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세종시에 있는 보건복지부를 방문할 기회가 있었다. 사실 갈 때마다 갈등을 살짝 하게 된다. 휠체어를 타는 필자로서는 차로 가기에는 몸이 피곤하고, KTX로 가면 연결 교통편인 장애인콜택시의 이용이 쉽지 않았다.

이번에도 자가용을 운전하고 가야하나 망설이다가 눈이 온다는 일기예보로 KTX와 BRT라는 대중교통을 이용해 보기로 하였다.

KTX를 타고 서울역에서 오송역까지 간 후에 오송역에서는 세종 BRT버스라는 저상버스로 운행되는 급행버스를 이용해 보았는데 결과는 대만족이었다. 마치 외국에서 저상버스를 이용하는 느낌의 자유로움을 느꼈다.

BRT는 도심과 외곽을 잇는 주요한 간선도로에 버스전용차로를 설치하여 급행버스를 운행하게 하는 대중교통시스템을 말한다.

요금정보시스템과 승강장·환승정거장·환승터미널·정보체계 등 지하철도의 시스템을 버스운행에 적용한 것으로 '땅 위의 지하철'로 불리며, 'Bus Rapid Transit'를 줄여서 BRT라고도 한다.

KTX오송역사 2층에서 BRT승강장까지 가는 통로가 있고, 엘리베이터를 이용하여 버스승강장까지 내려가면 바로 버스를 이용할 수가 있다.

버스는 우리가 흔히 보는 저상버스로 자동경사로를 이용하여 편하게 승하차가 가능하다. 시원하게 정비된 전용도로를 달리니 신호도 많지 않아 보건복지부가 있는 세종정부청사남측 정류장까지는 약 20분이 소요되었다.

세종시로 들어가는 길에는 승객들이 그리 많지 않은 정오시간이라 여유있게 창밖도 구경하며 여유를 누렸다.

업무를 마치고 오후 3시 40분경에 복지부에서 출발을 하였는데 KTX오송역으로 가는 승객 때문인지 꽤 사람들이 붐볐다.

다음에 오는 버스를 타야하나 고민을 하고 있었는데 갑자기 운전기사가 버스를 정차시키고 자동경사로를 설치하더니 자리에서 일어나 통로로 걸어 나와서 장애인석에 앉아있는 승객들에게 자리를 양보하라고 하고 좌석을 접어서 휠체어공간을 확보하는 것이 아닌가?

같은 일행인 수동휠체어와 전동휠체어 각 1대씩에게 버스 안 양쪽의 장애인석을 확보해주셔서 제시간에 올 수가 있었다.

우리나라도 이렇게 ‘시나브로 변하는 것인가?’ 하는 감동이 몰려왔다. 장애인들의 탈 권리와 함께 기사님들에게 교육도 중요하고 승객들의 인식도 매우 중요하다.

이런 것들이 합쳐지면 장애인들이 버스를 타는 것도, 승객들이 자리를 양보하고 잠시 기다려주는 것도 하나의 자연스러운 문화로 정착이 될 것이다.

매우 기분 좋은 세종시 나들이였다. 앞으로 세종시에 업무를 보러 갈 때는 대중교통을 이용해도 전혀 문제가 없겠다.

세종특별자치시 홈페이지에서 확인한 BRT 990번 운행 시간표 (‘14.10.27 기준)에 따르면 아침 6시부터 밤 23시 40분까지 하루 110회 운행이 되고, 출퇴근 시간(오전 7시~9시, 오후 4시~6시, 오후 7시~9시)은 8분 간격, 오후 6시~7시는 5분 간격, 그 외 시간은 12분 간격으로 운행된다.

주말에는 오전 6시부터 밤 23시 40분가지 71회 운행되며, 15분 간격으로 운행된다. 요금은 오송역에서 세종시까지 교통카드로는 1,550원이며 현금은 1,600원이다.

KTX오송역 2층에서 안내문(상단우측사진)을 따라가면 전용통행길(상담 좌측사진)이 있고 통로의 끝부분에 엘리베이터를 타고 아래로 가면 전용정류장(하단 사진)이 나온다. ⓒ이찬우

BRT정류장과 운행버스(990번). ⓒ이찬우

BRT버스 하차 모습. ⓒ이찬우

BRT버스에 편안하게 탑승했다.ⓒ이찬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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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척수장애인협회 정책위원장이며, 35년 전에 회사에서 작업 도중 중량물에 깔려서 하지마비의 척수장애인 됐으나, 산재 등 그 어떤 연금 혜택이 없이 그야말로 맨땅의 헤딩(MH)이지만 당당히 ‘세금내는 장애인’으로 살고 있다. 대한민국 척수장애인과 주변인들의 다양한 모습을 솔직하게 보여줄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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