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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달장애인이 직접 차린 밥상

발달장애인의 요리 도전기

에이블뉴스, 기사작성일 : 2015-04-28 08:36:44
요즘은 먹는 방송, 즉 '먹방‘의 시대를 넘어 요리를 하는 것을 방송하는 일명 ’쿡방‘의 시대로 진화하였습니다. 식당에 찾아가 먹기도 하지만 직접 요리를 하면서 맛있는 요리를 조리해서 먹는 것을 즐기는 시대가 되었다는 뜻이죠.

물론 이것은 사회학적으로 보면 그만큼 우리에게 돈이 없어서 그런 것일 수도 있고, 가정식 요리에 대한 관심이 증가했다고도 볼 수도 있습니다. 돈이 있었다면 다들 식당을 찾아 여기 저기 미식을 즐기고도 남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또 제가 최근 뉴스를 통해 들은 어느 연구 결과에 의하면, 외식을 즐기는 경우 고혈압 발생 비율이 높아진다는 결론이 나왔다는 보도를 들었습니다.

그 연구 결과를 전하는 보도를 들었을 때 마침 부모님과 제가 같이 있었는데, 어머니께서 제게 “지용아, 잘 들어놔!”라고 말씀하셨습니다. 그만큼 가정식의 중요성이 드러난 셈이죠.

그래서 저도 한번 직접 요리를 해보기로 했습니다. 상이 거꾸러지게 한 상 차리는 것 까지는 아니더라도, 제가 가볍게나마 한 끼를 해결 할 수 있는 수준으로 요리를 해 보기로 했습니다.

(주: 이 부분부터 제가 먹는 장면까지 다루는 부분은 정확히 따라할 필요는 없지만 여기서 나온 순서는 반드시 발달장애인들의 부모님들이나 자립생활 체험홈, 발달장애인들이 있는 주간보호센터 담당자들은 발달장애인들에게 식사 준비를 하는 방법을 전할 때 잘 가르쳐주셔야 합니다.)

일단 요리를 하려면 요리할 메뉴를 정해야겠습니다. 제가 일단 고른 것은 옥수수 볶음, 베이컨 구이, 스프 세 가지였습니다. 원래 샐러드도 넣고 싶었는데 아직 칼질을 못 배워서 뺐습니다. 그러나 집에는 세 요리를 할 재료가 없습니다. 그러면, 당연히 상점에 가서 사와야겠지요.

큰길 앞에 있는 상점에 갔습니다. 상대적으로 규모가 크기 때문에 중요한 재료들을 다 살 수 있었습니다. 옥수수는 옥수수 통조림을 통해서 구해야 겠고, 스프는 다행히 스프 가루가 있었고, 베이컨은 정육점은 아니지만 정육가공품 코너에서 소포장되어 판매되고 있었습니다.

준비가 잘 되었습니다. 계산을 해보니 6,000원 가까이 들었습니다.

집에 돌아와서 요리를 시작해야겠습니다. 요리 도구를 준비해야 합니다. 스프를 끓이기 위해서는 냄비가, 옥수수를 볶고 베이컨을 구울 때는 프라이팬을 사용해야합니다. 그리고 본격적으로 시작하기에 앞서, 옥수수 통조림 덮개를 빼야 했습니다. 식용유는 쓰지 않기로 했습니다.

이제 요리를 시작합니다. 옥수수를 프라이팬에 구워서 볶고, 베이컨도 따로 굽습니다. 스프는 적당한 물을 냄비에 미리 넣고 스프가루를 넣어서 데우기 시작합니다. 이 때 잘 저어줘야 합니다. 육류는 골고루 익도록 앞뒤를 자주 뒤집어주세요. 다만, 육류는 타지 않도록 해 주세요.

이렇게 준비가 완료되었습니다. 다만 제가 했을 때는 베이컨이 탄 것이 아쉬웠습니다. 그래도 한 상 차렸으니 이제 먹으면 되겠습니다. 아, 스프도 물 조절을 잘못해서 가스레인지에 넘치고 말았네요. 잘 먹겠습니다!

사실 처음부터 준비해서 식사하기까지 혼자서 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습니다. 이렇게 식사를 준비하는 것은 꽤 힘들어 보이지만, 그래도 막상 먹어보면 맛있다는 느낌도 지울 수 없습니다.

그래서일까요? tvN '삼시세끼‘가 인기를 모을 수 있었던 것도 식사 준비를 하고 나서 직접 먹는 것의 재미에 대한 대리만족에서 비롯된 것이 아닐까 생각해봅니다.

발달장애인들이 자립하기 위해서는 일상생활 기술의 자립도 매우 중요한 요소입니다. 난이도를 따지면 한 중급 난이도쯤 되는 간단하게나마 식사준비를 하는 것을 자립생활을 위해 훈련하고 가르쳐야 할 것입니다.

제가 대학시절 통학거리가 매우 길었던 문제로 자취 생활이나 기숙사 생활을 원했었지만 부모님께서 반대하셨던 원인도 이러한 자립기술의 부재 때문이었습니다.

장애학생들이 많이 있는 특수학급에서도 가끔 조리실습 프로그램을 교육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실시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러한 관점에서 보면 지극히 당연한 일입니다. 장애학생들이 미래에 자립생활을 하면서 요리를 할 터인데, 미리 조리법을 배워두면 나중에 익숙하게 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렇지만 제 소원은 완전한 자립생활입니다. 그래서 이번에 요리를 해보면서 느낀 것은 식사 준비 하는 것이 꽤 어렵지만 재미있기도 하고, 직접 해보는 요리가 맛있다는 느낌도 배웠습니다.

사실 진짜로 해 보고 싶은 요리는 따로 있습니다. 밥도 지어보고 싶고,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돼지고기두부찌개, 제육볶음, 닭볶음탕도 해보고 싶습니다. 가볍게 샐러드도 해보고 싶네요. 미래에 집들이를 한다면, 제가 직접 요리한 집들이 음식으로 손님들을 기쁘게 해 주고 싶네요.

그리고 발달장애인들뿐만 아니라, 다른 장애인들도 요리 실력을 갖춘다면 자립생활에 한 걸음 더 나아갈 수 있을 것이라고 믿습니다.

추신: 요리하는 방법을 모르겠다면 요리책이나, 최근 많이 볼 수 있는 요리 관련 인터넷 블로그, 텔레비전의 요리 관련 프로그램(EBS 1TV '최고의 요리비법‘ 등)을 통해 알아보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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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니스트 장지용 (alvi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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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 발달장애인 요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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