니다.

협회 인근의 초등학교 실내체육관을 무상임대해 전문 강사들의 지도하에 모두가 신나게 때론 진지하게 스포츠 활동을 하였습니다. 이미 1주차의 과정을 통해 격하게 친해진 이들인지라 기본적인 호흡은 물론이거니와 각자의 방식대로 서로를 챙겨가며 그 넓은 체육관을 누비는 통에 혼이 빠져나가는 신비한(?) 경험을 하기도 했지요.

계절학교 2주차 풍경. ⓒ제지훈

마냥 재밌기만 했냐고요? 예. 진짜 재밌었습니다. 유난히 한파가 극심했던 올 겨울 아니었습니까? 실내에서의 활동은 그렇다 치고 야외에서 이뤄졌던 승마의 경우 두 볼이 빨개지고 콧물이 줄줄 흘러내리는 고통을 감내해야 했습니다. 흐르는 콧물을 얼마나 빨아 당겼던지 모두가 코와 입 사이 인중이(두 줄기 선명한 콧물의 물줄기가 골을 형성해) 뻘겋게 부어올랐지만 그러든가 말든가 말과 함께 신나게 달렸습니다.

그 와중에도 특정 스포츠에 두각을 나타내는 친구들을 발견했다는 것은 큰 수확이었습니다. 전혀, 진짜 전~혀 그럴 것 같지 않은 친구가 모두의 예상을 뒤엎고 집중력은 물론 특정 종목에 상당한 친화력을 보여주어 전문 강사들로부터 가능성을 인정받았지요. 기대됩니다.

스포츠만큼이나 공동체성 형성에 유익한 활동은 없는 것 같습니다. 반복적인 교육과 훈련이 개개인의 성장에 필요하다면, 팀워크를 바탕으로 한 스포츠 활동은 서로를 존중하고 배려하는 공동체 정신을 몸으로 배우기에 적합합니다.

가령, 복식으로 이뤄지는 탁구의 경우 각자가 반드시 한 번씩만 쳐야 합니다. 암만 자기 앞으로 공이 오고 자기가 치고 싶어도 상대에게 양보해야 하지요. 그러나 배드민턴의 경우는 좀 다릅니다. 같은 복식이라도 탁구와 다르게 팀이 이기기 위해서는 때론 어느 한 사람이 죽도록 뛰어야 합니다. 우리를 위해 내가 조금 더 수고해야 할 때가 있다는 것을 배울 수 있지요.

축구나 풋살은 또 어떻습니까?(우리 협회 ‘그린나래FC'는 전국 대회에서 여러 번 수상한 경험이 있습니다. 네~ 자랑입니다.) 이건 절대로 혼자서 할 수 없습니다. 눈빛으로 호흡을 맞춰가며 세트플레이가 착.착.착.착. 이뤄질 때 비로소 골로 연결이 됩니다.

계절학교 2주차 풍경. ⓒ제지훈

이처럼 다양한 스포츠 활동은 때에 따라 양보와 배려, 자기희생의 정신을 몸으로 체득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줍니다. 물론 자신감과 건강은 보너스겠지요?

아쉬웠던 2주차가 저물고 칼럼을 쓰고 있는 지금은 3주차에 접어들었습니다. 3주차의 주제는 ‘여행’입니다. 3주에 걸쳐 진행되는 늘품학교는 1박2일의 여행을 끝으로 마무리 되는데요. 여행이 발달장애인들의 성장에 주는 유익함이 무엇인지 궁금하지 않으세요?

"궁금하면, 500원~"

농담입니다.

이게 벌써 ‘아재개그’가 되었네요.

기대해 주세요.

-장애인 곁을 든든하게 지켜주는 대안언론 에이블뉴스(ablenews.co.kr)-

-에이블뉴스 기사 제보 및 보도자료 발송 ablenews@ablenews.co.kr-

제지훈 칼럼리스트 (사)경남지적발달장애인복지협회 거제시지부장으로 재직하면서 인근대학 사회복지학과에서 후배 복지사들을 양성하고 있다. 절대로 포기할 수 없는 장애인복지의 길에 언제나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주는 가족과, 좋은 사람들이 함께 있어 오늘도 행복하게 까불짝대며 잰걸음을 힘차게 내딛는다. (발달)장애인들의 사회통합으로의 여정에 함께하며 진솔하게 일상을 그려나가고자 한다.
저작권자 © 에이블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