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차 국민건강증진 종합계획(2016~2020)’에서는 건강수명 연장 및 건강형평성 제고라는 중장기 목표 하에 당뇨·고혈압·비만 등 질병 전 단계 고위험군 중심으로 운동·식습관에 대한 생활습관 개선을 지원하며 생애주기별 건강증진의 활성화를 위해 금연, 건강관리, 교육·훈련분야의 부처 간 협업을 강화하고자 하는 목표를 설정하고 있다.

국립재활원에서 발행한 ‘2016 장애인건강실태조사’에서는 ‘2014년 기준 등록장애인을 대상으로 분석한 결과, 만성질환 중 비만 유병률은 40.4%, 고혈압 유병률은 42.9%, 당뇨병 유병률은 19.1%로 비장애인의 비만(31.5%), 고혈압(28.9%), 당뇨병(11.1%) 유병률 보다 높은 수치를 나타낸다.’고 발표하고 있다.

이어 보고서는 흡연, 음주, 신체활동은 영양과 더불어 상병 및 사망을 증가시키는 가장 중요한 행태이며 흡연, 음주, 신체활동의 부족 등이 암, 당뇨, 심・혈관질환 등과 같은 만성질환을 유발한다는 많은 역학적 증거들이 있다고 하였다.

장애인의 건강증진을 위해 ‘장애인건강권법’이라는 제도도 새로 만들어 건강검진과 재활운동 및 체육, 장애인주치의제도 등으로 의료적인 건강간화를 위해 골몰하고 있고, 생활체육의 활성화와 레저문화를 통한 힐링 등의 다양한 시도들 하고 있는 것은 고무적이다.

그러나 이해하기 어려운 것은 그 어디에도 장애인의 영양에 대한 언급을 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국립재활원의 ‘2016 장애인건강실태조사’에서도 식품안정성 평가 항목에서는 51.1%가 충분한 양과 다양하지 않은 음식을 섭취하였으며, 82.7%가 영양교육 및 상담경험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고는 발표하고 있지만 어디에도 후속조치가 없는 것이 안타깝다.

영양은 흡연, 음주, 신체활동과 더불어 장애인의 건강을 담보하는 매우 중요한 요소임에 틀림이 없다. 장애유형에 따라 과다한 영양섭취와 또는 부족으로 영향의 균형이 깨지는 것을 알고 있다. 시각장애인들도 발달장애인들도 본인의 영양에 대한 적합성을 알 수가 없다.

필자만 해도 척수장애인으로 보행이 불가능하고 운동이 늘 부족한 상태이다. 늘 내가 먹고 있는 음식들이 나의 장애상태와 맞는가하는 의구심을 가지고 산다. 하루 적당 칼로리를 섭취하고 있는지 균형은 맞는지 그 어디에서도 물어볼 곳이 없다. 장애인의 비만에 대한 걱정으로 장애인전용체육관을 만들고 찾아가는 운동전문가를 파견하여 운동으로 건강을 담보하려 하지만 그 어디에도 영양에 신경 쓰라는 충고는 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다양한 장애유형이 사용가능한 간단한 체지방측정기도 충분하지가 않고 체중이나 허리둘레를 잴만한 측정 장비도 충분히 보급되어 있지 않다. 병원에서 설명하는 영양식단은 비장애인을 위한 표준식단이고 장애인을 위한 식단은 알지도 못한다. 이러는 사이 장애인들의 비만은 늘어나고 한 편에서는 이를 장애인의 개인의 문제와 가족의 무관심이라고 치부하곤 한다.

보건복지부가 발표한 ‘제2차 국민영양관리기본계획(2017~2021)’중에 4대 전략과 추진과제 표. ⓒ보건복지부

최근 보건복지부는 ‘제2차 국민영양관리기본계획(2017~2021)’을 발표 하였다. 이 자료 어디에도 온 국민의 영양관리에 장애인과 관련된 영양관리계획은 없다.

건강식생활 실천 국민 인식 제고, 건강식생활 실천 환경 조성, 건강식생활 실천 기반 강화, 맞춤형 영양관리서비스 지원 강화인 4대 전략으로 ‘온 국민의 영양관리로 건강사회 구현’한다는 비전이 세워 놓았지만 장애인의 한 사람인 필자가 보기에는 서운함을 금할 수가 없다.

특히 ‘맞춤형 영양관리서비스 지원 강화’의 전략에서는 영유아‧임산부 영양관리 지원 강화, 아동‧청소년의 영양관리 능력 향상, 성인 만성질환 예방을 위한 영양관리 강화, 노인 영양관리 강화, 지역사회 특화 영양사업 개발의 추진과제를 내놓았는데 정작 중요한 장애인의 영양관리가 없어서 속상하다.

관계 부처는 장애인들의 건강과 영양관리의 관계성을 충분히 인지하고 장애유형에 따른 식생활개선과 교육, 홍보에 전력을 다해주기를 원한다. 장애인들의 비만과 고혈압, 당뇨병 등이 영양과 무관하지 않음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

유기농 식단과 슬로우 푸드보다는 페스트 푸드와 정크 푸드에 길들여지고 있지는 않은지 면밀한 조사와 활동량과 운동량을 비교하고 그 상황에 맞는 식단과 칼로리를 연구해 주기를 바란다. 주변에서 쉽게 체중과 허리둘레를 재고 체지방을 잴 수 있도록 측정환경도 개선해 주기를 바란다.

또한 장애인을 둘러싼 가족과 형제들의 영양상태도 함께 숙고해 주어야 한다. 가족들이 건강한 삶이 장애인의 삶과도 직접적인 연관이 있음을 감안할 때 당연한 고민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장애인을 우선 고려하지 않는 정부의 다양한 기본계획에 아쉬움을 남는다. 이는 계획을 수립하는 과정에 장애인당사자의 참여가 부족한 것이고, 장애인 당사자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지 않는다는 반증이다. 관계부처의 각성과 장애인 당사자들의 분발도 함께 촉구하는 바이다.

자료에 의하면 능동적 영양관리를 새로운 패러다임을 내세웠지만 장애인들을 위한 패러다임은 아닌 듯하다. ⓒ보건복지부

-장애인 곁을 든든하게 지켜주는 대안언론 에이블뉴스(ablenews.co.kr)-

-에이블뉴스 기사 제보 및 보도자료 발송 ablenews@ablenews.co.kr-

한국척수장애인협회 정책위원장이며, 35년 전에 회사에서 작업 도중 중량물에 깔려서 하지마비의 척수장애인 됐으나, 산재 등 그 어떤 연금 혜택이 없이 그야말로 맨땅의 헤딩(MH)이지만 당당히 ‘세금내는 장애인’으로 살고 있다. 대한민국 척수장애인과 주변인들의 다양한 모습을 솔직하게 보여줄 예정이다.
저작권자 © 에이블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