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에 살고 있는 홍서영 양은 열일곱 살 소녀로 프레더 윌리 증후군으로 인한 발달장애인이다. 우리에게는 에버랜드를 이용하다가 장애인이라서 놀이기구를 타는 것을 거부당해 차별로 인한 인권침해로 소송을 하여 승소한 사건의 주인공으로 알려져 있다.

홍 양은 고등학교 1학년으로 특수학교에 다니고 있다. 중학교까지는 일반학교에서 통합교육을 받았으나 특수학교로 진학을 하였다.

요즘 특수학교 초등부에서는 학생 수가 많이 줄어들었다. 그 이유는 점점 통합교육을 받고자 하는 장애아동이 많아졌기 때문이다.

특수학교는 학년이 올라갈수록 학생 수가 많아지는 역 피라미드형의 구조를 나타내고 있는데, 통합교육을 선호하기는 하지만 결국 특수학교로 돌아오게 되는 것은 성장할수록 적응이 어렵고 차이가 심하게 드러나는 것도 있지만, 통합교육에서 충분한 개별화된 서비스를 제공하지 못하기 때문이기도 하다. 이런 점에서 통합교육은 실패를 하고 있는 셈이다.

특수학교를 다니다가 통합교육을 위해 일반학교로 전학했으나 다시 특수학교 돌아오는 학생을 U턴 장애인이라고 하고, 통합교육을 학령기 처음부터 시도했으나 고등학교를 진학할 때에 특수학교로 오는 장애아동을 L턴 장애아라고 부른다.

이런 현상으로 특수학교의 건립은 지금도 필요한 것이고, 완전한 통합교육은 아직 교육환경이나 국가지원의 부족으로 매우 위험한 도전으로 존재하고 있다.

프레더 윌리 증후군은 나이가 들어도 키가 아이와 같고 얼굴 또한 어리게 보여 성인이 되어도 아이 취급을 받는 경우가 많은데, 15번 염색체 이상으로 포만감을 느끼지 못하여 식탐으로 인하여 건강을 해칠 가능성이 높아 평생 가족은 음식과의 전쟁을 해야 하는 장애이다. 또한 지적장애를 동반할 수 있으며, 감정 조절이 어려워 거짓말이나 반항을 하는 것으로 갈등을 보이기 쉽다.

홍 양의 아빠는 프레더 윌리 증후군 밴드에 홍 양이 크리스마스를 기다리며 산타선물을 위해 기도하는 모습을 올렸다.

“산타 할아버지 안녕하세요? 홍서영이네 이사했습니다. 수양 아파트에는 이제 안 살아요. 주소 알려 드리겠습니다. 경기도 수원시 팔달구 권광로 OOO번길 OO아파트 OOO동 OO호입니다. 홍서영은 산타 할아버지가 살아 계시는 것 알고 있어요. 올해도 엄마, 아빠, 이모, 선생님 말씀도 잘 들었습니다. 갖고 싶은 선물은 닌텐도 위입니다. 본채, 레이싱 휠, 핸들, 리모컨도 같이, 핸들 2개, 리모컨 2개, 마리오 카트 칩, 그리고 꼭 2세트 필요합니다. 산타 할아버지, 서영이가 한 번도 안 한 말이 있어요. 사랑해요.”

홍 양은 이런 편지글을 써 놓고 산타를 기다리며 기도를 매일 하고 있었던 것이다. 산타 할아버지가 정말 계신다고 믿는 것인지, 아빠가 산타를 대신해서 선물을 주시지만 이사해서 산타가 못 찾아온다는 핑계로 선물을 안 줄까봐 걱정되어서 그러는지는 몰라도 주소를 말하며 꼭 찾아와 주기를 바라며 자신이 착하게 어른의 말씀을 잘 들은 착한 아이라고 고백하고 있다. 그리고 산타에게 사랑한다고 애교도 부리고 있다. 이런 홍 양의 모습에 아빠는 프래더 윌리 증후군 밴드에 이런 글을 남겼다.

“메리 크리스마스. 서영이는 영원히 늙지 않는 나라 네버랜드에 사는 행복한 피터팬이다. 열일곱 소녀 서영이는 매년 그랬듯이 올해도 크리스마스 일주일 전부터 매일 산타 할아버지에게 기도한다. 그런데 올해는 기도가 좀 길다. 새로 이사한 집 주소는 물론, 몇 년 전부터 갖고 싶었던 닌텐도 위의 세부 구성품도 자세히 산타 할아버지에게 알려 드려야 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우선 종이에 기도할 내용을 적은 다음, 이것을 보면서 매일 자기 전에 간절히 기도하고 있다.

산타 할아버지가 단종된 닌텐도 위를 구하러 용산전자상가를 헤집고 다니실 모습을 상상하니, 아빠는 할아버지가 너무 안쓰럽다는 생각이 들었다. 닌텐도 위 본체뿐만 아니라 휠, 리모컨 등을 구하셔야 하는 어려운 숙제를 드린 것이다. 아빠는 필요한 것은 간절한 기도로 얻을 수 있는 네버랜드의 서영이가 너무 부럽다.

그 곳엔 후크 선장이라는 악당이 있긴 하지만, 아빠가 사는 세상엔 최순실이라는 악당이 살고 있다. 꿈속에선 꿈이 전부인 것 같지만, 깨고 나면 그게 전부가 아니란 걸 안다고 했던가, 서영이가 사는 네버랜드가 꿈일까, 최순실이가 사는 이곳이 꿈일까? 아빠는 꿈에서 깨어났을 때, 그곳이 네버랜드였으면 좋겠다. 메리 크리스마스.”

닌텐도 wii은 게임기로 tv와 연결하여 가상현실을 응용하여 자전거 운전도 하고, 볼링도 하는 게임은 어른들도 몰입하고 아이들보다 더 신나 하는 아이들에게 최고 인기 있는 선물이다.

내가 매우 사랑하는 한 발달장애인이 크리스마스 선물을 기대하며 그 기대를 엄마에게 알리기 위해 “엄마 어제 산타가 보였어. 내일은 선물을 주시겠지?”라고 말하자 엄마는 “이제 나이가 21살인데 아직도 아이처럼 산타선물을 바라면 안 되지. 너 진짜 산타가 없는 것 알잖아. 엄마가 산타 이름으로 선물을 한 것은 아이니까 한 것이잖아.”라며 꾸짖는 것을 보고 나는 그들이 사는 네버랜드를 왜 부모들은 다른 세상으로 인정하지 않을까 생각했다. 결국 그 엄마 역시 산타가 바빠서 돈으로 주니 알아서 선물을 사라는 편지와 함께 선물을 주었다.

발달장애인들은 자신들의 네버랜드를 버리고 지금의 세상의 사는 방식을 강요당하니 살기가 어렵고, 스트레스가 많아져서 대들고 앙탈을 부리기도 한다.

홍 양의 아빠는 오히려 홍 양을 부러워한다. 그리고 산타 대신에 용산전자상가를 헤집고 다녀야 하는 자신을 안쓰러워한다. 노력 끝에 그 물품을 구했는지 궁금하기도 하지만 서영이의 다른 세상을 이해하지는 못해도 인정하려 한다.

그리고 최순실이 사는 이곳을 꿈인 것처럼 느낀다. 최순실에게 의존하고 있는 한 공주가 어쩌면 성장을 멈춘, 오히려 네버랜드에 사는 사람처럼 느껴지면서 이곳도 별반 다름없는 꿈의 세계처럼 생각하고 국가적 어려움과 국민의 고통을 잊으려 한 것은 아닐까 한다.

분명한 것은 딸의 세상과 이곳이 별반 다르지 않다는 것이니 딸의 세계만이 꿈속은 아니라는 것이다. 그리고 그곳이든, 이곳이든 아이를 바라보는 한 사람은 힘이 든다.

딸을 사랑하는 마음과 평생 감수해야 하는 안쓰러움을 이곳에서도 위로받지 못하고 국민의 한 사람으로 고통스러움을 말하고 있다. 그래도 우리는 메리 크리스마스를 외치며 서로 축복하고 살아야 한다. 그것이 우리를 행복하게 살게 할 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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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인환 칼럼니스트
현재 사단법인 장애인인권센터 회장, 한국장애인고용안정협회 고용안정지원본부장을 맡고 있다. 칼럼을 통해서는 아·태 장애인, 장애인운동 현장의 소식을 전하고 특히, 정부 복지정책 등 장애인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는 이슈에 대해 가감 없는 평가와 생각을 내비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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