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티켓(Etiquette)은 사회생활의 모든 경우와 장소에서 취해야 할 바람직한 행동 양식을 말한다. 굿 매너(good manners)와 거의 같은 뜻이라 할 수 있다.

현대의 에티켓의 본질은 ① 남에게 폐를 끼치지 않는다. ② 남에게 호감을 주어야 한다. ③ 남을 존경한다 등의 세 가지 뜻으로 요약될 수 있다. 즉, 에티켓은 남을 대할 때의 마음가짐이나 태도를 말한다고 할 수 있다.

기내에서 추태를 부리거나 지하철 안에서 소동을 부리고 행사장에서 소동을 벌이는 등의 공공질서를 해하는 것도 에티켓을 잘 지키지 않는 사례들이다.

에티켓은 문화이다. 그 시작은 배려일 것이다. 공동의 사회에서 유쾌하게 함께 할 수 있는 바탕일 것이다.

국회를 방문했을 때였나 보다. 엘리베이터를 타려했으나 만원인 관계로 몇 차례를 기다렸으나 그 누구도 내리지 않으려고 필자의 눈길을 피할 때, 외국분이 양보를 해서 엘리베이터를 탔던 기억이 있다.

왜 그 외국분은 양보를 하셨을까? 아마 생활 속에서 배어온 무의식적인 신사도가 아니었을까? 에티켓은 교육이 필요하고 생활의 일부분이 되어야 하는 이유이다.

최근 장애인들의 사회활동이 많아지면서 외출을 하는 기회도 많아졌다. 자연스럽게 지하철과 공공시설의 엘리베이터를 이용할 기회도 많아졌지만 휠체어장애인들은 늘 소외되었고 오히려 양보하는 일이 태반사이다.

'장애인우선'이라는 단어를 시민들은 이해를 못하거나 애써 무시하는지도 모른다. 우리가 그런 문화를 먼저 전파하지 못한 탓이기도 하다.

이룸센터 외부 엘리베이터에 붙여있는 표시판을 확대한 모습. ⓒ이찬우

1년이면 2만여 명의 장애인이 방문을 하고, 많은 장애인단체들이 입주해 있는 이룸센터에서 휠체어를 탄 장애인들이 몇 번씩이나 엘리베이터가 만원이어서 타지 못한다고 한다면 이것은 우리 스스로가 배려하고 양보하는 문화를 만들지 못한 탓이다.

양보를 안해도 뭐라 할 수는 없지만 우리는 사회를 살아가는 기준이 배려이고 양보라는 문화를 인식하는 지성인이다. 양보를 받은 장애인들도 기꺼이 감사의 말과 인사를 전하고 고마워하는 쌍방향의 에티켓이 필요하다. 장애인이기 때문에 당연히 누려야 한다는 생각은 버려야 한다.

이룸센터 지하식당에 있는 높이조절가능 식탁에 놓여 진 표시판. ⓒ이찬우

이룸센터 지하1층 식당에는 휠체어장애인을 위한 전동테이블이 있다. 여기에 ‘휠체어전용식탁’이라는 표시가 붙어있다. 정확한 표현은 ‘휠체어우선식탁’이 맞을 것이다. 만일 전용이라면 비장애인이나 휠체어를 타지 않은 장애인은 이용해서는 안 된다.

하지만 휠체어장애인 우선이라고 한다면 그 누구라도 식사는 할 수 있지만 휠체어장애인이 온다면 기꺼운 마음으로 양보를 하면 되는 것이다.

최근 들어 이런 아름다운 모습을 우리는 가끔 목격하게 되었다. 이런 것은 전파가 되고 하나의 문화가 되는 것이다.

휠체어장애인과 대화를 나누는 비장애인들이 자세를 낮추어서 눈높이를 맞추려는 노력은 그 사람의 품격을 높인다. 배려가 품격을 높이는 것이다.

태국 방콕에 있는 에스캅회의장에서 만난 난다국장은 휠체어를 다고 있는 필자와 인사를 나누고 대화를 할 때는 늘 무릎을 꿇거나 낮은 자세로 이야기를 한다. 얼마나 감동적인지 모른다. 자기를 낮춤으로서 스스로가 높아지는 것이 매너이고 에티켓인 것이다.

장애인들이 출입문을 나설 때 먼저 출입문을 열어주고 잡은 채로 기다려주는 매너는 서로의 마음을 환하게 하는 기분 좋은 에티켓이다.

장애계에서 일하는 분들부터 그리고 이룸센터를 시작으로 이런 문화를 만들고 전파하고 선도하였으면 한다.

에티켓을 익히고 실천하여 하나의 문화로 만드는 것도 문화 융성이고 창조경제가 아닐까 생각한다.

2012년 5월, 방콕의 에스캅회의장에서 무릎을 꿇어 사진찍는 난다국장과 함께 찍은 기념 사진. ⓒ이찬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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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척수장애인협회 정책위원장이며, 35년 전에 회사에서 작업 도중 중량물에 깔려서 하지마비의 척수장애인 됐으나, 산재 등 그 어떤 연금 혜택이 없이 그야말로 맨땅의 헤딩(MH)이지만 당당히 ‘세금내는 장애인’으로 살고 있다. 대한민국 척수장애인과 주변인들의 다양한 모습을 솔직하게 보여줄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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