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자를 포함한 우리는 5G(5th Generation Mobile Communication Systems)와 GIGA 인터넷으로 대표되는 초고속 정보화 시대에 살고 있다.

이러한 IT(Information Technology)의 발전과 콘텐츠의 디지털화로 우리 장애인들은 그리 오래지 않은 과거와 다른 삶을 영위하고 있다.

즉 IT의 발전은 우리 장애인들이 보다 편리하고 쾌적한 삶을 누릴 수 있도록 도와주는 여러 편리함 들이 있다. 특히 스마트폰의 대중화는 '이용자', 더욱 발전된 개념으로 ‘소비자’가 최근의 정보화 시대의 중심에 설 수 있게 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

스마트 폰과 태블릿PC 등의 스마트 기능을 탑재한 모바일 정보통신 기기의 등장과 보급으로 장애인을 포함한 소비자들이 시간과 공간의 제악 없이 이른바 ‘정보의 바다’로 일컬어지는 초고속 인터넷망을 통해 원하는 정보를 손쉽게 얻을 수 있는 세상에 살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IT의 발전이 모든 이용자 또는 소비자들에게 편리하고 쾌적한 디지털 생활을 보장해 주는 것은 아니다.

이러한 편리함이 오히려 정보와 서비스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계층과 그것으로부터 소외된 계층의 양분화를 가속시켜 오히려 이 두 계층 간의 심각한 불균형을 초래하는 기제로 작용할 여지가 있다.

정보통신 분야의 불균형은 소득이 높고 낮은 계층 사이뿐 아니라 일반인과 노약자, 비장애인과 장애인 간에도 심각하게 나타나고 있다.

최근 발표된 보고서(한국정보화진흥원, 2012)에 따르면 장애인의 스마트폰 이용률은 1.6%, 기초생활보장 수급 대상의 스마트폰 이용률은 1.9% 수준으로 일반 국민들의 스마트폰 보급률에 비하면 매우 낮은 수치라고 할 수 있다.

이러한 ‘디지털 정보의 불균형 문제’는 일반 국민들 사이의 디지털 격차 문제와는 또 다른 격차 문제를 야기할 수 있어 중앙정부와 지자체 유관 기관의 주의와 관심이 필요하다.

대표적으로 여러 장애 유형 중 시각장애인은 시각의 손실로 인해 그 대체 감각으로서 주로 청각적 듣기와 촉각을 통해 정보접근을 해 왔다.

특히 컴퓨터와 장애인용 보조(공학)기술의 발전과 이를 기반으로 한 보조기기의 보급은 시각장애인이 필요한 정보를 습득하고 활용하는 데 필수적인 수단으로 보편화되고 있다.

2000년 이후 윈도우즈용 화면 낭독 프로그램들이 개발되고, 당시 교육인적자원부로부터 점자 정보 단말기가 모든 시각장애 학교에 보급되었고, 시각장애 교육 현장에 맞는 ICT 활용 수업에 대한 논의가 활발히 진행되었다.

이후 2007년, 처음 아이폰(iPhone)이 세상에 소개되었을 때 시각장애 당사자 가수인 미국의 스티비 원더(Stevie Wonder)는 풀 터치 기반의 스마트 폰은 시각장애인에 대한 배려가 없다고 지적한 바 있고, 이 지적을 얼마 전 고인(故人)이 된 스티브 잡스(Steve Jobs)는 보이스 오버(voice over) 시스템으로 스티비 원더의 지적에 대응하여 화재를 일으킨 일화(逸話)가 있다.

그 후 시각장애인들도 아이폰을 이용할 수 있다는 입소문이 퍼져나갔고, 시각장애인 커뮤니티에서도 스마트폰 사용을 시도하는 사례가 점차 증가하여 이제는 ‘아이폰 = 장애인을 배려한 스마트 폰’의 대명사가 되었다 해도 과언(過言)은 아닐 것이다.

근래에 세계 최고 수준의 정보통신 관련 기술력과 정보통신 인프라를 바탕으로 국내에서도 장애인용 모바일 기기 접근성 지침 마련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그러나 아직까지 스마트폰을 이용하고 있는 시각장애인을 포함한 대부분의 장애인들이 여러 부분에서 불편함을 느끼고 있는 것은 숨길 수 없는 현실이다.

풀 터치 기반이라는 기기적 특성과 아울러 시각장애인들의 스마트폰 이용률이 일반 국민들과 비교하여 현저히 낮은 것은 몇 가지 이유에서 찾아볼 수 있다.

먼저, 시각장애인들이 사용할 수 있는 스마트폰은 거의 대부분 아이폰으로 특정되어 있다. 특히 아이폰의 보이스 오버 기능은 시각장애인들의 스마트폰 활용 가능성을 극대화시켜 주었다.

이 보이스 오버 기능은 스마트폰의 특정 아이콘을 한 번 터치하면 그 아이콘이 어떠한 아이콘인지 음성으로 알려 주고, 두 번을 빠르게 터치하면 해당 아이콘이 실행되는 것을 말한다.

S사와 L사로 대표되는 스마트폰 제조의 세계적 강국이라 불리는 우리나라 휴대폰 제조사에서도 시각장애인이 사용할 수 있는 스마트폰을 만들지 않고 있다.

다만, 아이폰의 OS인 ‘iOS’와 대응되는 운영체계인 Google의 Android 계열 스마트폰 제품에서도 지난 2011년 미국의 ‘21세기 통신 및 비디오 접근성 법’의 제정 및 발효에 따라 스마트 폰 및 태블릿PC 등의 모바일 정보통신 기기의 미국 내의 판매를 위해 ‘장애인 접근성 항목’의 개발과 제품 탑재가 일정 수준 보편화되어 아이폰과 거의 동일한 수준의 발전을 보이고 있다.

이러한 발전에도 불구하고 우리 사회에서 장애인이 정보통신기술로부터 소외되는 상황을 개선하기 위한 구체적이고 실질적인 정책 마련이나 논의는 미비한 실정이다.

시각장애 유형의 정보접근 특성을 살펴보면, 시각장애인의 정보 매체로는 점자와 녹음 매체를 대표적으로 들 수 있다.

점자는 시각장애인의 고유 문자로 6개의 점을 위치 별로 일부 또는 전부가 볼록하게 나오게 찍음으로써 한글, 영문, 기타 기호 등을 표시하게 되어 있다.

그러나 점자 문서는 제작에서 제한점이 있는데, 먼저 비용이 많이 들고 제작 기간이 길다는 점이다. 또한 책 한 권의 분량과 크기가 커서 휴대의 불편함이 따른다.

실제로 한 권의 일반적인 책을 점자도서로 변환하면 30권 분량이나 된다고 한다. 이러한 점자의 제한점을 보완하기 위한 것으로 일반적으로 활용되는 방식이 바로 녹음 매체다.

녹음 매체의 장점은 일반도서의 내용을 음성 녹음을 통해 전달함으로써 점자를 잘 알지 못하는 시각장애인도 쉽게 이용할 수 있게 했다는 것이다.

현실에서는 당뇨병 등에 동반하는 합병증으로 인한 시력상실 등으로 중도에 시력을 상실하는 경우와 같이 적지 않은 시각장애인이 점자를 체계적으로 교육 받지 못해 실생활에서 점자를 활용하지 않는다고 한다.

또한 녹음 매체 또한 다른 형태의 정보 매체의 변환, 즉 일반 도서에서 녹음으로의 변환에 따른 시간과 경제적 비용을 부담해야 한다는 수고와 제약이 따른다.

다른 한편으로 PC가 생활의 필수품으로 급속히 확산되면서 화면 읽기 프로그램을 비롯한 시각장애인용 컴퓨터 프로그램의 개발로 인하여 시각장애인들이 다양한 콘텐츠를 소비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주었다.

또한 컴퓨터를 활용해 시각장애인들은 보다 편리하게 다른 사람들과 소통할 수 있게 되었으며, 좀 더 발전적 형태로 컴퓨터를 활용한 문서 제작 등을 통해 주변 사람들의 도움 없이도 직접 정보에 접근할 수 있게 되었다.

이로 인해 시각장애인들은 다양한 인터넷 웹사이트에 접근하여 많은 정보를 소비하고 공유할 수 있게 되었는데, 독서, 음악 감상, 영화 감상, 온라인 게임, 동호회 활동 등 다양한 여가활동도 가능하게 되었다.

이렇듯 정보통신 기술의 발전은 시각장애인으로 하여금 사회 환경에의 적응을 용이하게 하고, 재활에 대한 용기를 북돋우고 있다.

현재 관공서, 공공기관, 일정수준 이상의 기업체의 웹 사이트에서는 관련 법률이 정하는 바에 따라 시각장애인을 위한 접근성을 준수하고 있는데 이를 통해 시각 장애인들에게 다양하고 유용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이들 서비스는 시각장애인이 이용 가능한 정보를 링크하여 사용할 수 있도록 되어 있고, 다양한 콘텐츠를 실시간 서비스 형태로 제공함으로써 시각장애인의 정보접근과 웹 상에서의 다양한 활동을 돕고 있다.

한편 시각장애인은 휴대폰을 통화용도 이외의 용도로 이용할 수 없었으나, 지난 2007년 말 시각장애인 전용 휴대전화 단말기가 출시된 바 있다.

이 단말기는 문자 메시지, 통화기록뿐만 아니라 연락처 관리 메뉴 등을 음성으로 알려 주는 기능을 탑재하고 있다.

2009년 상반기까지도 시각장애인들은 시각장애인용 휴대전화나 단종된 휴대폰을 쓰는 등 단말기 접근에서부터 열악한 모바일 환경에서 생활하고 있었다.

하지만 2009년 앞서 언급한 아이폰의 등장과 보이스 오버 기능과 같은 서비스의 향상으로 시각장애인들이 모바일 환경에서 적응하고 생활할 수 있는 가능성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인터넷 등장 초기에는 부작용으로 온라인 커뮤니케이션이 사회참여의 시간을 뺏고 지인들과 보내는 시간을 대체해 사회자본과 웰빙을 저해한다는 주장이 있었다.

그러나 인터넷 이용이 일상화되면서 사회적 지위와 같은 기존의 다양한 장벽이 존재했던 공동체가 인터넷을 통해 다양한 사람들이 서로 소통하고 사회참여에 적극적일 수 있도록 기회와 가능성을 확장시켜 주었다

또한 최근 소셜 미디어를 중심으로 한 온라인 커뮤니케이션은 많은 사람들이 이미 알고 있는 친구나 지인과 소통하기 위해 온라인 미디어를 이용하고 마이크로 블로그나 네트워크 사이트를 통해 특히 결속적 유형의 영향력이 부각되었음이 나타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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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Kg의 미숙아로 태어나면서 출생 시 의료사고로 심한 뇌병변장애를 운명처럼 가지게 되었다. 부산장애인자립생활대학 1기로 공부했으며, 대구대 재활과학대학원에 출강한 바도 있다. 지금은 한국장애인소비자연합의 이사로 재직 중이다. 모바일‧가전을 포함한 장애인 접근성, 보조공학 등 관련 기술을 다룰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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