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리기하는 아이들(사진은 기사와 무관). ⓒ김지연

모 방송국의 ‘런닝맨’ 이라는 프로그램이 한참 인기몰이 중일 때, 초등학교 운동장이 매우 붐볐다고 한다. 보통 핸드폰 게임을 하며 교실에서 있던 아이들이 운동장으로 뛰어다니며 스트레스를 해소했다.

우리 아이들은 이렇게 뛰어 다니며 다양한 감정을 접해보는 활동이 필요하다. 달리기가 느려서 자주 붙잡혀 속상해 보기도 하고, 이겨보거나 져보는 경험도 하고, 웃어도 보고 울어도 보는 경험이 아이들에게는 필요하다. 이와 같은 경험을 접하게 되면서, 싸움을 거는 친구나 놀리는 친구들에 대한 대처방법도 배우기도 한다.

하지만 잦은 실패와 아이들의 놀림 등으로 친구들과 어울리는 것에 거부를 하거나 어려움을 호소하는 경우가 있다.

만 3세 이후부터 아이들은 언어구사가 자연스러워 진다. 또 이 시기쯤 남을 놀리는 행위를 시작하기도 한다. 대게 가정 내 형이나 누나를 통해 접하기도 하는데 그 과정들 속에 놀림이 무엇인지 경험하게 된다.

이들은 동생을 속상하게 하고 그 반응을 보며 재미를 느끼고 즐거워한다. 동생을 속상하게 하여 나타나는 재미있는 반응들이 자극적으로 다가와 모든 놀리거나 괴롭히는 행동이 재미있는 놀이의 과정이라 착각하게 된다. 또 이러한 행위를 배워 놀리는 행위를 재미있는 놀이인양 타인에게 행하기도 한다.

또한 학년이 높아질수록 부정적인 표현이 더 자극적이고 쉽게 흥분한다는 것을 알게 된다. 그래서 무의식적으로 더 자극적인 말로 관심을 끌기위해, 혹은 반응을 즐기기 위해 놀리기도 한다.

예를 들어, “이 바보야” 라고 할 때 아이들은 대응책으로 울음을 터트리거나 “나 바보 아니야” 혹은 “바보라고 하는 사람이 바보다” 라며 ‘대답’ 하기도 한다.

이 모든 방법은 썩 좋은 방법이 아니다. 놀림을 당할 때 가장 좋은 방법은 ‘무시하기’이다.

어떠한 행동을 하기 전 가장 중요한 것은 마음을 가라앉히며 잠시 멈추고, 그들의 말에 대답하지 않고 무시하는 연습을 해야 한다. 여기서 무시한다는 것은 앞으로도 관심을 가지지 않는다는 것이 아니라 그 상황에서 화를 내지도, 소리를 지르지도, 째려보지도 않고 아무렇지 않게 그냥 하던 일을 계속하는 것이다.

얼마 전, 기사 속에서도 초등학생의 욕설이나 여성혐오에 관련된 말을 사용함에 있어 매체를 통해 접한 후 빈도가 잦아졌다는 글을 본적이 있다. 이들은 약하게 보이지 않기 위해 자신보다 좀 더 약해보이는 여자아이들에게 직접적인 공격을 하거나 비약적인 말을 쓴다고 한다. 대부분 무시하지 못하고 즉각적으로 돌아오는 반응이 흥미로웠기 때문이다.

필자 또한 상담 할 때, 늘 놀리고 타인을 괴롭히는 가해자 아이가 온 적이 있다. 그 친구에게 왜 그렇게 놀리는지에 관해 물어봤을 때, 돌아온 대답은 “ 재미있어서 ” 였다.

다양한 매체 등에서 서로가 서로를 놀리며 웃기도 하고 즐거워하는 모습을 보면서 , 아이들은 그 행동이 잘못 되었다기보다 재미있는 놀이, 혹은 관심 끌 수 있는 인기 있는 행위로 잘 못 인식 한다. 놀리는 아이들이 정서적으로 불안정하고 잘못된 체득 방법 등으로 타인에게 상처를 주기도 하지만, 놀림을 당하는 아이들이 쉽게 흥분하는 모습을 보이는 것 또한 잘못된 대처방법이라 할 수 있다.

대부분 놀리는 아이는 특별한 생각 없이 재미있다고 믿고 하는 무의미한 말이므로 우리는 동요하지 않고 이를 위해 대처해야한다. 또한 그들이 주로 놀리는 이유나 행동이 어떤 때인지를 기억해야한다.

‘또 나를 건드리는군, 흥분해봤자 소용없어, 무시하자’ 라는 식의 생각으로 반응을 하지 않는 것이 좋다. 또 사람을 놀려대고 기분 나쁜 말을 하는 것은 나의 문제가 아니라 그 사람들의 문제라고 생각해야한다. 우리는 그들의 장난감이 아니다. ‘그만해’ 라는 말 또한 자극이 될 수 있는 말이므로 처음에는 대답하지 않음에 비아냥거리겠지만 그 또한 결국 재미가 없어서 지치게 되므로 무시하는 것이 가장 좋다.

놀리는 아이들의 특징을 생각해 보자면, 정서적으로 불안정한 경우가 많다. 좀 더 타인보다 우월한 위치에 있고 싶어 신체적인 특징들을 악용하여 놀리거나 만만해 보이는 아동에게 아무 말이나 하며 놀리게 되는데, 보통은 인정받지 못하고 관심 받지 못했던 경우가 많다. 대화를 나누고 싶지만 그 방법을 알지 못해서, 또 다른 사람의 마음을 이해하는 ‘공감’ 능력이 부족해서 일수도 있다.

그들이 말하는 어떤 말도 나와는 관련이 없다고 생각하고 무시하더라도, 내 마음속에서 기분 나쁜 마음이 여전히 남을 수도 있다. 그럴 경우, 놀리는 아이의 특징을 생각해보며 나보다 더 부족한 아이들이 관심 받고 싶어 하는 소리라고 이해하고 공감하자.

(나의 문제가 아니라 그들의 문제) 특별히 나를 놀리는 상황이나 의도들이 반복이 된다면, 내가 먼저 상황을 피할 수 있는 것도 좋고, 미리 부모님이나 선생님에게 알리는 것도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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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연 칼럼리스트 현재 소아청소년 정신건강의학과에서 심리치료사로 근무하고 있다. 치료 현장에서 만나게 되는 각종 어려움(발달, 정서행동, 학습장애 등)을 겪고 있는 친구들의 생생한 이야기를 전하고자 한다. 나아가 사회성 향상을 위한 방법들을 전하고 다시 한 번 아이들의 마음을 들여다보는 시간을 가지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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