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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표를 선점하는 장애인계가 되자

에이블뉴스, 기사작성일 : 2015-06-22 13:54:15
지난 6월 9일부터 11일까지 미국 뉴욕의 UN본부에서 열린 제8차 UN장애인권리협약 당사국회의의 진행과정을 지켜보았다.

장애인권리협약(Convention on the Rights of Persons with Disabilities)은 모든 장애가 있는 이들의 존엄성과 권리를 보장하기 위한 유엔인권협약이다. 이 협약은 21세기 최초의 국제 인권법에 따른 인권 조약이며, 2006년 12월 13일 제61차 유엔 총회에서 채택되었다.

2008년 5월 3일에 발효되었고 우리나라는 2008년 12월에 동 협약을 비준하였다. 현재 장애인권리협약 비준국가는 154개국이다.

당사국회의는 장애인 권리 협약의 비준국들(당사국)이 매년1회 이행점검 및 관련 이슈를 공유하는 회의로서 이번 8차 회의는 한국이 의장국으로서 주최하였으며 오준UN대표부대사가 의장이다. 이번 당사국회의에는 많은 비준국들과 국제기구, 그리고 NGO들이 참가했다.

특히 이번 회의의 주제는 지난 15년 동안 진행된 새천년개발계획(Millennium Development Goals: MDGs)이 종결되면서 향후 개발 아젠다에서 장애인의 권리를 주류화 하는 방안이다.

2000년 전 세계의 정부대표들이 새로운 천년에 인류가 맞게 될 미래에 대한 토론을 하기 위해 UN에서 정상회담을 갖고 새천년개발계획(MDGs)을 설정하였으나 초기의 MDGs에는 장애이슈가 포함되지 않았다.

장애인의 빈곤이 해결되지 못하면 세계의 빈곤퇴치가 어렵다는 문제에 직면하면서 국제개발협력에 장애주류화 논의가 시작되었다. 2010년 UN에서 ‘장애인을 위한 새천년개발목표 실현’이라는 결의안이 통과되면서 UN의 국제개발프레임워크에 장애를 포함시켜야 한다는 논의가 강조되었다.

2012년 UN경제사회이사회 ‘사회개발 의제에서의 장애주류화’회의에서는 장애를 국제개발의 범분야 이슈로 간주하게 되었다.

장애포괄적 개발협력(Disability-Inclusive Development Cooperation)은 개발협력에 있어 장애인이 비장애인과 동등한 기회를 가지도록 하기위한 전략을 의미한다. 즉 장애 또는 장애인을 위한 별도의 개발협력이 아니라 보편적 개발협력프로그램을 설계, 시행, 평가, 혜택분배에 이르기까지 전 과정에 정애인의 참여를 보장하는 정책을 실현하는 것이다.

2015년 이후 MDGs를 대체할 개발계획으로 ‘Post-2015개발 아젠다’라는 이름을 거쳐 ‘지속가능한 개발계획’이라 칭하는 SDGs(Sustainable Development Goals)를 준비하기에 이르렀다.

하지만 SDGs를 초기 구성하던 2012년부터 장애계의 주도적인 움직임의 부족으로 현재 결의된 SDGs의 17개 목표에 장애의 키워드는 누락되어 있는 상황이다. 다만 목표 4, 8, 11, 17의 세부내용에만 장애가 언급되어 있을 뿐이다.

올해 9월 UN총회에서 공식적으로 SDGs의 선포가 있을 예정이고 그때까지 세계 각국의 정부들은 자국의 실익을 위하여 총성 없는 막바지 전쟁을 치를 것이다.

뒤늦게 세계의 장애계와 한국의 장애계가 고군분투하고 있지만 시간적으로 매우 불리한 상황이다. 이번에도 20여명의 장애인들이 자비를 들여서 대표단을 구성하고 UN으로 달려간 이유도 이러한 다급함의 표현이다.

왜 늘 뒤늦게 뛰어드는 비효율적인 대응의 고리를 끊지 못할까?

유엔장애인권리협약과 제3차 아·태장애인10년의 논의과정을 보면 결과적으로는 만족할 만한 결과를 얻기는 했지만 초기부터 주도권을 선점하지 못하고 뒤늦게 활약을 하는 모양새였다.

결국은 국제사회의 흐름을 간파할 수 있는 전문 인력의 부족과 정보력의 부재, 정보의 공유가 제대로 되어있지 않은 탓일 것이다. 이제는 국제적인 정보를 수집하고 로비하기위해 유엔이나 국제 장애관련 기관에 장애인 당사자를 파견하였으면 하는 희망이다.

한국의 장애단체 내에도 국제업무를 총괄하고 담당할 기구와 인력이 있어야 된다. 각 단체별로도 다양한 네트워크를 가지고 있다지만 산발적이고 집중적이지 않다면 그 효율성을 위한 고민도 필요하다.

해외에서 발행되는 각종 자료에 대한 수집과 번역, 배포들이 동반되지 않으면 정보의 무지 또는 양극화가 생기게 된다. 그리고 이러한 일들을 담당할 국제전문가들이 꾸준히 양성되어야 한다.

국제사회에서 네트워크를 갖기 위해서는 많이 참여하고 교류가 필요하다. 당사자 전문가들을 양성하기 위한 수준 높은 교육과 국제행사에 참여할 기회제공이 정보의 단절을 막고 선택적으로 집중할 수 있는 선구안을 갖게 할 것이다.

국내에서도 당연히 정보력이 관건이다. 각종 목표에 장애계의 요구가 표현되고 수치화된다면 우리가 원하던 것들이 더 빨리 이루어질 수 있다. 각 부처의 장애관련계획목표에 각 장애단체와 장애유형들의 목표들이 나열되고 실천되도록 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꾸준한 접촉과 자료제공, 모니터링이 있어야 한다. 각종 자문회의와 연구사업에도 부지런히 참여해야 한다.

지표를 선점하면 돌아가지 않고 직진할 수 있다. 늘 뒷북치듯 사후약방문하는 장애계가 아니라 한발 빠르게 선점하고 그 남은 에너지를 또 다른 정책을 개발하는 영리한 장애계가 되었으면 한다.

세계는 넓고 배울 것도 많고 할 일도 참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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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니스트 이찬우 (elvislee@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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