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처폰에서 스마트폰 태블릿PC까지 다양한 모바일 정보통신기기의 입력방식이 버튼방식에서 터치스크린 방식으로 변화하였다. ⓒ김경식

최근 스마트폰의 보급으로 터치 인터페이스는 이제 거의 모든 스마트폰 제품에 적용되고 있다.

이렇듯 모두에게 익숙한 터치 기반 인터페이스 기술이 우리 장애인 특히, 시각장애인과 상지기능에 제한을 지닌 경추, 뇌병변, 근육병 장애인 등에게는 오히려 스마트폰 이용에 불편한 요소로 작용하는 것을 종종 목격하곤 한다.

이러한 문제인식 하에 터치 기반 사용자 인터페이스에 대해 좀 더 자세히 알아보고자 한다.

가장 먼저 터치 기반 기술이 적용된 화면크기에 따라 그 특성을 알아보자.

적용된 터치 패드 또는 스크린의 크기에 있어서도 스마트폰 화면 크기에서부터 전자 칠판 크기에 이르기까지 다양하고, 큰 터치 표면의 경우에도 전자 칠판과 같이 수직 방향으로 이용되는 경우와 테이블과 같이 수평 방향으로 이용되는 경우가 있다.

크기가 다르다는 것은 단순히 하드웨어의 차이만을 의미하지 않는다.

스마트 폰 또는 태블릿PC 크기의 스크린에서 가능한 조작과 커피테이블 크기의 스크린에서 가능한 조작은 차이가 크다.

또한 큰 화면의 경우에도 수직인 경우에는 상하의 구분이 있는 반면 수평으로 놓인 경우에는 그런 구분이 없고, 주위의 모든 방향에서 사용하는 사용자를 고려해야 한다.

크기와 방향뿐 아니라 손가락으로 조작하는지 펜으로 조작하는지에 따라서도 큰 차이가 있고, 펜으로 조작하는 경우에도 화면에 직접적으로 조작하는 경우와 화면과 별도의 태블릿을 통하여 간접적으로 조작하는 경우가 다르다.

당연히 직접적인 조작이 자연스럽고 앞선 인터페이스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으나 간접적인 펜 조작은 피로도 문제, 손가림 문제, 협업시의 간섭 문제 등을 고려하면 나름대로의 장점이 있다. 실제 그래픽과 간단한 메모 기능에 활용되고 있다.

이러한 그래픽과 메모 등의 기능을 수행하기 위해 스마트 폰과 태블릿PC 등의 정보통신기기가 대형화되고 있는 추세이다.

그런데 이러한 기기의 대형화는 최근 모바일 게임, 영화, 인터넷 강의 등의 기존 정보통신 본연의 기능 이외 멀티미디어 위주의 활용용도 다양화에서도 그 원인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반면 장애인 이용자 입장에서 일련의 모바일 정보통신기기의 대형화는 근력(筋力), 악력(握力)의 약화(弱化)등의 신체적 제한을 지닌 사용 환경에서 대형화가 반가운 일만은 아닌 것이다.

거치대, 목걸이 장치 등의 보조 수단의 고려가 상대적으로 약한 근력 및 악력의 신체조건을 보완대체 할 수 있을 것이다.

터치스크린만큼이나 멀티터치 인터랙션도 모두에게 익숙한 개념이다. 그런데, 멀티터치도 스마트폰의 사례를 통하여 알고 있는 것보다 더욱 다양한 의미를 가지고 있다.

스마트폰의 경우에는 보통 두 터치 포인트는 하나의 손에 의한 것인 반면, 테이블탑(tabletop computer)과 같은 큰 터치스크린의 경우에는 왼손과 오른손에 의한 것일 수 있고, 더 나아가 다른 두 사람의 손에 의한 것일 수도 있다.

예를 들어서 한 사람의 두 손가락이 사진을 터치하여 벌린다면 확대하기를 의미하겠지만 두 손가락이 서로 다른 사람의 손가락이라면 서로 끌어당기려는 상황을 의미할 것이다.

즉 멀티터치 조작은 multi-finger 조작일 수도 있고 multi-hand조작일 수도 있고, multi-person 조작일 수도 있다. 이 또한 장애인 사용자에게는 어려운 사용 환경임에 분명할 것이다.

실제 터치는 터치한 위치 뿐 아니라 터치에 동반하는 수직 및 수평 방향의 힘, 터치하는 손가락의 자세, 누르는 손가락의 압력조절, 드레그 동작의 조절 등 우리의 생각보다 복잡하고 세밀한 신체동작을 요구하고 있는 것이다.

최근 출시된 애플사의 애플와치, 이 또한 터치방식을 이용하고 있는데, 터치의 강도로 어플리케이션과 위젯을 활성화 할 수 있다. ⓒ김경식

개인적으로 최근 출시된 애플와치의 구동방식은 손가락 포인팅과 드래그, 그리고 손가락의 촉지 압력차이로 어플리케이션과 위젯을 활성화하는 방식은 장애인 소비자, 특히 상지기능장애인에게는 너무 무리한 요구라는 생각을 지울 수가 없다.

또한 큰 터치패드가 스마트 폰과 태블릿PC의 수평면을 차지하기 위해서는 원래 그 자리를 차지하고 있던 버튼이 제공해 주었던 기능과 사용성을 보상해 주어야 할 것이다.

기본적으로는 이전의 휴대폰 등에서 제공하였던 것과 같은 입력수단을 제공해 주는 것이겠지만 이러한 화면 키보드와 물리적 버튼의 사용성 차이를 줄이기 위한 많은 연구와 적용이 시도되고 있다.

그러나 현재의 터치스크린 입력방식은 앞서 언급한 신체적 제한점으로 인해 장애인 사용자에게는 입력오류, 상대적으로 늦은 반응속도 등이 문제가 될 수 있다.

이전의 버튼 입력방식과 가장 큰 차이는 촉각 피드백의 부재인데, 물론 이를 보완하는 햅틱 기능 등이 존재하긴 하나 이 또한 인지의 민감도 등에 상대적으로 취약한 장애인 사용자에게는 제한요소로 작용하고 있다.

그 실제적인 예로 스크린 키보드를 통한 입력 속도는 물리적 키보드에 비하여 31%가 낮게 나온 선행연구 결과가 있다.

이러한 차이에는 여러 가지 요인이 있겠지만 촉각적 피드백의 부재가 큰 역할을 하는 것으로 추측된다.

즉, 이전 버튼방식은 촉각적 피드백은 누르기 이전에 느낄 수 있는 표면의 질감과 누르는 과정에서, 또는 누르고 나서 느낄 수 있는 햅틱 피드백으로 나눌 수 있고, 시각장애인들을 위한 점자 버튼도 구현 가능하였다.

그러나 터치패드 또는 터치스크린 방식의 입력방식에서는 햅틱 기능을 통해 일부는 구현하고 있으나, 버튼방식의 촉지기능과 질감 등에 비해 빈약한 것이 현실이며, 더욱이 시각장애인을 위한 점자 기반의 입력시스템 구현에는 많은 어려움이 뒤따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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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Kg의 미숙아로 태어나면서 출생 시 의료사고로 심한 뇌병변장애를 운명처럼 가지게 되었다. 부산장애인자립생활대학 1기로 공부했으며, 대구대 재활과학대학원에 출강한 바도 있다. 지금은 한국장애인소비자연합의 이사로 재직 중이다. 모바일‧가전을 포함한 장애인 접근성, 보조공학 등 관련 기술을 다룰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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