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젠가 어느 강의에서 우리나라에 시각장애인들을 위한 특화(特化)된 직업으로 ‘안마사’라는 직업이 있듯이 선진국에서는 척수장애인이 많은 활약을 보이는 직업이 하나 있다는 내용을 들은 적이 있는데 그것은 바로 증권, 선물(先物) 등의 금융투자 분석사이다.

금융투자 분석사는 주식(株式)이나 국제 선물 등의 전문지식을 갖추고, 그 전문지식을 바탕으로 시시각각 변화하는 시장상황에 대응하여 자신 또는 투자 의뢰자에게 이윤을 창출하는 비장애인의 직업세계에서도 이른바 ‘전문 직종’으로 분류되는 이른바 유망직종이다.

그런데 세계경제를 좌지우지(左之右之)하는 미국의 월가에서도 유명한 투자분석사 중에 척수장애인이 다수 활약하고 있고, 또 얼마 전 ‘세계 최초 시각장애인 공인 재무분석사 신순규 선생님’의 기사를 읽으면서, 이제는 우리 장애인의 직업재활도 단순히 육체적 근로의 단계를 벗어나 ‘다양한 정보의 수집, 분석, 가공, 처리에 관한 전문지식’을 바탕으로 해서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는 장애인에게 특화된 전문직군(專門職群)의 개발과 신규고용 창출(創出)이 시급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여기에 장애인 근로자 또는 취업희망자에게 요구되는 사항이 주식, 금융 등 특정 분야의 전문지식 못지않게 PC와 태블릿PC, 스마트 폰 등의 정보화 기기의 원활한 활용이 필수라 해도 과언(過言)은 아닐 것이다.

각종 정보화기기를 업무에 적용한 형태로, PC를 비롯한 다양한 형태와 용도의 정보화기기를 활용한 업무의 수행을 우리는 흔히 ‘스마트워크(smart work)라고 하는데, 직접 직장에 출근하지 않고도 이-메일(E-mail), 전자결재시스템, ERP(Enterprise Resource Planning : 전사적 자원 관리 프로그램), 영상회의 등 ICT(information and communications technology :정보통신기술)를 이용해 시간과 장소의 제약 없이 업무를 수행하는 유연한 근무형태로 자택이나 원격지에서 본사 정보통신망에 접속해 업무를 수행하는 재택근무, 자택 인근 원격사무실에 출근하는 스마트워크센터 근무, 전용(全用) 단말기, 태블릿PC, 스마트 폰 등을 이용해 현장에서 업무를 수행하는 이동근무 등이 대표적이다.

장애인 근로자에게 이동성의 부족을 보완하는 수단으로 또는 시간과 공간의 제약을 극복하게 하는 방안으로 ‘스마트 워크’가 대안으로 자주 거론되고 있는데, 이러한 논의의 저변(底邊)에는 모바일을 비롯한 정보통신 기술의 비약적 발전이 있음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일 것이다.

이러한 ‘스마트 워크’의 보편화는 장애인 근로자에게 육체적·인지적 제약을 최소화하고, 직장으로의 이동의 번거로움을 덜어주며, 업무의 세분화와 시간조정 등의 업무의 유연성 부여와 분업의 활성화를 장점이 있다.

장애인 근로자 또는 구직자에게 ‘스마트 워크’의 장점을 극대화하기 위해서는 앞서 잠시 언급한 다양한 정보통신기기의 업무에의 원활한 적용을 위한 전문적이고, 충분한 관련 교육이 필수적으로 요구되며, 여기에 덧붙여서 장애인 근로자 또는 구직에 필요한 교육을 이수(履修)중인 장애인에게 정보통신기기의 활용에 있어 각 개인의 장애유형 및 특성에 적합한 보조(공학)기기의 제공과 이에 대한 숙달(熟達)이 필요하다.

흔히, 직업재활 관련 보조(공학)기기의 제공은 실제 취업 후의 근로현장에서의 활용만을 생각하기 쉬우나, 실제 실습 등의 교육훈련 단계에서부터 대상자에게 최적화 된 보조(공학)기기를 제공하고, 이를 통한 학습과 숙달은 교육의 성과 이후 근로현장에 적응 측면에서 보다 효과적이라 생각된다.

이러한 보조(공학)기기의 제공에 있어서의 지속적이고 체계적인 관리가 이루어진다면, 대상자에게 적합한 작업환경을 가진 사업체와의 연결 등을 통해 장애인 근로자와 장애인 근로자를 채용하는 사업장 모두에게 이른바 윈윈(win-win)으로 작용될 수 있을 것이다.

마지막으로 앞서 잠시 언급한 바 와 같이 이전 시대의 단순한 육체적 직업재활의 단계를 넘어서 장기적인 시간과 비용의 투자가 수반되는 전문지식과 기술을 바탕 이른바 ‘전문가’ 양성개념의 장애인 직업재활의 도입을 적극 주장해 본다.

얼마 전 경청(傾聽)했던 서울대 오세정 교수님의 강의 한 구절이 생각난다.

이전 산업화 시대에는 토지, 자본, 노동이 부의 축적의 수단이었다면, 현대 정보화 사회에서는 지식, 자본, 노동이 부의 축적 수단으로 ‘지식기반 사회를 선도(先導)하고 있다고...

이러한 ‘지식기반 사회’에서 우리 장애인도 예외 일 수 없을 것이며, 오히려 이러한 정보화 시대를 선도하는 위치에 자리매김 할 수 있기를 간절히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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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Kg의 미숙아로 태어나면서 출생 시 의료사고로 심한 뇌병변장애를 운명처럼 가지게 되었다. 부산장애인자립생활대학 1기로 공부했으며, 대구대 재활과학대학원에 출강한 바도 있다. 지금은 한국장애인소비자연합의 이사로 재직 중이다. 모바일‧가전을 포함한 장애인 접근성, 보조공학 등 관련 기술을 다룰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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