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새 학년 새 학기가 찾아왔고, 발달장애 학생들도 당연지사 새 학년 새 학기를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저의 경우 학교 다닐 당시 사실 새 학년 새 학기가 다가오면 걱정도 함께 다가왔습니다. 대학에 오기 전까지만 해도 말입니다.

바로 놀림받고, 얻어맞고, 욕먹고, 무시당하고 그런 일이 올해도 반복되지 않을까하는 걱정이었습니다. 이러한 문제를 우리는 단 한 단어로 묶어서 말합니다. ‘학교폭력’이라고.

저는 기억합니다. 2013 장애인 인식개선 청소년 드라마 ‘우리는 외계인이다’는 초반에 장애학생 폭행 사태가 발생한 것으로 이야기를 시작하는데, 그 장애학생이 자폐성 장애 학생이었던 것 같습니다.

발달장애 학생들의 행동거지 하나하나를 빌미삼아 학교폭력을 합리화하는 것인지는 모르겠으나, 저도 ‘애자’ 등 장애비하 표현을 들으면서 학교를 다녀야 했습니다. 그리고 그들은 저에 대한 폭력을 합리화하곤 했습니다.

제 경우에는 얻어맞고, 소지품을 가지고 장난을 당하고, 언어폭력을 당하고, 가끔은 학교에서 차별당하기도 했습니다. 어떻게 당했는지에 대해 말하면 매우 길어지기 때문에 그 사실만 이야기해도 벅찰 지경입니다.

아마 발달장애 학생을 둔 부모님들은 그런 걱정을 하면서 하루하루를 보내야 할지도 모르겠습니다. 제 부모님도 그러셨습니다.

이제 새 학년 새 학기를 맞아 발달장애 학생들의 부모님들이 어떻게 학교폭력에 맞서야 할 지에 대해 이야기해보겠습니다. 참고로 제 경험을 바탕으로 생각한 것이기도 하다는 것도 참고해주세요.

먼저 부모는 자녀가 발달장애를 가지고 있다는 사실을 인정하고, 늘 자녀와 대화하면서 상태를 파악해야 할 것입니다. 어떤 일이 있었는지를 늘 확인하다 보면 자녀가 하는 말 속에서 학교폭력이나 학교생활 관련 상황 정보를 입수할 수 있습니다.

또한 요즘은 장애학생 폭행 사실을 대놓고 말하면 무겁게 처벌되는 시대라 폭행을 위장하는 표현 (예: “축구공에 맞았다” - 실제로 장애학생 폭행 사례 때 악용된 표현입니다-)도 종종 있는데, 이런 표현을 미리 파악해두는 것도 좋습니다.

이 때 위장표현인지 아닌지를 알려면 평소 자녀의 특성이나 선호하는 것에 대한 정보가 있어야 합니다. 이 정보와 자녀가 말하는 정보를 바탕으로 그 표현이 폭행 사실인지 아닌지 파악할 수 있습니다.

그 다음으로, 장애학생에 대한 폭력행위가 발생했을 시에는 자녀의 학교나 교육청(교육지원청)에 바로 신고해야 합니다. 적어도 폭력행위가 발생한 사실을 안 다음 날 바로 신고해야 합니다.

학교폭력예방법 제20조 1항에도 “학교폭력 현장을 보거나 그 사실을 알게 된 자는 학교 등 관계 기관에 이를 즉시 신고하여야 한다.” 라는 조문을 통해 알 수 있듯이 바로 신고해야 할 의무가 있다고 규정되어 있기 때문입니다.(법률에서 “해야 한다” 식의 조문이 있으면 이 것은 의무를 나타내는 조항입니다.)

또한, 요즘은 장애학생에 대한 폭력은 무겁게 처벌되고 있습니다. 학교폭력예방법 시행령 제19조의 내용에 있는 조치 기준 중 하나도 피해학생이 장애학생이었는지에 대한 규정입니다. 즉, 피해 학생의 장애 여부는 학교폭력 처벌에 있어서 매우 중요한 판단 요소로 작용하고 있는 것입니다.

세 번째로, 자녀가 있는 학급에서만이라도 미리 장애이해 또는 인권교육을 실시할 장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자녀가 다니는 학교에 특수학급이 있다면 특수학급에서 지원해 줄 수 있기도 합니다. 실제로 제 경우에는 고 3이었음에도 장애이해교육을 제 반 친구 모두가 특수학급에 가서 특별 수업 형태로 이수했습니다.

아니면 담임교사와의 협조를 받아 근처의 장애인복지관에 문의하여 지원해 줄 수 있는지 문의해보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그들이 짧게나마 장애학생의 특성과 인권을 안다면, 어느 정도 학급 내에서 학교폭력을 줄일 수 있고 학급 밖에서의 장애학생 폭력 피해시 옹호자로 나설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가급적 이 교육에서는 권리 옹호에 대한 방법도 가르쳐야 합니다.

네 번째로, 학교폭력을 막기 위한 역설적인 방법 중 하나는 경쟁력을 갖추는 것도 있습니다.

제 경우에는 사회, 한국사 성적이나 고등학교 때의 사진 실력을 예로 들 수 있습니다. 즉, 자녀가 잘 하고 있는 것을 바탕으로 친구를 만들 수도 있고, 우수한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면 그것을 바탕으로 실력을 보여 주면서 무시할 수 없는 존재로 인식할 수 있도록 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덤으로 이 것이 진로/진학에 도움이 되는 경쟁력이라면 그 분야로 취업/진학 할 수 있도록 하는 원동력이 될 수 있기도 합니다. 단, 싸움 실력만은 안 되겠지만 말입니다. 싸움 실력이 경쟁력이라면 차라리 체육 관련 활동에 더 투자하고, 나중에 스페셜 올림픽에 출전할 수 있는 실력을 갖추는 것이 더 좋습니다.

만약 대학 진학까지 생각한다 해도, 개인적으로는 체육대학 진학에는 반대하는데, 그 이유는 체육대학 학생 문화도 일부 학교폭력의 요소가 있고, 실제로도 체육대학 내의 폭력 문화에 대한 언론 보도도 여러 번 있었기 때문입니다. 차라리 다른 학과에 진학하고 스포츠 동아리 활동을 하는 것이 더 좋습니다.

끝으로, 이 것은 당사자들에도 해당되겠지만 도전하는 자세로 학교생활을 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관련된 좋은 사례로 한 미국 미녀의 이야기가 있습니다. 바로 알렉시스 와인먼(Alexis Wineman)의 사례입니다. 그녀는 11세 때 자폐성장애를 가지고 있다는 진단을 받았습니다. 실제로 그녀는 “친구들과 사귀지 못하고 괴롭힘을 당하면서 내 정체성에 대해 의문을 품었다”고 회고하였습니다.

그렇지만 그녀는 고등학생 시절, 학교 내 공연 활동에 활발히 참여했고, 치어리더 활동도 했습니다. 결국 그러한 노력의 성과로 미국의 대표적인 미인대회인 ‘미스 아메리카’ 2013년 대회에 몬태나 주 대표로 참가하여 상위 16위 안에 드는 성과를 내기도 했고, ‘아메리카 초이스’(America's Choice)라는 특별지명 입상을 차지하기도 했습니다.

참고로 알렉시스 와인먼은 현재 대학생활도 하고 있고, 자폐인 권리옹호 활동도 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다섯 가지 이야기를 했지만, 제가 겪은 경험에 비해 학교폭력을 예방하고, 당하더라도 맞서는 대책에 관한 이야기는 부족한 것 같습니다. 생각이 짧아 아쉽습니다.

부디 새 학년에는 발달장애 자녀를 둔 부모님이나 저 같은 당사자들이 학교폭력으로부터 한 학년이나마 자유로웠으면 하는 생각을 해봅니다.

학교폭력은 피하는 것도 맞지만, 더 중요한 것은 맞서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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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계약 만료로 한국장애인개발원을 떠난 것은 시작일 뿐이었다. 그 이후 장지용 앞에 파란만장한 삶과 세상이 벌어졌다. 그 사이 대통령도 바뀔 정도였다. 직장 방랑은 기본이고, 업종마저 뛰어넘고, 그가 겪는 삶도 엄청나게 복잡하고 '파란만장'했다. 그 이전에도, 그 이후에도 파란만장했던 삶을 살았던 장지용의 지금의 삶과 세상도 과연 파란만장할까? 영화 'Everything Everywhere All At Once'는 픽션이지만, 장지용의 삶은 논픽션 리얼 에피소드라는 것이 차이일 뿐! 이제 그 장지용 앞에 벌어진 파란만장한 이야기를 읽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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