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한국예술문화복지사 총연합회 신년회. ⓒ서인환

‘예술문화복지사’란 예술과 문화, 복지가 합하여진 융합적 단어이다. 예술을 통하여 문화를 융성하게 하고, 이를 통해 복지를 구현한다는 사람들이다. 한울지식재단에서는 민간자격으로 예술문화복지사 양성교육을 실시하고 있는데, 이미 유자격자가 1200명에 이르고 있다.

예술문화복지는 인간답게 살아가는 데에 필수적 요소이며, 인간의 기본적 권리이고, 공공 서비스의 영역이다. 이를 제도적으로 구체화하기 위하여 만든 자격제도가 예술문화복지사인데, 예술의 즐거움과 문화의 친밀감으로 새로운 복지시대를 열겠다고 한다.

한울지식재단의 예술문화복지사 안내 자료에 의하면, 장애인 등 사회적 약자가 응시하는 경우 우대한다고 되어 있다. 그리고 취약계층의 복리증긴과 권익옹호 활동을 하며, 전문지식을 습득하여 비영리단체나 관공서, 교육기관 등에 배치를 하고, 새로운 수익모델을 창조하며 사회통합을 추구한다고 하였다.

예술문화복지사는 교육비가 58만원이며, 8주간 교육을 실시하고 자격시험을 치르는데 응시료는 5만원이다. 교육과정을 보면 예술문화정책, 예술문화복지, 예술문화실천, 예술문화마케팅, 예술문화실무로 이루어져 있으며, 강의는 문화경영학과 교수들이 맡고 있다.

민간자격을 시행하는 단체로서는 자격증의 필요성이나 적용 분야, 비전과 활용성 등을 널리 홍보하여야 하겠지만, 이러한 자격제도가 문화예술인의 제도적 진입의 시도이지만 수익성과 품격을 얼마나 높일 수 있는가는 의문과 기대, 그리고 여러 가지 우려가 되기도 한다.

예술문화복지사들이 배출되자, 유자격자들의 단체인 한국예술문화복지사총연합회가 결성되었고 2년 전에 법인설립을 하게 되었다.

에술문화인들이 복지에 관한 교육을 받아 사회봉사도 하고, 약자들을 위해 많은 활동을 해 준다는 것은 환영할 일이다. 예술문화의 장애인의 접근성이나 향유권을 확대하기에 더욱 많은 기회를 제공할 것이다.

장애인단체 등에서 각종 행사에 예술문화인들의 도움을 받아 이벤트를 준비하기에도 편리할 것이고, 이러한 활동은 장애인 인식개선에도 크게 도움이 될 것이다.

장애인들의 예술문화는 소비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생산자로서 참여하는 것도 매우 중요하다. 예술은 감상만이 아니라 창작본능을 충족하는 것도 중요하다. 장애인에게 특별우대를 하여 자격을 권하고 있는 것은 이런 의미에서 고무적이다.

그러나 몇 가지 우려점들도 있다. 충족하지 않은 장애인문화예술 예산에서 이제 이들과 나누거나 경쟁을 하는 것은 아닌가 하는 우려이다. 그리고 진정성보다 사업성에 치중하여 장애인들이 예술문화의 소비자로서 머무르게 하지는 않는가 하는 경계도 된다. 지나치게 사회에 약자의 예술문화를 강조하는 과정에서 기업 후원이나 행사 지원을 극대화하기 위해 장애인이 시장의 도구가 되거나 오히려 시혜적 인식이 강화되는 것은 아닌가 하는 우려도 된다.

이러한 우려를 해소하기 위해서는 장애인들과 라포 형성이 중요하며 협력관계가 유지되어야 한다. 그리고 행사에 너무 연연하지 말고 함께 하는 의식이 필요하다. 예술문화복지사가 장애인 예술강사로 파견되어 그것을 하나의 일자리로만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 장애인의 진정한 옹호자로서 지식을 나누어 주어야 할 것이다.

그리고 자신들의 공연무대에 장애인도 함께 설 수 있도록 노력하는 자세도 필요해 보인다. 장애인계에서도 예술문화복지사를 경계하거나 경쟁자로 여기는 것이 아니라 쉽게 협력해 줄 수 있는 아군으로 마음을 열어야 할 것이다.

예술문화복지사들의 신년회에 장애인 예술단체 대표들을 대거 초대하였고, 자신들의 활동에 동참을 요청한 것은 매우 아름다운 모습이었다. 주는 자의 거만함이나 문화적 주도권은 그곳에는 없었다.

물론 예술문화인들이 항상 배고프면서 봉사만 할 수는 없고 사회적 지위와 처우가 개선되어야 한다. 그러나 한발 더 나아가 자격을 위한 교육과정에 올바른 장애인에 대한 이해가 이루어지도록 장애인의 인식교육의 교과가 포함되었으면 한다. 그리고 초심을 잃지 않고 문화인으로서의 품격과 사회통합에 대한 기여를 최대 가치로 여기는 마음을 끝까지 유지하기를 기대한다.

장애인 예술문화의 꽃을 피워 공유하고 나누어가는 것은 예산확보나 행사의 진행에서도 이것이 잘 녹여져서 장애인의 참여를 확대시켜 주면서 자신들도 발전해야 한다. 자신들의 처우를 위해서나 일자리를 위해서 예산을 마련하는 활동을 하는 것이 아니라 장애인들의 활동의 예산도 늘여주는 기여를 함께 해 나가는 것이 기대된다. 예술문화복지사로서의 자부심이나 주인공의식도 중요하지만, 약자 앞에서는 약자가 주인공이어야 한다.

복지사 자신들의 끼를 보편적 복지를 위해 나누어주는 것만이 아니라 문화의 다양성을 인정하고 이러한 인식을 사회에 확산시켜 나가는 선도자가 되어 준다면 예술문화복지사의 복지구현은 최고의 열매를 거둘 수 있을 것이다. 원조적 문화의 국제교류에서 지역의 문화의 다양성을 망각하여 실패하거나 거부감을 준 경험이 이 단체에는 없어야 할 것이다.

복지사 자신들의 문화 품격을 자랑하는 것이 아니라 약자들에게 나누고자 하는 것은 너무나 훌륭한 생각인데, 이러한 사업이나 활동은 자신들을 위한 활동이 아니라 장애인들을 위한 활동으로 장애인에 대한 존중과 자아존중감을 항상 염두에 두기를 바란다.

열약한 예술문화인들이 자신들의 문제를 생각하기에도 여유가 없을 것인데, 사회적 약자를 통합사회로 이끌고 복지와 권익옹호자로서 나서는 것을 환영하면서도 장애인들을 대상화하지 말라는 우려와 장애인을 새로운 시장으로만 보아서는 안 된다는 충고를 다시 한번 해 두고자 한다. 장애학으로서의 문화에 대해 교육과정을 신설하여 문화경영으로만 접근하는 것이 아니었으면 더욱 좋을 것 같다.

장애인의 우군이 되어준 예술문화복지사의 활동과 한국예술문화복지사총연합회의 눈부신 활약을 기대해 본다. 그리고 장애인 당사자들도 이러한 복지사 자격에 적극 참여하였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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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인환 칼럼니스트
현재 사단법인 장애인인권센터 회장, 한국장애인고용안정협회 고용안정지원본부장을 맡고 있다. 칼럼을 통해서는 아·태 장애인, 장애인운동 현장의 소식을 전하고 특히, 정부 복지정책 등 장애인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는 이슈에 대해 가감 없는 평가와 생각을 내비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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