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척수장애인협회(이하 척수협회)가 발족된 2004년만 해도 척수장애라는 단어는 아주 생소했었다. 척수와 척추가 혼동이 되었고 지금도 척추장애로 알고 계신 분들도 많이 있다.

용어에 대한 명확한 이해와 정확한 사용 그리고 대중성이 그 단체의 확장성에 도움을 준다. 척수장애를 잘 모르니 관계부처에 척수장애를 제대로 알리는 것이 척수협회의 설립초기의 숙제였다.

언론에 척수라는 단어가 나와도 감격했을 때가 있었다. 협회 차원에서 전국을 다니며 세미나도 개최하고 다양한 홍보물과 책자를 발간하기도 하였다. 그동안 발간하고 배포한 책이 수 십 가지가 되고 ‘휠(wheel)’이라는 잡지는 척수장애를 널리 알리는 데에 일등공신을 하였다.

척수손상 초기에는 올바른 정보를 알 수 있는 사실만으로도 위안이 되고 도움이 된다. 올바른 정보는 힘이 되고 뿌리가 된다. 방황하지 않게 하고 직진할 수 있게 한다. 사방에 흩뿌려진 정보를 정리하는 과정에 에너지는 소비되고 왜곡된 정보는 재활의 시간을 지체시킨다.

이러한 소모적인 재활과정을 오롯이 잡아 줄 책 한권이 필요했었고 협회는 2013년도에 뉴질랜드 척수장애인협회의 ‘Back on Track’라는 책을 번안하여 ‘일상의 삶으로’라는 책을 제작하여 배포하였다. 그리고 미국의 척수장애인 당사자가 직접 쓴 “Life on Track”을 번역하여 배포하기도 하였다.

하지만 예산의 한계로 적은 부수를 발간하고 배포하다 보니 그 연속성이 떨어져서 아쉬움이 많이 남았다. 그러던 참에 민간출판사에서 척수장애에 관련된 책자가 나와서 얼마나 기쁜지 모른다.

‘척수손상 환자와 가족들을 위한 안내서’(군자출판사)

‘척수손상 환자와 가족들을 위한 안내서’(군자출판사)는 내가 알기로는 처음으로 민간출판사에서 유료로 판매되는 책자이다. 번역서인 이 책은 척수손상이후에 겪어야 되는 많은 사실들 꼭 알아야 되는 사실들을 이야기 하고 있다.

척수손상 환자와 가족들에게 올바른 지식을 전달하여 생활에 실질적인 도움을 주고, 궁극적으로는 건강한 삶을 회복할 수 있도록 용기와 희망을 주길 바라며 집필한 안내서이다.

이 책은 척수장애인이 건강을 유지하고 재활치료를 성공하기 위해 알아야 할 다양한 영역에 대해 알기 쉬운 단어로 쉽게 설명하고 있다.

척수장애인과 가족이 꼭 알아야 하는 신체적인 부분(방광과 장관리, 성, 피부관리, 합병증 위험 인지하기)과 심리적인 부분, 재활에 대한 전반적인 부분과 가족과의 관계 등 다양한 부분에 대해 이야기 하고 있다.

척수장애를 이해하고 이겨내고 지혜로운 삶을 위해서 가까이 두어도 좋을 책이라고 생각한다. 당사자뿐만 아니라 그 가족들도 척수장애에 대한 공부가 없이는 척수장애인을 이해할 수 없다. 가족이 같이 안다는 것은 재활의 질을 높일 수 있고 사회복귀를 촉진하는 원동력이 되고 일상의 삶을 통해 주도적인 삶이 가능하다.

척수장애에 대한 지침서가 인터넷서점에 대형서점에서 구할 수 있다는 것에 무한히 기쁘게 생각한다. 척수협회의 직원으로 척수장애인으로 참 감사한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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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척수장애인협회 정책위원장이며, 35년 전에 회사에서 작업 도중 중량물에 깔려서 하지마비의 척수장애인 됐으나, 산재 등 그 어떤 연금 혜택이 없이 그야말로 맨땅의 헤딩(MH)이지만 당당히 ‘세금내는 장애인’으로 살고 있다. 대한민국 척수장애인과 주변인들의 다양한 모습을 솔직하게 보여줄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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